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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인터뷰
  • 입력 2019.06.10 18:30

[S인터뷰①] ‘기생충’ 정이서, “피자가게 사장 役, 원래 50대... 뽑아줘 감사”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피자가게 사장으로 분해 ‘기생충’의 신스틸러로 활약한 배우 정이서가 캐릭터와 관련된 비화부터 송강호, 장혜진, 최우식, 박소담 등과 호흡을 맞춘 소감까지 밝혔다.

배우 정이서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이서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 피자가게 사장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깐깐하고 야무진 말투와는 달리 기우(최우식 분)네 가족의 유려한 말솜씨에 살짝 흔들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Q.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수상 소식을 듣고 어땠는지 궁금하다.

정이서: 정말 믿기지 않았다.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보다는 나 또한 우리나라 관객의 입장에서 수상을 고대했다. 마음을 비우고 ‘어떡하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고, 발표가 났을 때도 무척 기뻤지만, 최대한 티 내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이런 작품에 출연했다니!’ 하는 생각이 가장 크다.

Q. 봉준호 감독은 배우라면 배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함께하고 싶은 감독이지 않나. 어떻게 ‘기생충’에 함께하게 됐나.

정이서: 원래는 조여정 선배와 이선균 선배의 딸로 나오는 다혜 역할에 지원했다. 오디션을 가서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봉준호 감독님의 작품에 도전했다는 것 자체도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이지 않나. 그저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다.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Q. 지원했던 다혜 역할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맡게 돼 당황스럽지는 않았나?

정이서: 캐스팅 담당자님께 연락을 받았는데 봉준호 감독님이 제 오디션 영상을 보고 염두에 두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고 했다. 해당 캐릭터가 원래는 40대 혹은 50대인데 나이를 낮춰주신다고 말씀해주셨다, 캐릭터의 연령을 낮추면서까지 나에게 피자가게 사장 역할을 주신다는 것에 감격했던 기억뿐이다.

Q.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자신의 어떤 부분을 봉준호 감독이 좋게 본 것으로 생각하나?

정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웃음). 감독님이 생각하신 무언가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Q. ‘연기의 신’이라고 불리는 배우 송강호를 비롯한 기우(최우식 분)네 가족들과 대면하고 직접 호흡을 나눴다. 무척 떨렸을 것 같은데 어땠나?

정이서: 대본 리딩 때 처음 선배님들을 뵀는데, 정말 ‘믿기지 않았다’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너무 떨렸다. 대본 리딩 당시 제 몫이 끝난 뒤에 옆에서 선배님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나서 촬영장에서 선배님들을 뵀는데, ‘피자 사장이 너구나’ 하며 잘 챙겨주셨다. 사실 ‘기생충’은 뭔가 내가 배우로서 작품에 참여했다기보다는 영화 메이킹 필름에 뛰어든 느낌이 크다.

Q. 피자가게 사장은 까칠하고 깐깐한 말투의 소유자였다. 짧은 대사인 만큼 더욱 공들여서 준비했을 것 같은데, 어땠나?

정이서: 대사가 전혀 없어도 하고 싶었던 작품이기 때문인지 나는 생각보다 대사가 많다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대본을 건네주실 때 대사가 있을 거라고 하셔서 심장이 벌렁벌렁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대본을 보는데 심지어 선배님들에게 덤비는 역할이더라. ‘잠깐이지만 잘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외우고 갔는데 촬영장에 가니 현장에 맞춰 변동이 생기더라. 또 한 번 배울 수 있는 경험이었다.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Q. ‘기생충’을 촬영하는 동안 도움을 받은 배우나 감명 깊게 본 배우가 있다면?

정이서: 장혜진 선배님과 직접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이 많았다. 장혜진 선배님은 촬영 전에 가장 얘기를 많이 나눈 선배님이다. 진짜 엄마처럼 다가오셔서 내 손도 잡아주셨다. ‘기생충’ 시사회가 끝난 뒤 회식에서 인사를 드렸더니 “다음에도 작품 같이하자”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 다음 작품에서는 장혜진 선배님과 사이좋은 모녀 관계로 함께하고 싶다.

Q.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 외에도 ‘기생충’은 국내에서 개봉 11일 만에 누적 관람객 수 700만을 돌파했다(6월 10일 기준). 짧은 기간이지만, 무언가 달라진 느낌이 드나?

정이서: 아직은 달라진 걸 실감하지 못했다. ‘기생충’ 내에서는 내가 모자를 쓰기도 했고, 지금과 달리 영화 속에서는 단발이어서 잘 못 알아보시는 것 같다(웃음).

조금 놀랐던 건 ‘기생충’을 보고 초등학교 동창들이 연락을 해왔다. 어렸을 때랑 많이 변했을 텐데 어떻게 알아봤는지 궁금하다(웃음). 

Q. 신인배우인 만큼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게 아주 많을 텐데, 앞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나?

정이서: 요즘 들어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이 생기는데, 거창한 각오보다는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 고민하면서 성장해 나갔으면 한다.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Q. 앞으로 맡아보고 싶은 역할은 무엇인가?

정이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영화 ‘아멜리에’에서 오드리 토투가 맡은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두 번째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가 흔치 않아 아쉽고, 있다면 꼭 해보고 싶다.

Q. 2019년은 아마도 이서 씨에게 잊지 못할 해가 아닐까 싶다. 지금 2019년이 반절 정도 지났는데,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다면?

정이서: 6개월 내에 작품을 또 하는 게 소망이다. 그러려면 열심히 오디션을 봐야겠죠(웃음)? 열심히 일하고 싶다.

한편 정이서는 영화 ‘7월 7일’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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