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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5.08.25 08:32

[김윤석의 드라마톡] 미세스캅 7회 "'안 불쌍해!' 갈 곳 없는 세상밖 아이들을 위한 눈물"

한 결 나아진 수사의 밸런스와 조화, 안정과 재미를 찾다

▲ 미세스캅 포스터 ⓒSBS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미세스캅. 갈 곳이 없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룰을 만드는 것은 어른들이다. 오로지 현실에서 어른들만이 판단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다. 아이들은 단지 그것을 일방적으로 따를 뿐이다. 충실히 따라야만 착한 아이가 되고 어른들로부터 인정받고 보호받을 수 있다. 어른들이 만든 룰에서 벗어났을 때 아이들 역시 버림받고 만다. 현실에 존재할 자격을 잃고 만다.

그래서 아이들은 항상 어른들의 눈치를 살피며 살아간다. 인정받기 위해서. 사랑받기 위해서. 무엇보다 살아남기 위해서.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는 야생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은 현실에서 더 혹독하고 더 잔인한 시간들과 마주하지 않으면 안된다. 본능적으로 안다. 부모의 보호가 사라졌을 때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그래서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없을 때 아이들은 거칠고 사나워진다. 불안하고 두려워서 예민해진다.

이유야 많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았거나, 아니면 버림받았다 여기게 되었거나. 부모의 그늘이 사라진다. 부모의 울타리가 치워진다. 막막한 세상에 그냥 던져진다. 어른들을 위한 세상에서 과연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이 있을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고,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어른들이 만든 현실의 규범이 그로부터 벗어나 있는 자신들을 결코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더 그늘지고 더 구석진 곳으로 쫓기며 도망쳐야 한다. 거부할 수 있는 유혹이 그들을 잡아끌려 한다. 어른들은 너무 쉽게 그런 아이들을 손가락질하며 경멸과 혐오의 감정을 드러낸다.

그저 잠시 스쳐지나간 장면이었을 것이다. 거리로 나간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갈 곳 없이 거리에 죽치고 앉아 하룻밤 쉴 곳과 얼마간의 수입을 위해 어른들을 향해 손을 내미는 모습도 보였다. 그마저 포기하고 자기들끼리 어울려 오늘 하루만을 즐기려 한다. 갈 곳이 없어 찜질방을 찾고, 먹을 것이 없어 도둑질을 하고, 삶의 고단함을 잊으려 술과 담배, 심지어 약물까지 손을 댄다. 그러나 은영이가 간절히 바란 것은 더 크고 더 대단한 무엇이 아니었다. 단지 집나간 엄마, 아니 마음껏 기대고 응석을 부릴 수 있는 누군가였을 것이다. 짐짓 민도영(이다희 분)에게 심술을 부리고 거칠게 대하지만 그러나 민도영으로부터 외면당했을 때 누구보다 서럽게 울고 있었다. 처음으로 이해받기 위해 변명이라는 것도 하게 되었었다.

하필 오랫동안 엄마의 손을 떠나 이모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던 최영진(김희애 분)의 딸이 보이고 있었다. 교도소에서도 아버지가 내민 손을 자신있게 잡는 강태유(손병호 분)의 아들도 보였다. 은영의 어머니는 은영이를 보살피지도, 그렇다고 자유롭게 놓아주지도 못하고 있었다. 차라리 아이들을 보살필 수 없으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 줄 수 있었으면. 여전히 우리 사회는 어른의 보호를 받는 아이들을 위주로 꾸려져 있다. 오로지 어른들에 의해 아이들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 강태유의 그릇된 부정이 아들을 죄로 이끌고, 최영진의 무심함이 딸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런 아이들을 이용해 돈을 벌려던 어른들의 최후는 간략하게 넘어간다. 수사드라마로서 가장 중요한 범죄자를 체포하는 장면이 그냥 스치듯 지나간다. 수사보다는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수사과정에서의 밸런스와 조화는 이전회차보다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다. 더 이상 팀장 최영진의 추리에만 의지하지 않는다. 직접 팀원들이 바로 뛰며 관련자들을 조사해서 용의대상을 압축해간다. 법과 원리원칙만을 강조하던 민도영의 성장과 중요한 참고인 은영의 증언을 매치시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진우(손호준 분)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은영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된 사이 인간적으로도 더 크게 성숙하게 된다. 최영진의 당부가 의미심장하다. 그 과정에서의 사회적인 메시지는 넘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곳에 적확하게 쓰였다. 마지막 일본으로 가출청소년들을 팔아넘기던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장면이 소홀하게 넘어간 것은 무척 아쉽다. 클라이막스였을 것이다. 하기는 그보다 더 큰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적절하게 진행과정 속에 단서와 복선을 숨긴다. 은영을 핸드폰으로 유인하여 못된 짓을 하려던 젊은 남성이 사실은 다른 사건의 중요한 용의자였다. 과연 이번에 드러난 가출신고된 청소년의 살해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일까. 강태유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 염상민(이기영 분)은 여전히 강태유의 손발이 되어 최영진의 앞을 막아서고 있다. 박종호(김민종 분)의 정치력이 필요하려면 염상민이 더 적극적으로 최영진의 앞을 막아서야 한다. 위기가 없으니 박종호의 비중도 거의 없다시피하다. 새로운 사건은 어떻게, 누가, 무엇보다 어떤 메시지를 남기게 될까.

결국 최영진이라고 하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민도영과 한진우라고 하는 젊은 매력을 조화시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민도영과 한진우의 갈등과 화해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서로를 인정하고 조언하며 팀으로써 주요한 역할을 맡아간다. 팀원들에 기대어 최영진도 한결 수월하게 사건을 해결해간다. 짜임새가 촘촘해지고 견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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