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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3.07.03 07:38

[권상집 칼럼] 1000만 기적을 만든 마동석 유니버스의 '범죄도시3'

세계관을 확장하며 성장하는 '범죄도시' 시리즈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범죄도시3>은 배우 마동석이 기획, 제작에 이어 주연까지 맡은 이른바 마동석 원톱 영화다. 2017년 <범죄도시>가 개봉했을 때 경쟁 상대는 <오징어게임>으로 지금은 유명한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이었다. 해당 영화의 주연은 이병헌과 김윤석이었기에 <범죄도시>의 완패가 예상되었지만 결과는 마동석이 이끈 <범죄도시>의 완승으로 끝났다.

영화 범죄도시의 세계관이 열리게 된 계기다. 코로나19로 영화계가 3년간 침체를 겪었을 때 영화계에 희망을 준 작품도 바로 <범죄도시2>였다. 방학과 추석 등 대목이 아닌 5월 중순 개봉은 오히려 신의 한 수였고 드라마에서 구씨 열풍을 일으킨 배우 손석구는 장첸에 이어 또 다른 강해상 빌런 열풍을 만들었다. 1269만 관객은 박수로 화답했다.

<범죄도시3>이 1000만 관객을 동원했지만 흥행 속도는 전편 대비 조금 부족한 게 사실이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 역시 인터넷에 넘쳐난다. 흥행성과 대중성은 사로잡았지만 시리즈 특유의 긴장감 그리고 빌런의 공포가 약화되었다는 비난도 따르고 마석도 형사가 지나치게 슈퍼 히어로가 되어 현실에서 벗어나 이질감이 든다는 비판도 종종 보인다.

대중이 얼마나 <범죄도시3>에 대해 기대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마동석 역시 이 부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동일 패턴으로 손쉽게 흥행 공식을 만들 수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기 위해 시나리오를 거듭 수정하고 현장에서 더 많이 고민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범죄도시3>에는 그의 고민이 녹아 들어 있다.

분명 영화는 전편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1편과 2편에서 이어지는 빌런의 공포와 무게도 확실히 3편에서 다소 약해진 점은 관객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야쿠자와 마약이라는 소재를 다루었기에 공포와 긴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지만 마동석과 이상용 감독은 무거움과 진중함보다 통쾌함과 유쾌함에 포커스를 두었다.

이상용-마동석-이준혁-아오이 무네타카 ⓒ스타데일리뉴스
이상용-마동석-이준혁-아오이 무네타카 ⓒ스타데일리뉴스

서늘한 긴장감보다 유쾌함, 가벼움, 통쾌함에 초점을 둔 3편에 실망한 관객들의 평가를 마동석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는 대중의 평가는 늘 옳다고 주장하면서도 4편에서는 또 다른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답변했다. 동일 노선을 걷지 않고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범죄도시4>는 절반의 성공을 이미 거뒀다고 본다.

참고로, 특정 배우가 영화계 흥행을 주도하는 신드롬은 90년대 후반 한석규 이후 25년만이다. 90년대 후반, 영화계는 한석규가 출연한 영화와 한석규가 나오지 않는 영화 두 가지로 분류되었다. 25년 후,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해 마동석은 대중에게 믿고 보는 캐릭터, 믿고 보는 시리즈를 심어주었다. 2020년대 열풍은 마동석이 이끌고 있다.

마동석은 유니버스(세계관)를 강조한다. 그리고 그는 동일한 영화의 시리즈라도 조금씩 변화하고 개선해야 진일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관객이 전편보다 적게 오더라도 변화와 참신함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그의 신념 하나로 마동석과 범죄도시에 대한 고정팬은 형성되고 확장된다. 그의 열정과 헌신은 범죄도시 세계관을 잇는 추동력이다.

마동석이 약속한 범죄도시가 8편까지 이어질지 그 이상 진행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다만, 그가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고 철저하게 작품의 완성도만 고려한다면 마동석이 그려나갈 범죄도시 세계관에 대중은 더 많이 열광할 것이다. 마석도가 영화 속 히어로로 대중에게 굳어졌다면 마동석은 한국 영화계를 구원한 히어로로 대중에게 굳어지고 있다.

대중은 이제 <범죄도시4>에서 펼쳐질 마동석의 또 다른 유니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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