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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재인 "차라리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였으면 어땠을까?"
곁가지가 너무 많다.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2011년 11월 24일 (목) 08: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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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azzasi@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벌써 반이 지나갔다. 총 24회 예정에, 어제까지 방영된 분량이 13회, 반이 훌쩍 넘어가고 있는데 그러나 과연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한 가지만 하면 좋을 것이다. 사랑을 하거나, 출생의 비밀을 밝히거나, 아니면 성공을 하거나. 물론 셋 다 병행하는 것도 가능하기는 하다. 그렇다면 조금 더 간략하게 압축해서 보여주면 어떨까? 24회라는 것이 그렇게 많은 회수가 아니다.

미니시리즈가 갖는 장점이다. 사실 우리나라 미니시리즈는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서도 미니시리즈라기에도 뭣한 상당한 분량을 자랑한다. 그런 만큼 일본드라마는 우리나라 드라마에 비해 훨씬 간결하고 빠르게 진행된다. 과거 주말드라마와 별 차이 없이 방대한 분량의 드라마가 방영되던 주중의 드라마시간대에 미니시리즈가 주를 이루게 된 이유였다. 이야기가 간결하고 빠르다.

일일드라마라면 물론 그같은 시시콜콜한 장면들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당연하다. 그같은 일상의 에피소드야 말로 일일드라마, 혹은 시트콤의 장점일 것이기 때문이다. 주말드라마라면 아무래도 전체 분량에서 여유가 있는 만큼 조금 이야기가 곁으로 새더라도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러나 미니시리즈는 어떠한가? 벌써 13회인데 앞으로 11회 안에서 김영광(천정명 분)의 성장과 윤재인(박민영 분)의 성공, 그리고 서인우(이상우 분)의 치유를 모두 담아낼 수 있겠는가?

진짜 일일드라마인 줄 알았다. 주말드라마를 보고 있는 줄 알았다. 이제 겨우 입사시험이 끝나나 싶더니만 수습으로 첫출근을 앞두고 난데없는 윤재인의 꾀병 헤프닝이다. 물론 박군자(최명길 분)의 변신이 가족들에게 상당히 충격이고 놀라움일 수 있지만, 더구나 김영광과 윤재인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그런 장면이 한 번 쯤 나와주는 것이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좋다. 하지만 과연 드라마가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거대상사에 들어가 아버지 김인배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밝히고, 서재명(손창민 분)과 대등한 입장에서 그의 죄상을 밝히고 응징하여 몰락시킨다. 최소한 그 정도는 되어야 주인공인 보람이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남은 11회 안에서 어떻게 그러한 성장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출근하는 것만도 벅찼다. 출근해서 수습으로 거대상사라고 하는 현실에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급했다. 그렇게 현실과 부딪혀 싸우며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어야 했었다. 하긴 서재명이 그렇게 불러다 폭행까지 가하고 있는 처지인데 과연 오너의 눈밖에 난 김영광이 거대상사 안에서 어느 정도나 성장할 수 있을까? 출근은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수습 첫날 출근을 안 해 버린 김영광의 선택은 옳았는지도 모른다. 오너의 눈밖에 나서 아무리 허영도(이문식 분)이 유능한 영업맨이고 거대상사에 필수적인 존재라 할지라도 과연 김영광은 어느 정도나 버텨낼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차라리 거대상사에 입사를 포기하고 다른 방향으로 성공을 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론 남은 분량 안에서 가능하다면.

거대상사 입사에, 윤재인은 다시 서인우를 치유하는 일이 걸리고, 여기에 서인철(박성웅 분)과 서인우의 갈등, 그리고 윤재인과 김영광의 멜로, 윤재인의 출생의 비밀은 기본으로 깔고, 김영광을 짝사랑하는 차홍주(이진 분)와의 삼각관계는 덤이다. 여기에 윤재인의 생모 여은주(장영남 분)가 깨어나고, 윤재인의 출생의 비밀을 안 박군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가 얽혀들고, 그런데 날이 갈수록 벌리기만 하지 진행되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윤재인의 출생의 비밀을 알았어도 박군자 역시 남편처럼 자기만 알고 말 뿐이다. 잘해준다고 하지만 김인배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죄책감으로 인한 인정에 불과할 뿐 여전히 윤재인을 자기 자리로 돌려보내는데는 소극적이다. 그저 박군자가 알게 된 비밀이란 박군자의 집에서 윤재인이 홈코미디를 찍는데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하기는 윤재인의 출생의 비밀이라는 것도 과연 이제 이것이 비밀이기는 한가 싶을 정도다. 김영광마저 알았다. 서인철도 알고, 서인우도 알고, 김영광의 어머니 박군자도, 누나 김경주(김연주 분)도 그것을 안다. 김영광조차 - 아니 도대체 어떻게 아직까지 윤재인의 그 공을 보지 못하고 있었는가 의문이 들 정도다. 그러거도 김영광 역시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혼자서만 알고 있고. 모르고 있는 것은 윤재인 혼자랄까? 윤재인 자신만 모르고 있는 출생의 비밀일 것이다.

뭔가 무너지는 느낌이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을 텐데. 그것이 장차 윤재인이 서재명과 맞서는 이유이며 무기가 되어야 했을 터인데. 그런데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이 다 안다. 서재명과 윤재인만 모른다. 모두가 아는데 두 사람만 모른채 마지막 순간을 기대한다고 과연 어디까지 흥이 오르게 될까? 궁금하기는 할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는 바람에 정작 아무것도 담아내지 못했다. 너무 많은 것을 늘어놓으려다 보니 확실한 중심 없이 곁가지만 무성하다. 꾀병을 부리고, 그로 인해 서인우와 차홍주가 찾아와 사랑싸움이나 벌리고, 그리고 끝나고 보았더니 아무것도 나아간 것이 없다. 윤재인의 출생의 비밀마저 모두가 알아 버린 채, 거대상사에서 영업맨으로써 성장과 성공을 그려내야 하는 부분까지도 이제 겨우 수습기간이다. 시즌제로 몇 시즌을 더 방영할 계획인가.

어쩌면 명확한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직 결론을 말하기 애매할 때 사람들은 흔히 말을 돌리고 하지 않던가. 드라마의 말돌리기였을까? 어떤 식으로 김영광을 성장시키고, 윤재인을 성공케 할지, 어떻게 등장인물들의 갈등을 만들고 그것을 조율할지. 그러고 보면 허영도의 영업팀 멤버들도 분량이 너무 없다. 그들은 또 왜 출연한 것일까?

윤재인의 웃음이 허공에 붕 뜬다. 기분이 좋아야 할 웃음이 현실감 없는 이야기 속에 실체 없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감상도 떠다닌다. 드라마로서만 본다. 전혀 이입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일일드라마이거나 주말드라마였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필 미니시리즈라서.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다만 그럼에도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조금은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면 싶지만 매번 그 자리다. 이미 오래전에 지겨워져 있다. 평가하기조차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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