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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3.04.16 20:00

[권상집 칼럼] 역대급 피날레를 보여준 이제훈의 ‘모범택시2’

시즌1을 뛰어넘어 시즌3까지 예고한 속편의 완성도

SBS 금토극 ‘모범택시 2’ 포스터
SBS 금토극 ‘모범택시 2’ 포스터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시청자가 지상파 드라마에 환호를 보낸 건 참 오랜만의 일이다. 최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다수의 작품은 지상파가 아닌 넷플릭스 또는 디즈니 그것도 아니면 종편 드라마였다. 지상파의 한계가 점점 부각되는 찰나, SBS의 <모범택시2>는 시청률 21%를 돌파하며 문제는 지상파가 아닌 드라마의 완성도와 흥미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모범택시> 시리즈의 주된 흐름은 간단하다. 억울한 피해자의 분노를 대신해 복수를 해주는 복수대행업체 ‘무지개운수’의 스토리가 핵심이다. 무지개운수 사람들은 법의 심판이 강자에겐 한없이 약하고 교활한 이에겐 의외로 구멍이 많다는 점을 인식, 직접 복수에 나서며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적 통쾌함을 선사했다. 주먹은 가장 시원한 법이다.

드라마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사회적 범죄가 여전히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시청자에게 각인시켜줬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모범택시2>가 학교폭력 그리고 사이비 종교 이슈를 다루던 시기 사회적으로도 학교폭력 문제는 수 차례 부각되었고 사이비 종교에 의한 폐해와 대책 논의는 한층 더 깊어지고 있었다.

<모범택시>의 주인공 택시기사 김도기는 사악하고 악랄한 범죄자에겐 동일한 방식의 복수를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가해자의 범죄 방식이 극악하다면 더 극악한 방식으로 가해자를 처단하는 인물이다. 2년 전, 시즌 1에서 보여진 김도기의 사적 복수 행위에 대해 일부 시청자는 다크 히어로가 과연 타당한 것이냐는 반론을 펼치기도 했다.

이번 시즌 2에서 시청자는 김도기에게서 ‘다크 히어로’가 아닌 ‘히어로’ 그 자체를 떠올렸다. 그만큼 사회가 각박해지고 각종 범죄가 시민사회를 더욱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고 대중이 피부로 느낀 결과다. 김도기를 중심으로 무지개운수 사람들이 팀워크를 발휘하며 가해자를 처단할 때마다 시청자들은 이를 숏폼 콘텐츠로 만들며 공유, 열광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이제훈은 김도기라는 인생 캐릭터를 다시 한 번 창조했다. 다크 히어로 특유의 어두운 색을 걷어내고 김도기라는 인물에게 코믹과 흥미, 강렬함을 주입시켰다. 범죄 에피소드 별로 코믹과 액션, 휴먼을 버무리며 김도기라는 인물에게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이제훈은 매 순간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김도기와 함께 범죄자들을 강렬하게 처단한 무지개운수 사람들의 캐미와 연기도 이번 작품의 열풍을 유도하는 촉매제였다.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서도 핵심멤버가 모두 그대로 출연하며 시너지를 증폭시켰다. 작품을 연출한 제작진은 물론 배우들 간의 신뢰와 노력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그 흔한 잡음 하나 만들지 않고 빛나는 성과를 만들었다.

<모범택시 시즌3>의 제작 확정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대중은 그 동안 영화 <범죄도시>에서 마석도 형사가 보여준 통쾌한 범죄자 처단에 박수를 보내며 해당 영화의 시리즈를 기대해왔다. 이제 대중은 <모범택시>에서 김도기 기사가 보여준 또 다른 강렬한 범죄자 처단에 박수를 보내며 TV에서도 히어로의 활약을 기대하며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배우 이제훈은 최종회를 마친 후, “지금 끝나는 것이 아쉽기에 더 많은 이야기들을 써가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주인공 김도기는 “기억했기 때문에 범죄자 니놈들 앞에 내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극악한 범죄를 우리가 쉽게 잊는 순간 법적 심판은 사라지고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죄의 흉폭함은 강해지는 반면 법적 처벌은 미약하기에 시청자 그리고 대중은 김도기 기사에게 열광했을지 모른다. 또 한편, 실제 사회에서는 김도기 기사 같이 우리를 지켜줄 히어로가 없기에 여전히 영화와 드라마에서 펼쳐지는 마석도 형사와 김도기 기사의 통쾌한 히어로물에 우리 사회가 열광하는지 모른다.

<모범택시 시즌3>가 시청자에게 곧 찾아온다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시즌3가 제작될 정도로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범죄가 지금도 들끓고 있다는 건 그만큼 안타까운 일이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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