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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를 지켜라 "아이같은 어른, 어른 같은 아이..."
아이들은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기에 순수할 수 있다.
2011년 09월 08일 (목) 09: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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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azzasi@stardailynews.co.kr

   
 

참 바르게도 자랐다. 어쩌면 이리도 의젓한가. 어른들은 마치 아이처럼 싸우는데, 아이들은 오히려 당당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다. 더구나 어른들이 싸우는 이유란 것이 결국은 자식들에게 돌아갈 회사의 경영권 문제다. 그러나 경영권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닌데 너무 의연하다.

결국은 어른이기 때문이 아닌가. 아이인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세상을 알기에 더욱 욕망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어른과, 아직은 그렇게까지는 아닌 순수를 간직한 아이들과. 어른이 아이가 되고 아이가 어른이 되는 이유다. 이성에 의한 도덕적 판단이 배제된 본능만이 남은 상태인 어른은 아이를 닮고, 비록 이성이 발달되기 전이지만 세상경험이 적은 만큼 욕망에 대해서도 그만큼 절실하거나 치열하지 않은 아이들은 어른을 닮는다.

결국 노은설(최강희 분)과 아들 차지헌(지성 분)의 관계를 허락하면서도 주위의 눈을 생각해서 노은설 자체를 세탁하려 드는 차봉만(박영규 분) 회장과 그런 사정따위 아랑곳없이 노은설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만 솔직하려는 차지헌의 모습일 것이다. 분명 사랑을 대하는 데 있어서는 아이인 차지헌 쪽이 보다 본능에 충실하다. 반면 차봉만은 어른답게 주위를 돌아볼 줄 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현실을 돌볼 줄 아는 차봉만은 더욱 악착같이 집요하게 차지헌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자 하고,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하는 차지헌은 그에는 무심하다. 한 걸음 물러서 있다. 결국 차봉만과 신숙희(차화연 분)가 진흙탕싸움을 하는 가운데 차지헌이 한 발 물러서 있을 수 있는 이유다. 한 마디로 아이들이 돈을 얼마나 알겠는가. 그래서 어른들은 돈을 위해 싸우고, 아이들은 예쁜 조약돌을 가지고 싸운다. 단지 물욕은 추하고 사랑에 대한 집착은 보기에 꽤 아름다워 보인다는 점일 것이다.

하기는 결국 먼저 반칙을 저지르고 마는 것은 차무원보다 한참 절실했던 차지헌이었다. 차무원은 차지헌에 비하면 그다지 절박한 것이 없었다. 잘 되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크게 문제는 없다. 가슴이 아프기는 할 것이다. 그가 일찌감치 노은설을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는 결국 노은설보다는 자기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므로. 그에 비하면 노은설 자체에 집착하는 차지헌의 집요함이란 과연 어떠한가. 아이처럼 툭탁거리며 싸우는 차봉만과 신숙희의 모습이 그것이다. 그래서 차지헌은 노은설과의 관계에서는 단지 아이가 되었고, 경영권에 대해서는 짐짓 어른인 양 한 걸음 물러서 있었다. 그 차이였을까?

아무튼 참 시원스런 성격들이라 할 것이다. 특히 서나윤(왕지혜 분). 좋아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데 굳이 포기하겠다 보내주겠다 자기 입으로 선언하고. 그러면서도 그 대상인 노은설에 대해서는 뻔뻔스레 그녀의 집에 빌붙는다. 그리고는 그에 대한 감정과는 별개로 친구로써 그리고 비즈니스의 대상으로써 차지헌을 찾아와 커피숖의 홍보를 돕는다. 차무원이 노은설에게 차일까봐 겁난다 고백한 것에 질투나서 그랬다며 오는설을 일부러 치고는 당당하게 선언하는 모습 역시.

굳이 재벌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치정극이라면 무언가 음습한 것이 있어야 할 텐데. 그래서 매회 기대한다. 차무원이 끝내 변하게 되지 않을까. 노은설을 차지헌에 빼앗기고, 경영권을 서로 다투면서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되어 가지 않을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아이처럼 순수하면서도 누구보다 올곧은 서나윤의 존재가 그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더라는 것이다. 더 이상 자기가 주인공이 아님을 순순히 인정하고, 순전히 친구로써 자기가 포기한 사랑을 고민하는 노은설에 조언을 해주는. 차지헌의 외면에 마스카라가 번지도록 서럽게 울고 있던 그녀였다.

과연 드라마는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그래서 걱정인 것이다. 신숙희는 차봉만이 알아서 해결한다. 차봉만 역시 이미 노은설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차무원은 여전히 노은설이 좋다고 말하고 있고. 서나윤은 아예 노은설의 친구다. 사건을 만들고 주요인물들을 휘말고 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동인이 눈에 뜨이지 않는다. 역시 후보는 차무원일 텐데. 아니라면 외부에서 캐릭터를 들여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 눈길을 끌만한 자극적인 상황은 없다는 것 같아서. 어느 정도는 부모들처럼 행동에 나서야 사람들의 눈에도 띈다.

너무 건전한 것이 걱정일 정도로 정말 주요 인물들의 말이며 행동이 상당히 모범적이다. 바른생활 청년들이다. 무언가 극적인 사건이나 사고가 있어야 시청률도 높아질 텐데. 그러나 정작 차지헌과 차무원이 서로 경영권을 다투게 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게 될 것 같다. 자극적이지 않아 좋지만 조금은 우려가 되기도 한다. 너무 말끔하다. 노은설이 차지헌을 선택하는 과정마저. 물욕이나 집착은 없었던 것일까. 그래서 재미있지만 조금은 밋밋한 감이 있다. 아쉬운 것은 없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계략으로 신숙희로 하여금 보다 비싼 가격에 PS유통을 인수케 하여 곤란한 상황으로 차봉만이 몰아넣었지만, 그래서 사실 이를 계기로 차지헌과 차무원이 차봉만, 신숙희에 대항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도 했었지만, 결국 차봉만 회장의 어머니 송여사(김영옥 분)의 강압 때문이었다. 더불어 후계자는 둘 중 잘난 쪽으로 정할 것이며 싸움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후계자경쟁이 시작될 듯하다. 역시 변화는 기대하지만 지금대로도 좋지 않을까. 기분이 좋다. 노은설 역시 자기 감정에 충실하려 들고. 혼자가 되어 버린 차무원과 그의 곁에 있는 서나윤도. 여기서는 이야기에 변화가 있을까?

어떻게 전개될까 섣불리 짐작이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누구 하나는 악역이 되어야 할 텐데. 그러나 굳이 바라고 싶지는 않다. 이대로도 좋다. 즐기며 보고 있다. 재미있다. 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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