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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10.15 07:55

위대한 탄생 "동경의 드라마, 엄친딸 배수정의 스타등극을 예감한다!"

위대한 캠프 시작, 설레이면 이기고 긴장하면 진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연민이고, 다른 하나는 동경이다. 연민이란 위로이고, 동경이란 만족이다. 현실의 우울함에 대한 연민이며, 그것을 잊고자 하는 대리만족인 셈이다. 낮은 위치에서 어려운 현실을 하나하나 이겨내며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드라마도 좋지만, 이미 최고인 상태에서 다시 너무나도 당연하게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드라마 역시 짜릿한 흥분을 느끼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엄친딸이란 분명 이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단어일 것이다. 바로 영국에서 온 배수정씨다. 영국 최고의 명문 가운데 하나인 런던정경대(LSE)를 그것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그리고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은 세계 4대 회계법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E&Y. 외모도 수려한데다 노래실력은 저 냉정한 윤상마저 겸손해지게 만들 정도다. 가장 쉬운 것이 공부라더니 노래마저도 가장 쉬웠던가. 이래서야 질투조차도 생기지 않는다. 그저 우러를 뿐.

물론 그렇기 때문에 배수정씨에게도 치명적인 한계는 존재한다. 정확히는 불안요인이다. 이선희의 말대로다. 만일 그토록 완벽하게만 보이던, 그래서 대중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았던 그녀에게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 보이게 되면 어떻게 될까? 잠시의 부진은 일시적인 역경으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그 자체로도 완전무결의 무오류성에 흠집을 내게 된다. 약점을 보인 동경은 더 이상 동경이 아니다. 질투가 되고 시기가 된다. 누군가의 동경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래서 힘든 일이다. 지금 보이고 있는대로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기는 하지만 항상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은 그녀의 가장 큰 약점일 것이다.

더구나 과연 음악이라고 하는 힘들고 불확실한 일을 위해 E&Y라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최고의 직장을 저버릴 수 있을 것인가? 당장 위대한 캠프가 끝나고 위대한 스쿨이 시작되면 최소 한 달 이상을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머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고 우승하여 바로 가수로 데뷔하여 스타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까지 잘 포장하여 보여줄 수 있다면 현재로서 배수정씨야 말로 가장 유력한 <위대한 탄생> 시즌2의 우승후보가 아니겠는가? 드라마가 있고, 실력이 있고, 자기만의 확실한 캐릭터와 매력이 있다.

그럼에도 그녀가 <위대한 탄생>의 스타가 되지 못한다면 당연히 <위대한 탄생>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스타가 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었는데 스타가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프로그램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물론 배수정씨 이외에도 다른 재능과 실력, 드라마, 캐릭터 등을 모두 갖춘, 배수정씨보다 나은 조건들을 갖는 참가자가 여럿 있다면 그녀 역시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기대하는 것이다. 배수정씨가 <위대한 탄생> 시즌2의 스타가 되는 모습을.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배수정씨마저 누르고 스타가 될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그만큼 훌륭하고 매력적이었다. 인상적이었다. 그녀를 기준으로 다른 참가자들을 판단해도 좋을 정도로. 첫날 그리고 가장 주목했던 참가자의 등장이었다. 누가 보아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재능이고 실력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캐릭터이고 드라마였다.

더불어 필자가 주목한 것이 두 사람, 한 사람은 윤상으로 하여금 굳이 칭찬을 하기 위해 불러세우게끔 만든 최정훈씨와 다른 한 사람은 예의바라진 대신 음악까지 예의바라진 김태극씨였다. 배수정씨만큼이나 특별한 목소리였을 것이다. 아직 드라마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개성있는 외모가 그 자체로 캐릭터가 되어 준다. 목소리가 그 자신의 지문이다. 그에 비하면 김태극씨는 오디션에 주눅든 나머지 원래의 자기 모습을 잃지는 않았는가.

