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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3.01.20 19:58
  • 수정 2023.01.20 22:50

[권상집 칼럼] 불타는 트롯맨 VS. 미스터트롯2

신규스타 발굴과 기존스타 집대성 간의 충돌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지난해 여름부터 방송계 최대 이슈로 부각되었던 서혜진 PD의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의 <미스터트롯2>가 충돌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전작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을 공전의 히트로 마무리한 서혜진 PD가 TV조선을 떠난 후 자신이 만든 명품 브랜드인 <미스터트롯>을 저격하기 위해 또 다른 남자트롯 오디션을 기획한 의도는 분명하다.

서혜진 PD와 TV조선의 갈등으로 빚어진 두 개의 서바이벌 오디션 등장으로 현역 트롯가수뿐 아니라 실용음악과에 재학중인 대다수의 지원자들도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 들렸다. 실용음악과 교수 그리고 현장의 기획사 CEO들도 어떤 오디션이 좀 더 지원자의 후광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원자를 양분, 출격시켰다.

<불타는 트롯맨>의 첫회 시청률은 8.32%, <미스터트롯2>의 첫회 시청률은 20.20%로 나타나며 대다수 언론은 <미스터트롯2>의 압승을 거론, 이른바 서혜진 사단이 완패를 당했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불타는 트롯맨>은 5회 14.34%를 기록하며 첫회 대비 6%의 시청률 상승을 기록했다. 반면, <미스터트롯2>는 21.29%로 아직 제자리걸음 중이다.

초반 기세는 <미스터트롯2>의 우위가 확실히 돋보였다. 서혜진 PD가 워낙 명품 브랜드로 해당 콘텐츠를 만들고 떠났기에 장윤정, 김성주, 장민호, 붐 등 핵심 출연진이 서혜진 사단의 출연요청을 완곡하게 거절하고 모두 <미스터트롯2>에 합류를 선언했다. 뒤이어 타 방송 트롯 오디션 우승자 및 현역 트롯가수들이 <미스터트롯2>에 구름같이 지원했다.

지난해 가을, 서혜진 사단이 캐스팅 및 지원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가 들렸지만 이렇게 물러설 서혜진 PD도 아니다. 그녀는 방송계에서 유명한 승부사고 시청률 향상을 위해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미스터트롯2>의 브랜드 파워에 주춤했던 서혜진 PD는 오디션의 기본으로 돌아가 신규스타 발굴에 초점을 기울였다.

올 초, 다수 언론과 인터뷰하며 서혜진 PD는 결국 오디션의 생명은 새로운 스타 탄생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서혜진 PD가 세운 크레아스튜디오의 정체성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를 통해 앞으로 뜰 신규스타를 더 많이 발굴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스타를 집대성한 <미스터트롯2>에 비해 <불타는 트롯맨>이 신규스타 발굴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미스터트롯2>는 이미 진해성, 재하, 나상도, 안성준, 박세욱 등 기존 오디션 우승자에 박서진 등 트롯 현역가수 중에서도 팬덤을 탄탄히 확보한 가수가 총출동했다. 초반 시청률 선점효과는 탁월하지만 오디션을 보는 시청자는 기존가수에게 참신함까지 기대하진 않는다. <미스터트롯2> 제작진의 노력과 무관하게 시청률이 다소 정체될 수밖에 없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한달 동안 황영웅, 에녹, 박민수 등 신규스타 발굴에 초점을 기울이며 경연을 전개하고 있다. 신성, 남승연, 민수현, 김중연 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서혜진 사단은 소위 ‘불트’에서 시청자들이 이전에 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가 우승해야 장기적으로 트롯 오디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의 경쟁 과열로 인해 황영웅과 박지현 등 대표적인 두 우승 후보의 소속사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언론에선 공정성의 이슈로 몰고 가고 있지만 큰 틀에서 걱정할 사항은 아니다. 지원자 풀이 제한된 트롯 오디션에선 사실 순수한 지원보다 지원자 섭외가 훨씬 많은 것이 일반적이고 시청자 투표가 있는 한 내정자 만들기는 더욱 쉽지 않다.

트롯 오디션을 3년 넘게 본 시청자들도 현재 두 프로그램이 각각 누구를 잠재적 우승자로 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력이 받쳐주지 못하면 심사위원도 그리고 시청자 투표도 한 순간에 돌아서는 것이 현실이다.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이 우승한 것도, 장윤정과 친분이 이미 알려진 영탁이 준우승한 것도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의 대결은 이제 중반에 다다르고 있다. 서혜진 사단과 <미스터트롯2> 제작진 중 누가 더 영리하게 오디션을 관리하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여전히 승부처는 우수한 실력을 갖춘 새로운 스타 탄생에 있다. 오디션의 성패는 시청률보다 화제성이다. 두 제작진의 노하우가 총집결된 후반부 성패는 화제성에서 갈릴 것이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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