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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문지훈 기자
  • 영화
  • 입력 2016.05.25 19:19

[리뷰] '무서운 이야기3' 색다른 공포 찾는 관객에 '가뭄 끝 단비' 될 영화

▲ '무서운 이야기3'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스타데일리뉴스=문지훈 기자] ‘무서운 이야기’ 그 세 번째 시리즈가 3년 만에 스크린에 귀환했다.

‘무서운 이야기3: 화성에서 온 소녀’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공포 설화 ‘여우골’, 질주 괴담 ‘로드레이지’, 인공지능 호러 ‘기계령’까지 세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는 인간이 아닌 제3자가 보는 인간에 대한 혐오감과 공포심을 그린다. 

영화 첫 장면에 등장하는,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한 생명체는 기계들이 지배한 미래 행성에 도착해 인간들을 피해 그곳에 오게 된 이유를 기계에게 알려주며 인간에 대한 공포의 기록을 하나씩 꺼내 놓는다. 이 생명체는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에 대한 증오를 표현하며 인간이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단언한다.

▲ '무서운 이야기3'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여우골’은 전래 동화를 통해 한 번 쯤 들어봤을 법한 여우골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기괴한 여우골의 형상을 스크린에 재현한다. ‘여우골’에선 인간이 하찮은 존재로 치부되며 여우들은 인간을 짓밟아야 할 존재로 인식하고 도구처럼 활용한다. 단순히 간을 빼먹는 여우가 아닌, 인간 위에 올라서서 짓밟고 군림하려는 존재로 그린 것은 신선했다. 이 이야기가 내가 알던 그 ‘전설의 고향’이 아니고, 저 여우가 내가 짐작하던 그 여우가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감상한다면 영화를 통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남다른 시선으로 여우라는 존재를 그린 시도는 좋았지만, 여우가 인간을 증오하고 짓밟는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해내지는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로드레이지’는 현재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보복운전’과 ‘묻지마 살인‘의 공포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임을 암시해 등골을 오싹하게 한다. 이 에피소드는 ‘보복운전’이라는 사회적 이슈로 시작해, 속도감과 익명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끝난다. 어쩌면 가장 공포스러운 존재는 귀신 등의 영적인 존재가 아닌, 함께 살아가고 있는 타인이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해 준다. 

캐릭터가 느끼는 초반의 막연하게 두려운 감정 그리고 막바지로 갈수록 강해지는 엄청난 공포심과 좌절감을 경수진은 드라마틱하게 표현해냈다. 그의 연기력은 영화의 극적 효과에 한 몫을 했다. 

‘기계령’은 미래에 인간과 자연스럽게 공존하게 될 로봇의 예상치 못한 반란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인간에게 이로운 존재여야 하는 기계가 인간의 욕심이 더해지면서 해로운 존재로 변모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최근 알파고 신드롬에서 보았듯 AI의 등장은 우리의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이 에피소드는 세상에 무서울 것 없는 듯 달려가던 인간의 집단무의식 속에 AI에게 지배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추가됐음을 알린다.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단순한 것이 아니기에 극 중반의 전개가 살짝 늘어지는 느낌이 들며 극적 공포심도 덜하지만 공포 리스트에 한 가지 더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 '무서운 이야기3'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무서운 이야기3’는 우리가 기존에 보아 왔던 한국 공포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지녔다. 단순히 관객의 공포감을 자극하거나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영화의 목적이 아니다. 세상의 주인이 인간이 아닐 수 있다는 발상이 주는 색다른 공포가 작품의 화두다. 또한 우리나라엔 장르 영화가 거의 없다. 특히 장르성 강한 공포 영화는 거의 제작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무서운 이야기3’는 SF와 호러물의 조합이라는 과감한 시도로 한국 영화계에 참신성을 선사했다. 

항상 비슷한 영화의 틀에 지루함을 느낀 관객에겐 '가뭄 끝 단비'가 될 전망이다. 그 어떤 공포작보다도 참신함에 무게를 두고 있는 영화 '무서운 이야기3: 화성에서 온 소녀'는 오는 6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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