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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1.19 09:15

라디오스타 "박철민의 고백, 남겨진 짜장면에서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다!"

꿈이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아주 지독스런 일방적인 짝사랑이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꿈이라는 자체가 그렇다. 그렇게 일방적이고 잔인하다. 차라리 놓아주기를 바란다. 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족쇄처럼 꿈은 희망마저 안겨주며 영원히 헤어날 수 없는 굴레속에 자신을 가두어 놓는다. 힘들고 어렵고 그래서 절망하고 좌절하면서도 그래서 꿈을 부여잡고 만다.

그런 이야기를 필자도 알고 있다. 박철민은 그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고 있었다. 바로 후회했다며 자책하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녀석은 달랐다. 당당했다. 짜장면을 먹고 싶으면 한밤중에 젓가락 하나 챙겨들고 집문을 열고 나선다. 컵라면에 계란 하나 깨 넣어 건내주며 생색이라는 생색은 다 내던 녀석이었다.

그래도 명색이 프로였다. 이미 공모전을 통해 데뷔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그 녀석에게 먹을것으르 공급하는 역할은 당시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던 필자가 맡고 있었다. 가끔 사 들고 가는 홍합과 막걸리, 때로 큰맘 먹고 치킨, 초코파이도 좋다. 좁은 방, 둘이 눕기도 좁은 방에서 녀석은 다른 어시스턴트들과 함께 꿈에 매진하고 있었다. 도저히 견디다 못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에도 녀석은 기약을 남기고 있었다. 반드시 돌아오리라.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음에도.

도대체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러도록 시키고 있는 것일까? 다른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지 못한다. 위는 쪼그라들고 난방도 못해 덜덜 떠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데 무슨 열정이 있을 자리가 있겠는가?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한다고 말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미 하는 일이 있으니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도 곤란하고, 그래도 그런 힘든 와중에도 아주 작은 성취감만 있으면 누구보다 활짝 웃을 수 있다. 앞서의 녀석도 남의 집 앞에 놓인 중국음식을 집어먹으며 누구보다 활짝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었다. 결국 사랑이 아닐까?

아주 지독스런 사랑에 빠져 버린 것이다. 제대로 콩깍지가 씌어 다른 무엇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고통이 고통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고통조차도 사랑을 위한 시련으로 여겨진다. 오히려 고통스럽기에 더우 사랑에 불타오른다. 이런 바보들이 어디 있을까? 그래서 나는 바보들을 사랑한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바보들을 도저히 사랑할 수밖에 없다.

페이소스라는 것일 게다. 슬픔이 있다. 눈물이 있다. 비극이 있다. 그런데 어느새 웃게 된다. 그런 것들마저 사소하게 넘어갈 수 있는 강인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꿈이 그들을 강하게 만든다. 그 강함이 그 어떤 아픈 이야기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웃을 수 있게 한다.

내내 멍했다. 그러고 보면 그리 오랜 일도 아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주머니에 동전 한 푼 없이 그래도 먹고 살자고 감기몸살에 걸린 몸으로 새벽같이 인력시장에 나가던 기억을. 몸살이 나도록 일하다 보니 어느새 감기까지 나아 있었다. 어느 몹시도 추운 겨울날이었다. 필자 역시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데. 당시의 비참함을 아주 잊은 것은 아니다.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어차피 예능이었다. 그리고 한상진을 제외하고 그다지 예능에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입담이 아니었다. 재치가 아니었다. 진실이었다. 진정성이었다. 공감이었다. 어느새 집중하며 보고 있었다. 진심에 이끌리고 있었다.

드라마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곧 드라마다. 나이 서른을 넘기면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즌이 이어진다. 그래도 역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시즌1이다. 인간을 본다. 인간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토크버라이어티의 즐거움이다. 여운이 깊다. 눈을 감는다.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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