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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 - 김태원과 신승훈, 그 아름다운 대비
두 명은 생방송 나오는 제자, 두 명은 그냥 제자
2011년 03월 26일 (토) 07: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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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azzasi@stardailynews.co.kr

   
 
김태원조가 열고 신승훈조가 마무리짓는다. 빛과 그림자. 밝음과 어둠. 따뜻함과 처절함. 유쾌함과 비장함. 정말 이렇게까지 정확히 대비되는 조도 없을 것이다.

왜 김태원조가 가장 먼저였는가? 여운이 짙다. 방시혁조와 이은미조가 방영되는 동안에도 김태원조가 드리운 그림자는 쉬이 걷히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김윤아조와 신승훈조는 산뜻하다 할 정도다. 후련할 정도로 깔끔한 마무리다.

솔직히 뜬금없었다. 최종평가가 끝나고 멘티들에 의해 ‘아임 유어 프렌드’가 불려졌을 때, 그리고 신승훈에 의해,

   
 
“탈락이란 말은 안 할거야. 두 명은 생방송에 나오는 제자가 됐고, 나머지는 그냥 내 제자...”

라는 말이 들려졌을 때도 과연 그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어떤 사연들이 있었는가?

내내 지적해 온 부분이다. 오히려 그런 점에서 김윤아조가 훨씬 나았을 수도 있다. 배치도 절묘하다.

너무나 쿨하게,

“김한준씨, 탈락입니다.”

   
 
그야말로 멘토라는 것에 대해 틀로 짜놓은 것 같다. 더도 덜도 없이. 물론 그동안 우여곡절도 있었다. 나름대로 이슈가 되었던 안아리와의 일이라던가, 정희주와 백새은은 무대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다. 위태위태하게 그러나 지금에 와서 <위대한 탄생>의 모범생으로 올라온 정희주와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을 것 같더니 천지개벽이라도 한 듯 놀라운 변신을 보여준 백새은. 그러나 기본적으로 배우고 가르친다고 하는 멘토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간결함과 선명함이 있었다. 그래서 보고 나서도 감정의 여운이 적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강조되는 것이 있고 그들만의 감동과 완성도가 있다.

그에 비하면 사실 신승훈조의 경우는 멘토와 멘티가 부딪히거나 얽히는 과정부터가 생략되어 있었다. 너무 매끄러웠다. 멘티들은 하나같이 착했고, 멘토는 너무나 따뜻했다. 멘티들은 하나같이 성실했고 멘토는 너무나 자상했다. 특별한 이야기조차 없이 마지막 무대에서 특별히 주목되는 멘티마저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전혀 뜬금없이 감동으로 몰고가려 하고 있었으니. 그 자체만 보았을 때 함께 감동하는 시청자도 있었겠지만 갑작스런 눈물과 감동에 당황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무대 자체가 드라마를 만들지 못하면서 단지 신승훈 자신의 모노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신승훈조의 산뜻함은 다른 잡스런 요소 없이 신승훈 자신만을 드러냄으로써 나타나는 선명함이었을 것이다.

항상 지적해 온 것이었다. 정작 멘토링을 채택하고서도 정작 멘토링 과정에서의 이야기에 소홀하다. 멘토링 과정에서의 멘토와 멘티 사이의 이야기에 너무 냉정하다. 그것이 하나의 장점이기도 하겠지만 멘토링을 채택한 이상 그것은 자신의 강점을 죽이는 일이다. 김윤아의 조에서 백새은이 무대에 서기까지 예고편에서 나왔던 것처럼 길거리 공연 등 그녀의 무대공포증을 고치는 과정이 나와주었다면? 김윤아와 안아리 사이의 갈등이 봉합되는 과정이 있었다면? 신승훈이 눈물을 보이기 전에 신승훈과 멘티들과의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있어 주었다면? 그러나 신승훈이 있고 멘티가 있을 뿐이었다.

하긴 어떻게 보면 또 그렇기 때문에 걸리는 것 없이 산뜻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태원조의 경우는 너무 그 여운이 짙어서 한참을 헤어나지 못했는데, 그런 상태에서 생방송에 들어갔다면 그것도 꽤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전채는 진한 것으로 먹어도 디저트는 너무 진한 것으로 먹으면 곤란하다. 더구나 다음 약속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다시금 음식을 맛보고 평가해야 하는 자리라면.