김태극씨의 본질은 예의바르고 조용한 착하고 바른 사람에 있는 것이 아니었을 터다. 그보다는 되바라질 저도로 솔직하고, 발칙할 정도로 당당한 모습이었다. 그의 음악에도 그래서 그러한 자신감이 내비치고 있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억지로 모습을 꾸미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으니. 과연 예의바르고 노래가 재미없어진 김태극씨와 솔직하고 당당하지만 음악이 재미있는 김태극씨, 어느 쪽을 더 응원하게 될까? 설레이면 이기고 긴장하면 진다는 말 그대로 무대를 스스로 즐길 수 있어야 했는데 즐기지 못했다. 다음 무대에서는 예선에서 보여주었던 그 되바라진 당당함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예선에서 그다지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이서연양의 무대는 과연 아이들은 빨리 자라는구나 하는 평범한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 사이 이렇게까지 노래가 느는가? 함께 무대에 오른 김경주양 역시 친구의 몫까지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부족하던 리듬감을 꽉꽉 채우며 상당한 수준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예선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던 신예림양의 무대는 지나치게 예선에서의 작은 성과에 자만한 것은 아니었는가.

신용수씨나 차여울씨 같이 지적되었던 자신의 단점을 훌륭히 고치고 올라온 참가자가 있는 반면, 또 어떤 참가자들은 오히려 그때만도 못한 무대로써 가차없는 질책을 받고 있었다. 예선을 통과하고 위대한 캠프에 참가하기까지의 시간이란 그저 마냥 기다리는 시간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노래를 듣고 그것을 객관화하여 판단한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노력한다. 그를 위해 심사평을 하면서도 하나씩 과제를 던져주었던 것이었는데. 그것을 알고 고친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들. 그만큼 절박했다는 뜻이고, 그러면서도 영리했다는 뜻일 것이다. 우직함만으로 버텨내기에는 프로의 세계가 만만치 않다.

지난 예선에서의 지적받던 모습과 위대한 캠프에서 일취월장하여 발전한 모습, 그 비교 속에서 참가자들 자신이 시청자들에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이만큼 노력했구나. 원래는 이랬었는데 지금은 이런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특히 많은 발전을 보인 참가자의 경우 그러한 비교를 통해 참가자 자신에 대한 호감과 캐릭터가 만들어진다. 주목하지 않던 참가자가 어느새 괄목상대하여 시청자와 심사위원을 놀라게 한다면 그것도 대단한 즐거움인 것이다.

하기는 그것이 위대한 캠프의 매력이었다. 심사과정에서 심사위원이 내준 숙제와 그것을 검사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보여지는 성장과 그것을 가능케 한 재능과 노력. 여기까지 와서 떨어지고 만 사람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것이 바로 오디션이라 하는 것이다. 가장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평가일 것이다. 같은 시간을 주었고, 또한 같이 숙제를 내주었다. 그것을 훌륭히 풀어낸 참가자와 그렇지 못한 참가자, 실력 역시 그래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안타깝지만 성실하지도 영리하지도 못했기에 그들은 떨어지고 말았다.

역시나 심사위원 자신의 서로 다른 개성과 취향들이 충돌을 일으키고, 결국 멘토제인 탓에 조금 문제가 있어도 멘토이기도 한 심사위원의 선택에 따라 살아 올라가기도 한다. 그래봐야 마지막에 멘토스쿨까지 선택되어지는 것으 20명, 멘토의 선택을 받아야 멘티가 될 수 있다. 1차 예선의 통과가 위대한 캠프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의미가 사라지듯 지금의 합격 역시 다음의 무대에서 합격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그 의미가 갈리리라. 각각의 서로의 위치와 취향에 따른 음악적 견해의 차이는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서도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는 부분이다. 그런 것이 또한 <위대한 탄생>만의 독특함일 테지만 말이다. 심사위원 자신이 심사위원이기 이전에 그들을 가르쳐서 생방송 무대에까지 올려야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시작부터 너무 셌다. 배수정이라니. 최정훈도 역시 만만치 않았다. 떨어졌지만 서혜인 어린이의 일순간 보여준 무대에서의 매력은 놀라웠고, 아직 주목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언제 어떻게 돌변할 지 모르는 참가자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다음주는 더 심할 듯하다. 예선에서 그랬듯 첫날의 훈훈함에서 다시금 독설퍼레이드가 시작될 모양이다. 그리고 아직 보여지지 않은 수많은 가능성있는 참가자들도. 이런 재미에 본다. 그것을 깨닫게 한다. 재미있었다.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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