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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2.19 20:15

남자의 자격 "인간과 야만, 근육은 동경이며 본능이다!"

혹한과 폭설 속에 웃옷을 벗고 타이어를 끄는 양준혁에게서 야만의 본능을 일깨우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제아무리 문명화된 사회에서도 사람들은 항상 야만을 꿈꾼다. 인간이란 어쩔 수 없이 육체에 구속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속한 육체가 야만에 이끌리게 된다. 강건한 육체와 그 안에 숨은 힘에 매료되고 만다. 살아있기에 갖는 본능이다.

문득 <록키4>를 떠올리게 된다. 드라고는 소련의 군인이었다. 록키는 미국인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과학기술력을 보유한 나라였다. 록키는 그 나라의 시민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최첨단기술의 힘을 빌리는 것은 당시 소련의 드라고였다. 록키는 오히려 야생에서 오로지 야성만으로 힘을 키우고 있었다. 승리한 것은 록키였다. 본능의 승리였다.

김국진이 영화 <300>을 보며 스파르타 놀이에 빠진 이유였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 순간 눈으로는 TV를 보고, 귀로는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몸으로는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었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다가, 아령을 들다가, 어쩐지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옷을 들어 배를 보았다. 나도 역시 저들처럼 식스팩을 만들어야 할 텐데.

가장 압권이라면 역시 눈을 맞으며 타이어를 끌다가 갑자기 웃옷을 벗고 내달리던 양준혁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화면을 가득 채우며 내리는 눈과 인간의 살이 너무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군대 있을 때 한겨울에 알몸구보라는 것을 한 적이 있었다. 웃옷을 벗고 달리는 것이었다. 그때는 그렇게 싫었는데 이렇게 눈으로 보고 있자니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물론 마음만이다. 마음은 양준혁이지만 몸은 전현무다. 하기 실어 밍기적거리는 전현무의 모습이 바로 필자다.

피가 끓었다. 몸이 근질거렸다. 요즘 춥다고 운동을 등한시했다. 다시 움직여야겠다. 프로그램이 갖는 미덕이다.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보여준다. 잘하는 모습만 보여주지 않는다. 잘하려고 하는 모습만 보여주지도 않는다. 하려고 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몸이 따라주기 전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 추한 버둥거림조차 그대로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게 문제다. 차라리 모두가 열심히 잘하고 있다면 남의 이야기이거니 하겠는데 너무나 필자 자신과 닮아 있다. 굳이 잘하려 하지 않아도 한다는 자체가 중요하지 않겠는가.

먹는 것 하나까지도 철두철미하게 관리한다. 당연하다. 사람의 의지력이란 그렇게 강하지 못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기에서 걸린다. 더 편하게, 더 즐겁게, 덜 고통스럽게, 그러나 세상에 쉬운 일이란 하나라도 있는가. 그럼에도 그것을 스스로 즐기며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성공은 더 가까워진다. 물론 그렇더라도 어디 가서 빠질만한 의지력들은 아니다. 그런 이들이 지금의 위치에까지 이르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다.

과연 누가 이 가운데 잡지표지모델의 주인공이 될까? 어쩌면 이 가운데서도 식스팩을 만드는데 실패하는 이도 나올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실패한다. 그래서 더욱 성공한 사람들이 대단하고 부럽다. 모두가 할 수 있다면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감탄한다. 이경규와 이윤석, 양준혁은 이미 프로다. 프로야구선수였다. 50이 넘는 나이와 국민약골로 불리울 정도의 저질체력에도 불구하고 이경규와 이윤석은 누구보다 열심이고 적극적이다. 설사 식스팩을 만드는데 실패하더라도 그렇기 때문에 그 순간이 의미있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역시 먹는 것은 본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본능이다. 먹어야 산다. 먹지 않으면 죽는다. 인간은 맛을 안다. 더 맛난 것을 먹고 싶어한다. 배부르게 마음껏 먹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들에게 허락된 것은 김국진과 이윤석을 제외하고 최소한의 열량 뿐. 먹고자 하는 의지가 웃음을 만든다. 먹을 것을 두고 벌어진 족구경기가 김국진의 소개팅마저 결정한다.

족구를 하고 싶은 욕심에 무리하게 조건을 걸었다. 제작진이 내건 조건은 고기, 김국진은 반대급부로 자신의 소개팅을 걸었다. 그동안 김국진 스스로 어떤 외부의 간섭이나 개입도 거부해 왔기에 흥미를 더한다. 많은 사람들이 김국진의 사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김국진이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부러운 것이다. 김국진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 그 김국진이 소개팅을 한다.

김국진의 팬이기도 하기에 내내 갈등하고 있었다. 기왕이면 김국진이 속한 출연자 팀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더불어 김국진이 이제껏 해 온 그대로 김국진의 일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굳이 억지로 그렇게 밀어붙일 일인가? 더구나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 하지만 재미있지 않겠는가? 김국진이 좋은 파트너와 좋은 시간을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아마 많은 사람이 같았을 것이다. 심지어 김국진의 팀에서조차 그런 모습들이 보였다. 올해는 반드시 김국진을 장가보내자.

납득할만한 결과였다. 이겼으면 이긴대로 기분이 좋았겠지만, 이제 드디어 5월이면 김국진의 소개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그 전에 과연 김국진은 낯선 이성과의 만남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 상당히 낯을 가리는 타입이다. 그런 김국진이 처음 보는 낯선 이성과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 모두가 기뻐한다. 제작진은 축제분위기고 멤버들조차 아주 즐겁다. 기대한다. 5월.

땀이 멋있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마지막 한 동작을 취하는 그 순간들이 너무 멋있어 보인다. 욕망이 인다. 나도 운동을 해야겠다. 살을 빼야겠다. 근육을 만들어야겠다. 올해는 단지 말로만 끝나서는 안 될 텐데. 작년에는 그래도 꾸준히 운동을 한 탓에 옆구리살이 많이 빠졌다. 전현무가 고맙다. 김태원과 이윤석도 고맙다. 그들이 할 수 있다면. 양준혁은 너무 멀다.

김국진이 무척 귀여웠다. 나보다 한참 위인데도. 벌써 5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그는 여전히 귀엽다. 순수하기 때문일 것이다. 연예인 가운데는 순수한 사람들이 많다.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면 못하는 일이 또 연예인이기도 하다. 마지막에 양준혁이 이경규를 험담하는데 느닷없이 뒤에 나타난 이경규의 모습에는 필자 역시 식겁했다. 그야말로 신출귀몰이다. 카메라를 직접 가리키며 지시하는 그는 진정 예능의 주인공이다. 주인공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재미있었다. 그보다는 의미가 있었다. 운동을 하고 싶어졌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 듯 땀을 흘리고 녹초가 되었을 때 그 순간 느껴지는 쾌감을 떠올리고 말았다. 근육이 멋지게 붙으면 자랑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가능할까? 일단 뛰는 것부터 시작한다. 해보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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