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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의 드라마톡] 동네변호사 조들호 8회 "통쾌한 응징, 유치원 원장에게 쓰레기죽을 먹이다!"
세련되지 못한 신파와 판타지, 한결같은 박신양을 보다
2016년 04월 20일 (수) 07: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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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동네변호사 조들호 ⓒSM C&C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동네변호사 조들호. 이런 것이 진짜 판타지다. 그랬으면 싶은 막연한 바람과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현실의 인식 사이에서 마치 망상처럼 누군가 실제 그렇게 해주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 차라리 꿈이라도 좋다. 차라라 환상이라도 좋다. 하지만 결국 깨고 보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그 순간만은 속이 시원하다. 그것만으로 마음은 후련하다.

아이들에게 쓰레기라는 말도 과분한 것들을 급식이랍시고 먹였던 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에게 어린이들이 먹었던 그것들을 똑같이 먹여주고 싶다. 아이들의 부모들까지 함께 자리해 있었던 것은 심지어 심지어 자신이 낳은 아이들에게까지 무심한 기성세대에 대한 질타다. 무의식중에 무시한다. 약하니까. 힘이 없으니까. 전혀 아무 도움도 위협도 되지 못하니까. 

굳이 유치원 원장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듣기 좋은 말들만을 늘어놓는 모습은 권위에 약한 기성세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가장 지위가 높고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유치원 원장에게 잘보이는 것이 바로 자신의 아이를 위하는 길이다. 오히려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들이 보인 모습에는 그다지 주의깊게 살피지 않았다. 바로 조들호(박신양 분)가 아이들의 부모들에게까지 아이들이 먹던 음식을 내주고 먹으라 했던 이유였다.

재판정에서 아동학대의 피해자로서 증인석에 앉았다가 검사 신지욱(류수영 분)의 다그침에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만 서현을 피고인 배효진(송지인 분)이 위로하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알아듣기도 힘든 법리논쟁보다 직접 피고인이 울고 있는 피해자를 달래는 모습이 더 직접적이다. 검사가 제시했던 동영상 그대로 피해자인 서현이에게 야광봉을 흔들며 노래를 불러준다. 이보다 유치원교사 배효진과 원생 서현의 관계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법은 논리가 아니다. 법전에 쓰여진 문구가 아니다. 결국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삶이며 실제다. 그럼에도 배효진이 서현을 학대했다고 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문제다. 물론 현실을 살다 보면 반드시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학대마저도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은 자신을 향한 애정표현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처음부터 그런 드라마가 아니었다.

아마 다른 드라마에서 같았으면 이쯤에서 새로운 반전을 기대해도 좋았을 것이다. 억울하다며 찾아온 의뢰인이 사실은 유죄였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동네변호사이고, 더구나 딸의 바람을 들어주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슈퍼맨이 되고자 마음먹은 뒤였다. 그런데 정작 딸을 위해 변론하기로 나선 부당해고의 피해자가 사실은 아동학대의 가해자라면 너무 얄궂다. 그 사실을 결국 자신의 딸까지 알게 된다.

아무리 유치원 원장의 설득이 있었다지만 자신의 딸에게 잘해준 것을 알면서도 서현의 어머니는 배효진을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있었다. 더구나 이은조(강소라 분)가 직접 찾아가서 몇 번이나 설득했을 때도 필사적으로 거부의 몸짓을 보일 뿐이었다. 딸이 먹는 급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차라리 침묵을 선택한다. 분명 서현의 몸에 난 상처는 검사의 말처럼 사실이고 실제였다. 그렇다면 누군가 서현의 몸에 상처를 낸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배효진이 범인이 아니라면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2년 전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는 4월에 일어난 끔찍한 참사에 대한 언급은 그야말로 기습적이었다. 침묵하면 모두가 함께 가라앉는다. 누군가는 말해주어야 한다. 지금 배가 가라앉고 있다. 그러니 승객들은 어서 밖으로 대피하라. 차라리 아무런 대피나 구조를 위한 장비도 대비도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승객들이라도 알아서 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어야 한다. 최소한 진실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누군가는 입을 열어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들을 수 있도록 말을 해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아무도 말하지 않고 침묵한다.

하기는 배효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바로 하루전 7회분에서 배효진이 말한 내용과 사실 배치된다. 배효진은 이미 전회에서 교육청에 사실을 제보했음을 스스로 조들호에게 밝히고 있었다. 그러나 혹시라도 사실이 알려질 경우 유치원이 징계받으면 아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갈까봐 아동학대범으로 몰리면서도 끝까지 침묵하고 있었다. 말하면 모두에게 피해가 된다. 목소리를 내면 자신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누구도 믿지 못한다. 사회를, 법을, 정의를, 그들은 결코 믿지 않는다. 그래서 조들호도 굳이 요리사로 분장하고 유치원 원장의 생일파티에 쳐들어가 쓰레기음식을 원장에게 먹이고 있었던 것이다. 법보다 가까운 것은 바로 행동이다.

무어라도 해야 한다. 무어라도 말해야 한다. 당연하지만 너무 어렵다. 그래야 하지만 너무 멀다. 누군가는 침묵하며 눈물만 흘리고, 누군가는 매몰차게 고개를 돌린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고, 억울하게 죄인이 되어 돌팔매를 맞는다. 하지만 역시 그것을 묘사하는 방식이 너무 거칠고 투박하다. 통쾌하기도 하지만 너무 꿈이라는 것이 드러나 민망하기도 하다. 오히려 현실과의 괴리가 그럴 수밖에 없는 한계를 깨닫게 하기도 한다.

여전히 박신양답다. 자연스럽게 목으로 넘어가는 그런 매끈한 연기는 박신양과 어울리지 않는다. 어쩌면 박신양 자신이 드라마의 색깔을 정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투박하게 과장되고 거칠게 격렬하다. 감정을 강요하는 방식 역시 유사하다. 그래도 그 격정이 현실의 분노와 슬픔에 닿아 있기에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어차피 꿈이란 그런 것이니까.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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