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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생활
  • 입력 2024.02.11 09:02

퇴행성관절염, ‘한국형 인공관절’로 수술 만족도 높인다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퇴행성관절염은 연골 마모로 뼈가 마찰돼 통증이 발생하고 떨어진 연골 조각들이 염증과 붓기, 심할 경우 다리 변형까지 야기하는 질환이다. 연골의 양이 적게 훼손된 상황이라면 약물,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과 같은 보존적 치료를 통해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 등의 증상 조절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연골이 모두 마모된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들은 ‘인공관절’이 필요하다.

무릎 연골은 장기간 반복적인 자극에 노출되면 연골이 마모되는데, 스스로 재생이 불가능하다. 말기 환자들의 종착지인 인공관절 수술은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손상된 연골을 대신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정확도와 내 몸에 맞는 디자인을 사용하는 것이 수술 만족도를 결정한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이 개발한 한국인 맞춤형 디자인을 사용한 PNK 인공관절이 2022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를 받으며 국내외 모두에서 기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인공관절 전문 제조회사 코렌텍에 이어 두 번째로 국산 인공관절의 해외 진출이 가능하게 됐다. 

PNK는 ‘Preservation of Normal knee Kinematics’의 약자로 ‘정상 무릎 운동학의 유지’라는 뜻을 지닌다. 이름처럼 인공관절 수술 후 정상 무릎에 가깝게 가동성 개선을 도와주는 데 목적을 둔 제품이다. PNK 인공관절이 한국인 맞춤형 인공관절이라 불리는 데에는 한국인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가 기본이 된다는 점, 서양인과 한국인의 무릎 형태가 다른 것을 고려하여 기존의 외국산 제품보다 두께를 얇게 디자인했다는 점에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기존 인공관절은 서양에서 개발되어 한국인과 맞지 않는다. 3세대 디자인에 한국인 무릎에 맞게끔 다시 설계 및 디자인하여 제작된 것이 PNK 인공관절”이라며 “한국 문화에 좌식 생활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여 슬개골이 빠지지 않도록 깊게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PNK 인공관절은 동양인과 서양인의 무릎 크기 차이, 성별에 따른 모양, 곡률, 무릎의 구부러진 각도 등 기존 외국 제품과 차이점을 고려하여 보완한 제품으로 최대 150도 고굴곡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12가지 베어링 호환 종류를 가지고 있어 개인 무릎에 최적화된 인공관절 선택을 기대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과 PNK 인공관절을 공동개발한 스카이브에 따르면 PNK 인공관절로 수술한 환자의 상태를 분석한 결과 무릎 구부리기, 계단 오르기와 같은 관절 이용에 있어 움직임이 부드러워졌으며 이물감 없이 편한 사용감을 보였다. 다양한 움직임에도 적은 통증과 높은 안전성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10월부터 신촌, 강남, 용신 세브란스 병원 정형외과, 고대 안암병원, 국제성모병원에서도 PNK 인공관절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PNK 인공관절은 해외 수출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공관절은 크게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PS(PCL-Substituting) 타입과 후방십자인대를 보존하는 CR(Cruciate-Retaining) 타입으로 구분한다. PNK 인공관절은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PS 타입을 먼저 개발했다. 대개 보존하는 방식이 좋으리라 생각하지만 한국 사람들의 좌식문화 중 하나인 양반다리 습관은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것 방식이 고굴곡으로 무릎을 구부리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PS 타입을 선개발했으며, 국내 환자 90%는 PS 타입의 인공관절을 사용한다. 이후 개발한 CR 타입은 입식 생활이 주가 되는 서양권에서의 인공관절 시장 진출이 가능해 기대를 모은다. 서양권의 인공관절 점유율은 PS 타입이 51%, CR 타입이 48%다. PS 타입과 CR 타입 모두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PNK 인공관절은 올해 미국 정형외과 학회 등에서 선을 보인 후 본격적인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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