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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2.13 13:13

[김윤석의 드라마톡] 시그널 7회 "더 나빠진 과거, 그러나 새로운 단서를 찾다!"

20년만에 살아서 나타난 약혼녀, 과거와 현재가 다시 이어지다

▲ 시그널 포스터 ⓒtvN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시그널. 인간의 인지란, 의식이란 얼마나 무력하며 불완전한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이 미처 알지 못하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곳곳에서 헤아릴 수 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인간의 미숙한 지성은 그마저도 모두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굳이 소의 사정은 헤아리지 않고 자기가 보기 좋자고 뿔을 바로잡다가 소를 죽이고 마는 이유가 그것이다.

과거 어떤 사건이 미제로 남았다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건이란 단지 한 가지 이유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의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얽히며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현상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들 또한 이후 일어나게 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건들의 원인이 된다. 그 복잡하게 얽힌 유기적 구조 가운데 자신의 눈에 뜨인 한 가지만 바로잡는다고 모든 결과를 자신의 의도대로 바르게 바꿀 가능성은 얼마나 되겠는가.

결과적으로 더 나빠지고 말았다. 그나마 진범을 잡기 전에는 오경태(정석용 분)라도 살아있었다. 차수현(김혜수 분)은 죽었지만 납치되었던 여교수도, 건설회사를 경영하던 여교수의 아버지도 모두 살았었다. 차수현을 살리고 자신들로 인해 엉망으로 바뀐 현실을 바꾸고자 노력한 결과가 이번에는 차수현은 살았지만 오경태와 건설회사 사장이 모두 죽는 비극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나마 이전에는 진범이 잡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누명을 쓰고 20년을 감옥에서 복수만을 꿈꾸며 보내야 했지만, 그러나 진범이 잡히고 바로 감옥에서 나오고 난 뒤에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단 하나의 삶의 의미이던 딸을 잃고 복수마저 끝냈으니 오경태 역시 더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바로 그 유기적 구조가 다시 기회가 되고 있었다. 아주 나빠지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하나를 건드리니 인접해 있던 다른 것들이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진범이 밝혀지기 전에는 전혀 아무도 모르고 지나쳤을 비밀들이 표면에 드러나며 다시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재한(조진웅 분)에 의해 진범 한세규(이동한 분)가 체포되자 오히려 피해자 가운데 그를 풀어주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한세규가 훔친 물건들 가운데 오경태의 딸이 죽은-그리고 오경태가 살인을 저지르는 원인이 되었던 한영대교의 붕괴와 관계된 어떤 더 크고 중요한 비리를 밝힐 단서가 숨겨져 있었다. 이제는 이것을 찾아야만 한다.

애써 진범을 잡았지만 검사장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특수절도범으로 고작 6개월 징역에 그나마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있었다.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렸던 오경태는 딸을 잃고 자신마저 살인자가 되어 교도소에서 연고자없는 무덤의 주인이 되고 말았다. 죽지 않아도 되었을 건설회사 사장도 오경태의 비틀린 복수심의 희생자가 되어야 했었다. 도대체 이 사회는 어디까지 썩어 있는 것인가. 박해영(이제훈 분)이 더이상 이재한과의 통신을 포기하고 무전기를 버리려 마음먹은 이유였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더 나빠지게 할 뿐이었다. 그러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더 낫다. 그런데 방법이 생겼다. 아직 이재한으로부터 듣지는 못했지만 과거 한세규가 훔쳤다가 감쪽같이 사라졌던 그 물건을 가지고 있던 여성을 20년 뒤 누군가의 의뢰로 쫓기 시작했다. 그것만 찾아낸다면 조금이라도 이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가 서로 뒤엉키기 시작한다. 박해영과 이재한의 통신으로 과거가 바뀌기 전에도 김범주(장현성 분)는 이재한의 상관이었었다. 그러나 바뀐 과거에서 김범주는 이재한이 한세규를 체포하며 책임자이던 당시 강력반 반장이 좌천당하면서 대신 이재한의 상관으로 부임하고 있었다. 이재한이 실종되었던 원래의 과거에서도 어떤 이유로 김범주는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사라진 이재한을 부정한 경찰로 만들어 철저히 경찰의 기억에서 지우고 있었다. 광수대 계장 안치수(정해균 분)도 차수현에게 묻고 있었다. 이재한이 부적처럼 가지고 다니던 무전기를 기억하는가고. 벌써 과거가 여기까지 바짝 따라와 있었다.

과연 사라진 여배우지망생의 진실은 무엇인가. 어째서 20년 전 죽었던 사람이 아직 살아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인가. 과거의 이제한은 한세규가 훔친 장물 가운데 사라진 목걸이를 가지고 금은방에 나타났던 의문의 여성을 뒤쫓고 있었다. 무전기는 안치수의 수중에 들어가 있었다. 안치수로부터 들은 말로 인해 차수현은 박해영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가 얽히며 어느새 바짝 다가온 과거를 쫓아 더 큰 비밀을 쫓아 모두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과연 그 끝에서 모두가 만나게 될 진실은 무엇일까? 바로 박해영과 이재한이 시간을 거슬러 통신하게 된 이유였을 것이다.

문득 박해영의 기억속에 형이 경찰에 잡혀가던 그 장면 역시 20년 전 사건과 15년 전 유괴사건 사이의 어느 시점에 일어난 일이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다. 이재한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아주 무관하지는 않다. 헤아릴 수 없이 얽힌 유기적 관계 가운데 어딘가 닿아 있는 지점이 있을지 모른다. 당장은 차수현이 살고 오경태가 죽었다. 한 번 좌절하고 만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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