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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천설화 기자
  • 피플
  • 입력 2022.11.04 09:45
  • 수정 2022.11.04 09:50

[인터뷰] 엘노어, 김미혜 대표 “공감을 통한 추억 만들기”

[스타데일리뉴스=천설화 기자] 도시의 소음을 잊게 해 줄 아름다운 가을의 하늘이 계속되고 있다. 매년 가을 마주하게 되는 하늘 임에도 항상 새로 태어나 듯 구름의 디테일과 색감이 모두 다르다.

하늘 캔버스에 펼쳐진 유니크한 구름의 디자인만큼이나 클래식한 기본을 지키면서도 독특한 구두를 만들어 내는 디자이너 김미혜 대표를 엘노어 쇼룸바(ELNORE SHOWROOMBAR)에서 만났다.

그녀의 공간에서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구두 그리고 와인 잔.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구두 전시에 시선을 빼앗겼고 와인잔이 진열되어 있는 공간에 한번 더 시선이 머물렀다. 와인 프라이빗 파티를 할 수 있는 쇼룸 문화공간답게 테이블에는 오늘을 위한 와인 잔이 세팅되어 있었다.

‘공간을 통한 추억’이라는 철학으로 탄생한 ELNORE의 SHOWROOMBAR에서는 신발이라는 공감대를 가진 이들을 위한 수많은 파티가 열렸을 것이다. 2023년 시즌 준비로 테이블과 바닥에도 여름 샌들이 분주히 진열되어 있었다.

“더운데 스파클링 와인 한 잔 하실까요?” 인터뷰 전까지 작업 중이었는지 밝은 미소와 함께 와인 잔과 얼음 통을 세팅한 테이블로 안내했다. 라틴어로 "외국의 신"이라는 뜻을 지닌 ELNORE라는 브랜드를 대표하듯 김미혜 대표의 모습이 그랬다. 

엘노어 김미혜 대표
엘노어 김미혜 대표

Q) 자기소개 해달라

A) 슈즈 브랜드 엘노어(ELNORE)를 운영 중인 김미혜(Mia Kim) 대표이다.

Q) 슈즈 브랜드 시작한 계기가 있나?

10대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있었던 그녀는 신발 상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신발의 디테일을 관찰하곤 했다. 관능적이고 여성스러운 라인을 잘 보여주는 신발이 아름답게 느꼈졌다.

그때는 그저 신발을 좋아하는 신발 수집가였지만. 슈즈 디자이너로 업을 삼겠다 생각한 것은 20대 이후였다. 그 당시 슈즈 디자이너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이었다. 옷이 메인인 패션 업계에서 잡화(신발, 가방, 악세서리 등)가 패션의 한 파트로 따로 편성된 것이 20년도 채 안 됐으니 슈즈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배우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Q) 많은 패션의 업종이 많다. 그 중 슈즈 업계에 뛰어든 이유가 있나?

A) 가장 큰 동기부는 여행이였다. 배낭을 메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도시의 여자들이 신고 있는 신발을 사진 찍어 모으기 시작했다.

대중적이고 현실적인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진 중요한 순간이다. 직접 발로 뛰어 몸으로 깨우친 경험들은 크나큰 자산이 됐다. 사진 속에 담긴 수 많은 각국 여성들의 신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멈춰 있는 관광지의 건축물을 바라보는 것보다, 그곳에서 살고 있는 여성들의 삶이 담긴 움직이는 신발을 바라보는 것이 나의 시각을 더 넓혀줬다.

Q) 엘노어 브랜드하면 떠올리는 것이 친환경이다. 이유가 있나?

배낭을 메고 떠난 세계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마주했다. 그 중 본인의 삶의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 있었다. 아시아 소도시 전통시장에서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죽임을 당하는 동물들의 공포 서린 눈빛을 본 순간이었다.

그 사건으로 동물 도축에 대한 윤리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함께 선택적 페스코 베지테리언으로 15년 넘게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신념은 구두를 제작함에 있어서도 동물 보호와 환경보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최대한 가공 단계가 적고 오염도가 덜 한 방식, 친환경을 지향하는 공장에서 가죽을 수입하는 것이었다. 신발을 제조할 수 있는 리소스에 대한 부분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동물 보호와 환경에 부담이 덜 주는 방법에 대해 한번 더 신경을 쓰고 검토한다. 앞으로 엘노어의 고객들과 프로젝트 단체를 만들어 봉사활동을 함으로 여러 사람이 사회활동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 그녀의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Q) 패션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디자인으로 알 고 있다.

맞다. 디자인적으로 영감을 받은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름이 아닌 ‘유럽의 문’이었다.

유럽의 문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네모난 문이든 아치형의 문이든 그 안의 디테일이 모두 다르다. 컬러 배합도 미묘하게 다르고 디테일한 장식의 높이 너비 등 모든 것들이 다채로우면서 밸런스가 훌륭하다.

그런 밸런스를 캐치하여 신발 디자인의 좋은 재료로 사용한다. 디자인 한 구두 중 굽에 ELNORE라는 글이 써진 마치 에펠탑을 연상시키는 타워 힐이 대표적이다.

Q) 슈즈 브랜드를 운영하며 달라진점이 있나?

슈즈 디자이너가 되면서 달라진 것은 좋고 싫음에 대한 기준이 더욱 명확해 졌다는 것이다. 예전엔 단순히 예쁘다는 감상에 그쳤다면 현재는 예쁜 이유에 대하여 패턴의 라인인지, 컬러인지, 소재 인지 구체적으로 세분화하여 아름다움의 이유를 정확히 찾기 시작했다.

이것은 단순히 자신이 선호하는 디자인의 차원을 넘어 대중에게 통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하는 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할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이다. 주관적인 디자이너의 시각을 객관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일에 대해 익숙해지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움을 분석적으로 보고 이해하는 것. 막연한 요소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부분 역시 갖춰야 하는 디자이너의 능력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20대 초반에 내가 기대고 살았던 말은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말이다. 몸에 문신을 새길 생각까지 했다. 본래 성격대로 천천히 느리게 가고 싶었지만 디자이너, 디렉터라는 위치는 느린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본성을 거스르고 성과를 이뤄내기 위하여 치열하게 살아야 했다. 그때 본인을 다독여주고 채찍질했던 문구가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였다. 몇 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공을 쌓은 결과물이 현재 ELNORE로 탄생했다.

20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지금의 위치로 데려다주었다. 앞으로의 더 성장하는 ELNORE를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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