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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의 드라마톡] 사랑하는 은동아 12회 "통쾌하고 시원한 사랑,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드라마와 지독한 사랑에 빠지고 마는 이유
2015년 07월 05일 (일) 11: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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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사랑하는 은동아 ⓒ드라마하우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종편채널 jtbc의 금토미니시리즈 '사랑하는 은동아'가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자칫 답답한 신파로 빠지기 쉬운 멜로라는 장르에서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듯 후련한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멈추지 않는다. 머뭇거리거나 망설이지 않는다. 마냥 울고만 있지 않는다. 불쌍하지 않다. 무언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주저없이 부수고 나가려 한다. 부수지 못한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리든 먼 길을 돌아서라도 반드시 서로에게 닿으려 한다. 믿고 있다. 서로의 마음을. 서로를 향한 서로의 진심을. 마침내 닿을 수만 있다면 그때부터 시작이리라.

아무리 오랜 시간을 헤어져 있어도 바로 어제 헤어진 것처럼. 서로 엇갈린 채 만나지 못했던 10년이라는 시간조차 어느새 잊은 듯 모든 것이 자연스럽기만 하다. 언제나 사랑하고 있었을 테니까. 단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았던 적이 없을 테니까. 은동(김사랑 분)에게 자신이 사는 집을 보여주며 지은호(주진모 분)가 한 말 그대로일 것이다. 은동이 없을 때에도 지은호의 곁에는 항상 은동이 함께였었다. 은동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동안 은동은 항상 그의 곁에 있어 왔었다. 새삼 자신의 집에 은동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전혀 놀랍거나 어색하지 않다.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로 원래의 주인이 돌아와 있을 뿐이다. 어제처럼 사랑하고, 오늘처럼 사랑하고, 내일처럼 사랑한다.

잠시 위기는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지은호를 향한 남편 최재호(김태훈 분)의 노골적인 증오와 분노에 은동이 아닌 서정은은 잠시 움츠러들고 만다. 지은호가 다쳐서는 안된다. 다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깨닫는다. 무엇이 진정 지은호를 다치게 하는지를. 손가락을 다친 것은 자신인데 오히려 지은호가 더 놀라서 허둥거리고 있었다. 고작 손가락을 조금 다친 것 뿐인데도 세상이 끝나기라도 한 듯 자기가 더 아파하며 분노하고 있었다. 만일 어떤 이유로든 자신이 다친다면 그보다 몇 배나 더 큰 상처를 입고 괴로워 할 것이 바로 지은호라는 사람이다. 자신도 역시 마찬가지다. 지은호가 다친다면 자신 역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은 이 얼마나 지독한 기만이며 모순인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자신이 아픈 것보다 그쪽이 더 고통스럽다. 그러면 자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은? 자신만큼이나, 어쩌면 자신보다 더 자신을 사랑하고 있을 그 사람의 입장은 어떻게 되는가? 자신이 아프고 고통스러운데 그 사람은 마냥 편할 수 있을까? 자신을 지켜냈다고 마냥 행복해 할 수 있을까? 고작 그런 정도에 불과했던 것일까?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 사람이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도 먼저 자신이 행복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어느 누구도 희생하지 않는, 누구도 아파하거나 힘들어하지 않는, 그런 온전한 행복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순수한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간결한 것이다. 고집스럽고 지독하다. 조서령(김유리 분)과 최재호 두 사람의 사랑이 그들의 그것과 비교되는 이유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과 함께 있어 행복하지 않은데 자신 역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기 위해 그의 행복을 부수고 짓밟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락으로 떨어질수록 자신 역시 함께 지옥으로 떨어질 뿐이다. 상실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그들에게서 마음의 여유를 빼앗아 버린다. 지금에 와서 과연 자신들의 행동이 진정 자신들의 사랑을 위한 것인가 확신조차 남아 있지 않다. 그들 역시 처음에는 행복해지려 사랑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다. 그래서 더 보기좋은 것이다. 올곧게 사랑만 하는 그들이. 그저 평범하게 사랑만 하려는 그들이. 사랑으로 행복해지고, 사랑으로 웃는다. 서로를 믿고 사랑을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신 역시 믿을 수 있다. 용감해진다. 과감해진다. 단 한 사람, 그들에게 진정 두려운 것은 가장 사랑하는 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은동의 경우는 여기에 한 사람 더 더해진다. 최재호를 위한 구원의 열쇠이기도 하다. 최소한 최재호는 아들 최라일(박민수 분)을 진짜 자신의 아들로 여기고 사랑하고 있었다. 그것만은 진실이기를 바란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해 줄 수 있다. 서로를 위해서라면. 자신을 위해서라면. 그래서 마주보는 두 사람의 표정에는 어떤 두려움도 거리낌도 보이지 않는다. 오롯이 믿고 오롯이 자신을 내맡긴다. 10년만에 같은 공간에 함께 머물면서 넘치는 감정과 충동에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간지럽도록 부럽고 설렌다. 진정한 사랑이란 정신과 육체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다. 이미 사랑을 알고 미치도록 사랑을 경험했던 두 사람이다.

지은호의 동생 박현아(김윤서 분)가 최라일의 출생의 비밀을 밝혀낸다. 아버지(정동환 분)의 예감은 얼핏 짓궂기까지 하다. 아버지와 함께 야구를 할 수 있다. 아버지란 누구인가. 마지막으로 몰아친다. 서정은의 양부까지 나서서 지은호를 궁지로 몰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혀 불안하거나 하지 않은 것은 어느새 그들의 서로를 향한 믿음에 동화되어 버린 때문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어떤 일로도, 결코 그들은 흔들리거나 하지 않는다. 마지막을 향해 간다.

어쩌면 물처럼 담담한 영상과 대사들이 있어 더 잡힐 듯 가까이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익숙한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차라리 냉정할 정도로 아무일없는 이야기들이 왜곡됨 없이 보여진다. 드라마와 사랑에 빠진다. 지독한 중독이다. 헤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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