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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6.23 06:05

[김윤석의 드라마톡] 원티드 1회 "어린이유괴와 리얼리티쇼, 기대가 두려운 흥미로운 시작"

모성과 미디어와 대중, 그리고 스릴러, 군상들이 모이다

▲ 원티드 ⓒSBS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원티드. 상황이 참 막장스럽다. 아이가 유괴되었는데 유괴된 아이를 찾기 위해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를 찾는 명분으로 불특정한 다수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괴범이 요구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미션을 수행하지 못해도,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떨어져도 아이는 해를 입는다. 엄마의 절박한 마음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에 모든 것을 거는 방송국의 현실과 만난다. 미디어를 소비하는 대중과 만난다. 과연 그 끝은 무엇일까.

그래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으려 한다. 너무 흥미롭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색다른 설정과 구성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제작진 자신에게도 낯설 수 있다. 거의 생방송이나 다름없이 각본과 촬영과 편집과 심지어 방송까지 시간에 쫓기며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한국의 드라마제작 현실에서 과연 처음의 신선함과 특별함을 마지막까지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경험이기도 하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모든 드라마가 비슷해진다. 아니 오히려 처음부터 너무 욕심만 앞섰던 탓에 마음은 급한데 길을 찾지 못해 엉뚱한 길을 헤매다 드라마가 먼 우주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욕심을 버린다. 딱 돌아올 수 있을 만큼만 간다. 다시 돌려받을 수 있을 만큼만 가지도 뻗는다. 하기는 제작진의 머릿속에서 이미 드라마는 완결되어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게 될지 모두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어지간한 실수나 잘못조차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그대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소한 오류들이 쌓이며 드라마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만다. 억지로 다시 돌아오려 하니 아예 전혀 엉뚱한 곳에서 헤매거나, 아니면 익숙한 큰 길을 찾아 거기에 의지해 오는 수밖에 없다. 아예 드라마가 산으로 가거나, 아니면 아예 평범해진다. 드라마가 제작진이 수습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간다. 그것을 막으려면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치밀하게 만일의 상황까지 고려해 세워두어야 한다.

인물들의 면면 역시 설정만큼이나 흥미롭다. 차라리 아이를 잃은 어머니 정혜인(김아중 분)은 평범한 편이다. 아니 평범할 수밖에 없다. 아이를 유괴당했고, 아이를 되찾기 위해 리얼리티쇼에 강제로 출연해야 한다. 그녀가 견뎌야 하는 순간들이 그만큼 무겁고 절박하다.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그녀의 주위가 그녀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아예 나 악역이라고 이마에 써붙이고 나오는 남편 송정호(박해준 분)부터, 오로지 프로그램의 성패에만 관심이 있는 냉혈한PD 신동욱(엄태웅 분),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범죄의 피해자르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개성강한 형사 차승인(지현우 분)까지. 벌써부터 갈등은 시작된다. 차승인은 또다른 실종사건을 쫓고 있고, 유괴범이 요구한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정혜인은 끝도 없이 상처입는다. 끝내 토하고 만다. 이미 모두는 그녀의 슬픔이나 안타까움과는 상관없이 자기의 입장만을 헤아리고 있다.

범인은 누구인가.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정혜인에게 리얼리티쇼의 제작과 출연을 요구하는 유괴범의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과연 유괴범이 의도한 리얼리티쇼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가. 유괴범에 대한 수사와 유괴된 아이를 찾기 위한 리얼리티쇼는 과연 어디에서 어떻게 만나게 될 것인가. 궁금한 것 투성이다. 얼마나 많이 속고 배신당해야 시청자는 그 진실에 닿을 수 있을 것인가. 설레발은 죄악이다. 어절 수 없이 따라가게 된다.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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