김태원조가 있음으로써 방시혁조와 이은미조까지 기다리며 지켜볼 수 있었다. 김윤아조와 신승훈조가 있음으로써 멘토스쿨을 성공적으로 멘토스쿨이 의미하는 바를 선명히 드러내 보이며 깔끔하게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편집의 묘미랄까? 그래서 김태원조로부터 신승훈조까지 수미일관하며 기승전결이 완성된다.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이며 드라마로써다. 제작진의 역량이 드러난 부분일 것이다.

   
 
하여튼 데뷔 이후 몇 번의 큰 성공을 제외하고는 항상 음지에서 소외된 채 지내야 했던 김태원과, 반대로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트로피처럼 항상 양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최고의 위치에서 군림해 왔던 신승훈과, 하필 멘티들까지 닮아 있다. 어쩐지 보기만 해도 사연이 줄줄 흘러나올 것 같은 양정모, 손진영, 백청강, 이태권과, 한없이 밝고 유쾌하고 따뜻한 조형우, 윤건희, 황지환, 셰인과, 그런 점도 주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음악인이 이렇게 걸어온 길이 달랐고, 멘토로써 그 멘티들과, 멘티들과 만들어가는 이야기마저 이렇게 다르다. <위대한 탄생>이기에 보일 수 있는 부분이었을까?

   
 
김윤아조는 또 김윤아의 개성에 어울리가. 항상 쿨하고 멋진 김윤아의 스타일에 맞게 잡스러운 것 없이 끝나는 그 순간마저 감정의 잔재 없이 철저히 멘토와 멘티로써, 오디션으로써 끝나고 있었다. 비브라토가 없어서 아름다운 노래. 서사가 없어서 아름다운 멘토링. 오디션.

하기는 물론 방시혁조에는 방시혁조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은미조에는 이은미 멘토의 개성이 만들어가는 이은미조만의 이야기가 있었다. 각자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었고 그것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일관된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다만 역시 서사가 보다 강조되었다면. 지금도 아쉬운 부분이다. 조금 더 멘토와 멘티 사이의 이야기가 강조되어 들려졌다면 그동안의 숱한 오해와 불신들도 미연에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역시 자초한 부분이 크다.

정희주는 누구나 인정하는 노력파일 테고. 음악을 이해하고 표현하려는 기본적인 자세가 되어 있다. 김윤아의 말마따나 음악적인 명석함일 것이다. 백새은의 변신은 그야말로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김한준이나 안아리도 놀라운 발전을 보여주었다. 차라리 마력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셰인의 미성과 여전히 호흡의 불안을 보이는 윤건희, 과도한 욕심으로 무대를 망친 조형우, 여전히 황지환의 리듬감은 탁월하다. 가장 눈에 띈 멘티라면 노력과 성장이라는 오디션의 주제를 잘 보여준 정희주와 백새은, 그리고 매혹적인 보이스칼라를 보여준 셰인 정도가 주목할 만하다 할 것이다.

드디어 멘토스쿨이 끝나고 다음주는 패자부활전이다. 패자부활전이 끝나고 나면 대망의 생방송이다. 멘티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멘토스쿨 이후 또 얼마나 성장하고 얼마나 발전했는가?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얼마나 새롭게 변신하여 모습을 보여주는가? 여기까지가 전개였다면 이제 절정으로 치달려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지적해 보자면, <위대한 탄생>의 시즌2를 기획하고 있다면 이번에는 멘토스쿨에 조금 더 시간과 기회를 할애해 보면 어떨까? 기왕에 멘토시스템을 채택했고, 멘토를 강점으로 내세우고자 한다면 멘토와 멘티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조금 더 비중을 두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드라마를 필요로 한다. 오디션은 드라마다. 그 드라마가. 그 이야기들이.

   
 
아름다운 대비였다. 그리고 훌륭한 마무리였다. 김태원과 신승훈. 어쩌면 너무나 다른 개성의 음악인 - 멘토들이 만들어낸. 다음 주를 위한 준비의 시간이다. 감정도. 이성도. 여운도. 기다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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