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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피플
  • 입력 2016.06.15 11:13

K주얼리의 리더, 민휘아트주얼리 디자이너 정재인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K-드라마와 K-팝, K-뷰티 그리고 K-패션 등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세계로 커지고 있다. 그리고 한국어가 만국공통어가 아닌 만큼 시각적인 요소들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때문에 한류 콘텐츠 전반에 걸쳐 비주얼에 대한 투자가 나날이 커지고 있고, 상당 부분이 보여지는 이미지 전략을 통해 완성되고 있다.  

민휘아트주얼리 정재인 디자이너는 요즘 매우 바쁘다. 그녀는 트렌드를 읽어내는 감각이 뛰어날 뿐 아니라, 특유의 센스를 접목시켜 그만의 스타일로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해낸다. 드라마와 영화, K팝 등 한류 콘텐츠 중에 그녀의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거머쥔 트와이스와 GOT7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아가씨’의 장신구도 그녀의 손을 거쳤다. 또한,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점쳐지는 ‘사임당. 빛의 일기’, ‘보보경심: 려’, ‘화랑, 더 비기닝’에도 참여한다.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데뷔한 그녀는 단번에 한국 장신구에 대한 관심을 국내외로 이끌어냈다. 김태희의 장신구를 디자인한 20대의 예쁘장한 디자이너가 김태희의 서울대학교 직속 후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느 젊은 작가들처럼 허상이나 유명세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말한다. 이슈가 될 만한 방송 출연들을 모두 마다한 채 작품에 몰두한 그녀는 견고하게, 그래서 무너지지 않도록 차곡차곡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 민휘아트주얼리 디자이너 정재인

성공한 디자이너의 프로필에는 누구나 알 만한 대표작이 몇 개 있기 마련인데 경력이 3년 밖에 안 된 그녀의 프로필에는 대표작으로 불릴 만한 작품들이 많다. 

‘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과 김수현을 400년간 이어준 수정죽절비녀, ‘조선총잡이’ 이준기와 남상미의 개화기 장신구와 ‘상의원’ 박신혜와 고수의 궁중 장신구를 비롯하여 ‘조선 명탐정: 놉의 딸’ 이연희의 기모노 장신구, ‘암살’ 전지현의 진주 헤어피스부터 ‘도리화가’ 수지의 머리꽂이까지 모두 다 그녀의 작품이다.  

현대극에서도 그녀의 장신구는 반짝반짝 빛난다. ‘냄새를 보는 소녀’ 박유천이 신세경에게 선물한 프러포즈 반지와 ‘닥터 이방인’ 이종석이 진세연에게 증표로 건넨 하트 반지, ‘가면’ 주지훈이 수애에게 청혼한 물방울 다이아몬드 반지 등 그녀는 한류 팬들의 마음속에 길이 남을 수많은 명장면들을 함께했다. 

전통 장신구는 전통대로 모던한 액세서리는 현대적으로 각각에 맞는 아름다움을 연구하고 멋지게 구현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그녀는 한류 바람을 타고 국경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약 중이다. 

사극과 시대극, 현대극을 비롯하여 K팝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하이엔드 주얼리부터 전통장신구, 그리고 모던한 액세서리 디자인들을 선보여 온 그녀가 경계를 넘나든 것은 비단 주얼리라는 장르 안에서 만의 일이 아니다.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는 패션과 아트를 모두 아우른다.  

그녀는 명맥을 이어나가면서도 오늘날의 미감을 더해 장신구와 소품,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창조의 세계를 펼치고 있다. 전통 공예의 가치를 지키는 것을 넘어 공예에 현대 미술과 디자인을 접목시켜 공예의 의미를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통 소재 나전으로 근사한 미술 작품을 작업하는 그녀는 ‘하이드 지킬, 나’ 현빈과 ‘가면’ 주지훈, ‘용팔이’ 주원의 캐릭터를 담아낸 미술 작품을 통해 미술 작가로서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초대 전시회에서는 개최 하루 만에 작품 모두를 완판 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또한, 인사동 한국관광명품점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세우며 설치 예술가로서의 능력도 보였다.  

