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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5.06.16 11:09

[리뷰] 영화 '극비수사', "진심으로 진실을 찾는 두 영웅의 이야기"

김윤석의 '중년액션', 유해진의 '진지함'이 눈부신 작품

▲ 영화 '극비수사' 포스터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1978년 부산에서 실제 일어났던 유괴사건을 그린 영화 '극비수사'는 점술가가 수사에 합류한다는 소재로 눈길을 끌고 있지만 실제로는 '진심'을 다해 '진실'을 찾아가는 두 '영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사람들이 점집을 찾아가는 이유는 절대적인 미래 예측이 아니라 어떤 학문으로는 예측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대비를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너무나도 절박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절망 속에 희망의 한 가닥을 잡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 '극비수사' 속 가족 역시 마찬가지. 그들이 유해진을 찾아간 것은 딸이 살아있다는 '확신'이 아니라, 모두가 절망을 말할 때 희망을 듣고 싶었다는 것이 크다.

절망에 빠진 가족을 대하는 인물인 김중산을 연기한 유해진이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연기했던 철봉처럼 가볍고 큰웃음 빵빵 터뜨리는 연기를 보였다면 어울리지도 않을뿐더러 작품의 전체적인 인식 역시 B급으로 떨어뜨렸을 것이다. '타짜'를 비롯해 '감기', '전우치', '공공의적', '왕의남자' 등 수많은 작품에서 주조연을 넘나들며 코믹한 모습을 그려왔고 '삼시세끼'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유쾌한 모습을 보여왔던 유해진인지라 코믹연기가 먼저 떠오르지만 그의 연기에 진정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순간은 그가 진지한 연기를 할 때였다. '트럭'에서 연기한 정철민은 함께 출연한 그 누구보다 유해진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좋은 사례다. 시종일관 진지함을 유지하며 살인자와 함께 트럭에 탔지만 자신이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심리를 유해진의 진지한 연기가 100%, 아니 200% 완성시켰다.

▲ 영화 '극비수사' 스틸컷 ⓒ쇼박스㈜미디어플렉스

그런 진지한 유해진의 모습은 '극비수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김중산은 아이를 찾기 위해 그 누구보다 필사적인 모습을 보인다. 활동적이거나 직접적이진 않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김중산의 모습에서 왜 실종자 가족이 그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김윤석은 '추격자', '거북이 달린다'에 이어 정의의 편에 선 '탐색자'로 돌아왔다. '추격자'에서는 연쇄살인마 하정우를 찾기 위해 뛰었고 '거북이 달린다'에서는 도망자 정경호를 찾기 위해 뛰었다. 그리고 이번 '극비수사'에서는 실종된 소녀 '은주'를 찾기 위해 뛴다. '극비수사'에서 김윤석이 보여주는 공길용 형사는 '추격자'의 엄중호나 '거북이 달린다'의 조필성과 오버랩이 될 정도로 비슷하다. 그러나 엄중호와 조필성이 목표 하나만 보고 뛴다는 것과 다르게 공길용 형사에게는 내부의 적이 있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 자신들의 이기만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들은 '극비수사'가 단순히 실종자를 찾는다는 내용이 아닌 진심을 담아 진실을 찾아가는 인물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게 해준다.

▲ 영화 '극비수사' 스틸컷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실제 이야기를 작품으로 그렸을 때 가장 걱정되는 점은 '역사적 스포일러'다. 우리는 그 사건에 대해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봐도 결과를 알 수 있다. 쫓고 쫓기는 영화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결과다. 그러나 이미 결과를 알고 봐야 한다는 점이 '극비수사'의 약점이다.

하지만 곽경택 감독은 그런 약점조차 재미로 승화시킨다. 이미 알려진 결과 '따위'는 영화의 재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차라리 영화를 접하기 전에 사전 정보를 쌓은 사람들은 작품 속에 녹아든 실제 이야기의 단편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마치 신작 마블 영화에서 그동안의 떡밥이나 원작과의 접점이 등장하고 그것을 발견하고 이해할 때 느끼는 쾌감처럼 '극비수사'라는 작품 속에 '효주실종사건'이라는 실제 사건의 접점이 드러날 때 100%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한 번 본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가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로 통한다. 기자가 느끼는 '극비수사'는 몇 번은 봐야할 것처럼 잘 만들어졌다. 두 영웅이 아이를 찾겠다는 진심으로 사건전말의 진실을 알려주는 영화 '극비수사'는 오는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영화 '극비수사' 스틸컷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박기자의 영화 '극비수사' 평점

★★★★

이런 분에게 강추 : 이번 주에 극장을 찾을 계획이 있는 사람

이런 분에게 비추 : 스포일러를 영화의 낙으로 생각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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