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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파행을 보며!
미처 김건모를 못 챙겼다.
2011년 03월 25일 (금) 11: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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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원 기자 april_supernova@stardailynews.co.kr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가 있다. 거기에는 외인구단을 악랄한 손병호 감독과 그에게 길들여진 짐승으로 묘사하는 홍정희라는 기자가 나온다. 그 기자의 남자친구는 한 물 간 야구선수 배도협인데, 외인구단 선수들과 같은 훈련방법으로 배도협이 다시 성공하게 됨에도 본인이 쓴 글을 틀렸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왜 그러느냐는 배도협의 질문에 홍정희는, 자기가 지금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 자신은 용서받지만 외인구단은 여전히 나쁜 존재로 남지만, 자기가 인정하지 않고 사람들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 그 쪽이 외인구단의 이미지에 더 좋을 것이라며, 그게 인간심리라고 말한다. 즉, 자신은 몰락하지만 외인구단은 영원하리라—그런 의미로 이젠 한 남자의 여자로 살고 싶다고 배도협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에서 김영희 PD가 룰을 고쳐 가면서 김건모가 재도전을 할 수 있게 해주었을 때, 김영희 PD는 인터뷰에서 지금은 여론이 나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불쾌감은) 잊혀질 거라고 말했다. 더불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자신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MBC는 김영희 PD를 프로그램에서 빼내었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김영희 PD는 아직도 프로그램에 input을 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말을 하기는 하지만, 신정수 PD가 새로운 책임자가 되고, 4월 한달간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를 개점휴업시키기로 하면서, 신정수 PD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해 준 셈이고, 사실상 김영희 PD를 제거한 모양새다. 상식적으로도 한 연못에 두 마리의 용이 같이 있기란 힘든 일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가장 기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글을 읽어줄 때가 아니다. 많이들 읽으면, 그만큼 안티세력도 많아지기 마련이고, 그건 그리 행복한 상태가 아니다. 그렇다고 자기 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가 가장 기쁠 때도 아니다. 읽는 사람이 적어도 자기가 쓴 글을 인정받고, 그게 누군가에게 실제로 쓸모가 있는 걸 확인했을 때가, 막연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것보다 훨씬 더 보람 있다. 그렇다면 가장 기쁠 때는 언제인가? 그건, 누구보다도 먼저 글을 썼을 때다. 자기가 글을 쓴 다음, 마치 자신의 글을 읽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기 시작하는 걸 지켜볼 때다. 어떤 사람은 어느 분야에 대해서 훨씬 더 깊이 있게 쓸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정리를 잘 할 수도 있을 테지만, 그 누구보다도 먼저 내가 그 모든 것을 다루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혼잣말로, 그래봤자 너희들은 다 내 아류야—하고 낄낄거릴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반대로 글을 쓰는 사람이 가장 슬플 때는 내가 쓰고 있는 글을 간발의 차이로 누군가 써버렸을 때다. 그 때는 키보드를 후려갈기고 마우스를 내던지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런데, 여러분은 글을 쓰는 사람이 언제 자신을 가장 부끄러워 하는지 아는가? 한 마디로 말하자면, ‘한 치 앞을 못 봤을 때’ 그러하다. 지금의 내가 딱 그러하다. ‘김영희 PD 퇴출은 上手는 아니다’라는 글을 써놓고 낄낄거리고 있었는데, 23일 밤 11시 김건모가 자진 하차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재도전을 선택한 김건모인만큼 얼굴가죽이 두꺼울꺼라고 의심치 않았다. 나의 원래 생각은, 이미 여론이 나빠질만큼 나빠졌으니, 김영희 PD와 김건모는 홍정희 기자처럼 얼굴에 철판 깔고 끝까지 버텨나가면서, 인기도 얻고 여론도 바꾸어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영희 PD가 말한, 지금(의 악몽)은 잊혀질꺼라는 말은 바로 그렇게 해서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김영희 PD가 잘렸다. 김 PD는 조직에 속한 몸이고, 조직은 명분때문에 또는 명분을 위해서 가끔 자신의 팔다리를 잘라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김건모는 프리랜서다. 누가 자기 머리위에 있지 않고, 누군가 자기보다 더 많은 권력을 자신을 향해 행사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 김건모가 자폭을 해버렸다. 그 자폭때문에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존립 자체가 흔들려 버렸으며, 결과적으로 한달 간 개점휴업이라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나오게 되었다. 이 자폭은 미처 생각치 못했다. 김영희 PD가 그만 둔 게 아니라 쫓겨난 것이기 때문에, 사태의 심각성을 미처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김건모가 자폭하기 전에, 일이 이왕 이렇게 된 거 남은 사람들끼리 의견을 잘 모아서 시즌 1이 끝날 때까지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썼어야 했다. 그런데, 대단히 시기부적절하게, 그것도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것들만 모아서 글을 하나 써놓고는 혼자 희희낙락하고 있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23일밤은 어찌나 캄캄하던지 눈 뜨고 장님 노릇만 했다.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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