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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MBC는 지금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2011년 03월 28일 (월) 12: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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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원 기자 april_supernova@stardailynews.co.kr

   
▲ 사진 = imbc

예전에 유승준이란 가수가 군대를 가겠다고 하고는, 미국에서 시민권을 획득해 군대를 안 가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 일로 인해 유승준은 온갖 욕을 다 얻어 먹고, 한국에 들어오는 것마저 허용되지 않았다.

성시경은 ‘무릎 팍 도사’에서 일개인을 국가가 들어오지 못 하게 하는 것은, 국가가 오버하는 것—정확히는 ‘개인의 선호도에 따르면 될 것을, 국가가 관여해 개인을 출입국 금지를 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특히 남자들이 유승준의 처신에 분노를 했던 까닭은, 사실은 그가 군대 가겠다고 하고 안 갔기 때문이 아니다. 정말 대한민국 남자들을 분노케 한 것은, 빽 없는 나는 군대 가서 개고생 했는데, 너는 왜 빠져나가는 거냐—그게 얄밉고, 자신의 현실이 불편부당하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은 유승준이 미웠던 게 아니다. 그리고, 유승준만 미웠던 게 아니다. 그들은 유승준이나 1·2급 공무원들, 국회의원, 재벌집 자식들은 빠져나갈 수 있는 (병역) 시스템에 대한 혐오감과 분노, 무기력함을 드러냈던 것이다. 

단 2주 방송만에 담당 PD를 물러나게 만든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재밌있는 것은, 불과 일주일만에 이 프로그램에 대한 여론이 확 뒤바뀌어 버렸다는 점이다. 여론때문에 김영희 PD를 몰아냈는데, 이젠 김영희 시스템이 최고 대박을 쳐버렸다—그것도 마지막 방송일에.

지금 MBC는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심이 항상 옳은 건 아니라고, 지금 후회를 하며 땅을 치고 있을까? 지금 MBC 중역진은 무슨 생각을 할까? 김영희 PD와 신정수 PD, 두 사람 모두에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을까? 아니면, 신정수 PD가 지금 포맷을 대폭 뜯어 고쳐버릴까봐 안절부절 하고 있을까? 

‘이시노 세이이치’의 ‘작은 회사의 사장학’이란 책에 보면, 사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말을 바꿀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이렇게 합시다’ 해놓고,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아니다’ 싶으면, 당일 저녁 때라도 ‘아니, 그렇게 하지 맙시다’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원들은 사장이 소신 없고 변덕이 심하다고 손가락질 할 지 모르나, 사장은 자신의 명예나 권위 때문에 회사의 운명에 영향을 끼칠 판단을 재고하거나 새로운 결단을 행동에 옮기기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삼성이 일본 가전업체 전부를 모아놓은 것보다 더 큰 규모의 매출을 갖는 회사가 된 것은, 단순히 기술력뿐만이 아니라, 시장 환경에 재빨리 적응했기 때문이다. 

MBC 중역진이 지금 인터넷 댓글을 보면 기가 막힐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러웠다는 시청소감이 줄을 잇고, 김영희 PD를 복귀시키라는 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으며, 김영희 PD를 쫓아낸 MBC를 귀가 얇다고 조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MBC 중역진은 다른 회사의 중역진처럼 자신의 지위와 명예를 보존하기 위해서 ‘한 번 결정된 것은 결정된 것이다’라는 태도만 견지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 없다. 물론, 신정수 PD가 ‘나는 가수다’를 떠나야 한다고 설득하기가 매우 민망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런 MBC 중역진의 자세가 MBC를 위한 최상의 처세라고는 할 수 없다.

MBC의 CI(Corporate Identity) 이미지(image)는 지금 최악이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지 불과 일주일밖에 안 됐지만, MBC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십분 활용해야 한다. 김영희 PD를 복귀시키고, 한 달간 개점휴업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원래 계획대로—원래 김영희가 씨 뿌리고 거두려 했던 방식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

이 순간을 놓쳐 버리면, ‘나는 가수다’를 원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모멘텀(momentum)을 잃어버리게 되어서, 4주 후에는 한국인의 냄비 근성만 탓하고 있게 된다. 뭐라고 변명하냐고? 고민할 것 없다. ‘시청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원래의 방식에 약간의 수정만 가한 채 계속 프로그램을 유지하겠다’고 하면 된다. 시청자때문에 문을 닫기로 했고, 시청자 덕분에 운수가 대통했으며, 시청자를 위해서 다시 문을 열기로 하겠다는데, 세상에 이것처럼 완벽한 변명이 어디 있겠는가? 

김영희 PD가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면, 우선 두 가지만 손을 봤으면 좋겠다. 첫째는, 2등부터 6등까지의 순위를 공개하는 것이다. 경쟁이 가수들을 피 말리게 하고,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걸 포기할 필요는 전혀 없다. 둘째는, 지금 현재는 10대부터 60대 관객까지 다 같은 수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 숫자에 변화를 주었으면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하나 골라 보자면; 1위가 된 가수가 골라낸 나이대의 관객은 다음 주에 두 배나 세 배 더 많게 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주 1위인 김범수가 20대 관객을 고르게 되면, 다음 번 경연 때는 20대 관객수를 두 배나 세 배 더 많게 하고, 가수들도 그 나이대 관객을 위한 편곡을 염두에 두고 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다. 그것이 새로운 긴장감과 스릴을 프로그램에 소개할 수 있다. 

‘데일 카네기’의 성공철학에 관한 책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자신은 개인적으로 딸기를 좋아하는데, 낚시를 하러 갈 때는 지렁이를 챙겨 간다고 한다. 왜냐하면, 물고기는 딸기보다는 지렁이를 선호하기 때문이란다. 

왜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변덕이 심할까 궁시렁 거릴 필요도 없다. 세상의 민심이 어디로 가는지 알았으니, 그것에 올라타기만 하면 된다. 무엇보다도, 삼성이 해낸 것을 MBC가 못 해낼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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