또한, 그녀는 ‘별에서 온 그대’의 ‘휴에스비’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USB와 ‘냄새를 보는 소녀’의 신세경을 지켜준 호신 장치, ‘가면’의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 금어초 만년필 등 다양한 기법으로 구현한 소품 디자인을 선보이며 소품 디자이너로서도 활약했다.  

▲ 민휘아트주얼리 디자이너 정재인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그녀의 이름 앞에는 이제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주얼리 디자이너이자 자개 미술 작가, 소품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 설치 예술가…. 등 이 수식어들은 모두 그녀가 한류 콘텐츠를 통해 선보인 작품들 때문에 생기게 된 것이자 모두가 시각적인 창작 활동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디자인할 때 착용하는 분들이나 스타일링하시는 분들, 감독님, 작가님 등 함께 하는 사람들과 많은 소통을 하려고 해요. 저만의 고정 관념 때문에 동 떨어진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지 않거든요. 소통 과정을 통해서 디자인의 변화가 생기고 더 좋은 그림이 나와요.”

그녀는 단순히 예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는 생각으로 디자인을 하는데 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다양한 틀을 선택해서 디자인을 구현한다고 말한다. 디자인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일괄적이지 않아서 더욱 시선을 끈다. 그저 ‘예쁘다’는 한 마디로 지나치는 사물 모두 고정관념을 끊임없이 깨뜨리고자 하는 치밀함에 그녀만의 탁월한 감각이 결합되어 탄생한 산물일 터.

현재 방송계에서 그녀처럼 장르를 넘나들며 장신구 전문가로 활약하는 이는 없다. 남들과 같은 길을 가지 않는 사람은 그만의 고충이 있는 법. 뭐든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처음보다 수월해진다. 선구자의 타이틀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안주하지 않으려는 자각과 지치지 않는 열정, 그리고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낼 만한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지난 해 최고의 아이템으로 손꼽혔던 드라마 ‘가면’의 수애 목걸이는 부성철 감독이 억대의 보석 업체 PPL을 거절한 뒤 그녀에게 디자인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였다. ‘가면’을 통해 그녀는 상위 1%의 럭셔리함을 대변하는 하이엔드 주얼리뿐 만 아니라 자개 미술 작품과 독특한 디자인의 소품 등 인테리어를 고려한 전반적인 아트 디렉팅을 담당해 드라마 미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제가 밀어낸 PPL 금액 이상으로 작품에 기여를 하고 싶었는데 주얼리만으로는 모자랄 것 같았죠. 그래서 저택 분위기에 맞는 미술 작품들을 설치하고 대본을 꼼꼼히 체크하며 다양한 소품들도 디자인해보게 됐어요. 작품을 큰 눈으로 보면서 디자인 하다 보니 더 재밌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미술작품과 소품들이 호평 받으면서 초대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고, 후속 작품 ‘용팔이’에도 미술 작품들을 설치하게 됐어요. 도움이 되고 싶어서 시작한 일들이 또 다시 제게 큰 도움이 됐죠. 저를 믿어주신 덕분에 많은 일을 잘해낼 수 있었어요.”    

“함께 하는 분들께서 제가 일을 열심히 하고 싶도록 마음써주세요. ‘사임당’, ‘보보경심:려’ '화랑‘에도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나라도 더 신경써주시고 챙겨주시는데 때마다 다시 한 번 저를 돌아보게 되고 더 잘하고 싶어져요. 그런 분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관계가 멀리 보이고 큰 그림들이 보여요. 10년 후에 오늘 하던 이야기를 다시 함께 하게 될 날이 오겠다고 생각하기도 하죠.”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고귀하게 자란 듯 보이는 그녀지만 그녀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사람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자신에게 기회를 준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책임감을 바탕으로 주어진 기회마다 놓치지 않고 최고의 작품을 선보였던 그녀는 한국 공예의 현주소를 대표하면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타고난 미적 감각에 도전 정신,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긍정적 성격이 더해져 끊임없이 정진하는 그녀가 한국과 중국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배출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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