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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0.05.08 17:29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재개봉 인기 '中영화의 군계일학'

무삭제 15분 추가, 다시 봐도 새롭게 보이는 171분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난 1일 개봉한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영화팬들로부터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이번 극장 상영은 단순한 재개봉이 아니다. 극중 주인공 두지(장국영), 주샨(공리), 시투(장풍의)가 문화대혁명 당시 겪었던 비극적인 장면 15분이 추가됐다. 무삭제 버전이다.

기존에 개봉된 '패왕별희'는 러닝타임이 156분. 하지만 삭제된 영상 15분이 추가되면서, 이번 재개봉작은 총 171분으로 늘어났다. 

감독 첸 카이거의 처음이자 마지막 명작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초한지를 토대로 나온 중국의 대표적인 경극 '패왕별희'는 초나라 군주이자 장군인 항우(패왕)와 그의 연인 우희의 비극적인 이별을 다루고 있다.

몇년전 tvN채널의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설민석 강사가 설명했던 '사면초가'라는 고사성어가 다름아닌 '패왕별희'에서 나온 이야기.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려오는데 이미 그때는 패왕의 군대가 유방의 대군에 포위됐던 처지. 이를 두고 우희가 춤을 추며 패왕에게 답항왕가를 부르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첸 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청나라말, 일제 침략, 장개석 중화민국 등장에 이어 중국의 공산화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시대를 살았던 경극 배우 두지(장국영)와 시투(장풍의)의 애잔한 삶을 다루고 있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동성과 이성간의 사랑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리, 장국영, 장풍의로 이어지는 세 배우의 열연 그리고 뜨거운 인간애다.

매춘부 어미로부터 버려진 자식, 어려서 극단에 들어와 온갖 핍박과 고난으로 탄생한 패왕과 우희, 이들이 겪어야만 했던 불우했던 시대상은 경극 패왕별희의 비극과 별반 차이가 없다.

중국이 외면하고, 해외가 인정한 저주 받은 걸작 

또한 이 작품은 중국에서 제작됐지만, 정작 개봉은 중국이 아닌 홍콩과 미국에서 먼저 이뤄졌다. 무삭제 15분에서 다룬 문화대혁명 참상이 당시 중국 당국의 눈밖에 난 것이다.

중국 현대사를 다룬 작품들은 많지 않다. 장예모 감독의 '5일의 마중'(2014)도 그중 하나. 하지만 대부분은 중국의 중흥기를 다룬 사극, 혹은 중화사상 홍보영화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첸 카이거도 '패왕별희'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영화가 거의 없다.

1993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패왕별희' 과장과 왜곡없이 세계 걸작의 반열에 오른 군계일학. 하지만 여전히 중국현대사의 명암을 과감히 담아낸 탓에 모국에서 철저히 외면받는 걸작. 

디지털 리마스터링에 무삭제 15분이 추가되면서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로 국내에서 개봉했다. 일주일, 혹은 시간이 더 지나봐야겠지만, 이만한 명작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과포장으로 자국의 어두웠던 과거를 덮으려는 중국. 그 속에서 27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중국을 넘어 아시아 문화의 진정성을 일깨워주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회적 거리운동이 먼저 적용된 국내 극장에서 다시 한번 장국영, 공리, 장풍의 이들 세 배우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길 기대해 본다.

무삭제 장면이 포함된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TV보다는 스크린이 여전히 유효한 작품이며 러닝타임 3시간이 아쉬울만큼 삽시간에 지나간다.

▲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메인포스터(제공 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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