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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의 드라마톡] 야경꾼일지 4회 "얽히고 엇갈리는 운명, 그들이 만나다"
아직 어수선한 초반, B급스런 개성이 눈에 들어오다
2014년 08월 13일 (수) 08: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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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청수대비(서이숙 분)가 박수종(이재용 분)에게 넌즈시 월광대군(정일우 분)과의 혼담을 제안하는 것을 보면서 조선전기 인수대비가 연산군으로부터 진성대군을 지키기 위해 연산군의 처남이던 신수근에게 혼담을 제안하던 장면을 떠올리고 말았다. 중종반정에 반대하다가 결국 신수근 자신은 죽임을 당하고 있었지만, 바로 그 신수근으로 인해 진성대군은 중종으로 즉위하기까지 연산군의 위협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받을 수 있었다.

두 가지 의도였을 것이다. 월광대군 이린의 말처럼 갈수록 대신들과 대립하며 왕권을 강화하려 하는 임금에 대해 선왕의 적장자로써 오히려 정통성에서 우위에 있는 월광대군을 내세워 그 권위를 실추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하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 위험천만한 혼사가 아예 성사될 수 없도록 임금의 힘을 빌어 월광대군을 죽이고자 하는 것이 또 하나, 아마 모르긴 몰라도 박수종과 박수련(서예지 분)의 마지막 또한 신수근과 단경왕후의 그것과 닮아 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년 월광대군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는 호위무사가 박수종의 외조카이자 박수련의 사촌인 무석(정윤호 분)이라는 점일 것이다. 어차피 역사와는 상관없는 드라마다.

   
▲ MBC 제공
사담(김성오 분)의 접근으로 그렇지 않아도 불안하던 임금(김흥수 분)과 그를 옹립한 박수종 사이의 대립이 심화되고, 소격서의 재설치를 기회로 삼고자 박수종은 월광대군을 끌어들이려 한다. 월광대군을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청수대비의 근심과 월광대군에 이끌려 반가의 규수로써 혼기마저 놓친 박수종의 딸 박수련의 애닲은 사랑이 있다. 무석은 매란방에서 운명적인 이끌림과 만나지만 그러나 만남도 구함도 모두 월광대군보다 한 발 늦었다. 너무 뻔한 설정이라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먼저 만났고, 징표도 나누었으며, 위기에서도 먼저 도하를 구했다. 그리고 오해와 엇갈림으로 끊임없이 서로를 의식하며 부딪히고 있다. 위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대단한 일들을 벌이든 어느 시대에나 청춘남녀들은 그들만의 격정적이고 치열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 때로 목숨까지 걸어가며.

전형적이지만 왕을 중심으로 궁궐에서 일어나는 거대서사와 저자에서 월광대군을 중심으로 엇갈리는 사소한 일상들이 절묘하게 대비되고 있다. 다른 많은 작품들에서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과 같이 결국 젊은이들을 죽이는 것은 항상 더 크고 더 대단하고 더 가치있는 것을 추구하는 훌륭한 어른들인 것이다. 나이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데 임금은 부쩍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담과 언니 연이(유다인 분)의 사정에 의해 도하 역시 먼 한양까지 와서 폭풍에 휘말리고 만다. 무석이나 박수련이나 아직은 순수하기만 할 뿐이다. 월광대군의 방탕함조차 가련하기만 하다. 사담은 자기 앞에 나타난 도하를 이용해 무언가를 꾸미려 하고 있다.

아쉽다면 사담이 어째서 그토록 소격서에 집착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는 것일 게다. 임금의 주위에 머무르며 임금을 마음대로 쥐고 주무르려 하는 것이라면 굳이 소격서라는 형식을 빌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비밀리에 이루어질 것들, 아무도 알지 못하게 비공식적으로 근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면 더 유리할 것이다. 결국은 소격서 취재를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무격들일까? 그런데 또 어째서 소격서 취재인데 무격들이 몰려드는 것일까? 무격과 소격서에서 주관하던 도교의식은 그 근본부터 전혀 다르다. 소격서의 장 역시 제조가 아닌 령으로써 종5품에 불과했다. 물론 그다지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어차피 드라마는 그같은 사소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무시하고 지나가고 있다.

예전 무용가가 무술을 배우게 되면 매우 무서워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춤꾼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태권도까지 했었다. 물론 대역도 썼겠지만 무술하는 장면에서 정윤호의 몸동작이 매우 정확하고 아름답다. 목소리와 발성이 많이 아쉽다. 어지간히 노력해도 그다지 티가 나지 않을 목소리이고 발성이다. 그에 비해 몸으로 하는 액션연기는 확실히 남다른 데가 있다. 조금 더 능숙해진다면. 정윤호를 위해서라도 보다 많은 액션장면이 필요하다. 그것을 의도하고 굳이 정윤호의 무술장면을 집어넣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귀신들이 날아다니는 특수효과가 참 B급스럽다. 시청자를 설득하기보다 시청자가 먼저 납득하고 보기를 바라는 수줍은 배짱이 엿보인다. 하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장면이기도 하다. 그에 비하면 임금과 사담의 밀회를 엿보는 장면에서 서고로 모이는 귀신들의 모습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다지 비용도 들이지 않으면서 분위기만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충실히 전달한다. 유치한데 또 그런 맛으로 보면 제법 새롭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뻔뻔할 정도로 B급스러운 느낌을 잘 살리고 있는 것이 드라마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나타난다. 아마 드라마의 크고 작은 설정상의 오류들도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가면 납득하기도 쉬우리라.

아직은 많이 어수선하다. 이것저것 보여주고 싶은 것은 많은데 정돈이 되지 않은 느낌이다. 무심하게 건너뛴 부분도 적지 않다. 결국 이후 전개를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들일 것이다. 월광대군이 소격서제조로써 전면에 나서고, 그를 중심으로 도하와 무석이 모이고, 박종수의 의도와 사담의 음모가 사건을 만들어가게 된다. 왕이 된 자와 왕이 되어야 할 자와 왕을 죽인 자, 왕에게 죽임을 당한 자,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이들. 지켜본다. 아직은 남은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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