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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3.03.23 09:05

댄싱 위드 더 스타3 "김경호 1위, 오디션 열풍이 갈수록 시들해져가는 이유"

오디션이 갖는 필연적 문제와 한계를 확인하다

▲ 사진출처='댄싱 위드 더 스타3' 방송캡처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즐거웠다. 마치 마술쇼의 한 장면처럼 완벽한 자기 무대를 만들어 보여주고 있던 이한결이나, 여전한 댄스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던 김완선, 그리고 젊음이 주는 놀라운 에너지와 탁월한 재능의 춤사위를 보여준 페이, 오미희는 우아했고, 남보라는 귀여웠으며, 혜박은 아름다웠다. 자넷리는 강인했다. 이종원의 중후함과 우지원의 압도적인 스케일, 승호와 김대호의 무대까지. 김경호의 낯선 어색함조차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런 재미였다. 이미 사회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유명인들이었을 것이다. 배우였고, 아이돌이었고, 모델이었으며, 스포츠스타였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일가를 이루고 주위로부터도 인정과 존경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댄스스포츠라고 하는 생소한 분야를 만나 그들은 별 것 없는 필자와 같은 평범한 모습으로 급전직하하게 된다. 놀라고 당황하고 어색하고 서툰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럼에도 과연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과연 그들이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체감하게 된다. 인간에 대한 경의이며 동경이며 같안다. 저들도 나와 같다. 그러나 저들은 나와는 다르다.

근육량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심지어 복부비만까지 언급하고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다. 댄싱퀸 김완선이다. 하기는 그녀의 나이도 벌써 그럴 때가 되었다. 치열한 삶의 끝에 어느 순간 자신을 인정하고 포상하게 되는 때가 있다. 데뷔하고 줄곧 일만 해왔으니 이제는 쉬어도 되겠다. 더구나 그 무렵이면 점차 신체의 대사능력이 떨어지며 근육은 줄고 지방이 쌓여간다.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몸은 굵어진다.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저 김완선조차 그렇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놀람과 당혹, 그리고 안도의 감정이 떠오른다. 그녀도 나와 같구나. 이종원의 뻣뻣함도, 김경호의 낯선 어색함도 - 하기는 필자더러 댄스스포츠를 해보라 해도 낯선 이성과 몸을 맞대야 한다는 것이 보수적인 필자의 가치관에 많이 부대끼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오미희처럼 자기가 할 수 있는 안에서 최대한 자신을 표현하며 즐겨본다.

<댄싱 위드 더 스타>를 보게 되는 이유였다. 시즌2에서도 금요일만 되면 신데렐라가 되어 무대를 즐기던 최은경과 도저히 불가능할 것만 같던 굳은 몸으로도 6강까지 살아남으며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었던 김가영이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었다. 춤을 잘 추어서만이 아닌 댄스스포츠라고 하는 생소한 장르에 도전하며 그 도전 자체를 즐길 줄 아는 모습이야 말로 <댄싱 위드 더 스타>가 주는 가장 큰 감동이었던 것이다. 여전히 댄싱퀸이라 불리우지만 이미 신체적으로 많은 한계를 느낄 나이에도 김완선은 과연 어떻게 다른 젊은 참가자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또한 놀라운 도전이며 감동적인 드라마일 수 있을 터였다. 그 무렵 또래의 많은 사내아이들이 그랬듯 필자 또한 김완선의 팬이었다. 그녀가 반갑고 좋다.

하지만 그같은 즐거움은 시청자문자투표를 포함한 이번주와 지난주 무대에 대한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한순간에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김경호가 1위라니. 가장 어색한 무대였다. 너무 긴장했는지 중심은 뒤로 빠져 있었고 자세는 엉거주춤하기 이를 데 없었다. 춤의 동작을 따라가기에도 버거운 나머지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필자마저 어색하게 한껏 긴장해서 무대를 보고 있었을 정도였다. 다른 출연자라면 모를까 그런 김경호가 가장 높은 점수로 첫번째 1위를 차지했다. 그에 비하면 비록 춤은 어색했어도 탈락한 헤박과 제냐의 무대 쪽이 보기에도 훨씬 호쾌했고 아름다웠었다. 결국은 김경호가 가장 인기있고 팬도 많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겠는가.

물론 필자의 주관적 감상일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무척 많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결과도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야 말로 한때 열풍처럼 일었던 오디션의 유행이 최근 심각할 정도로 잦아들게 된 이유가 아니겠는가. 결국은 시청자란 철저히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주관적으로 출연자들을 판단하고 비교하게 된다. 심사위원 자신들에게 전문가로서의 권위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시청자 문자투표는 너무나 간단히 그런 권위마저 부숴버린다. 납득할 수 없다. 받아들일 수 없다. 항상 오디션 프로그램마다 그래서 공정성논란이 불거지고 있었다. 한 번 오디션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면 더 이상 그것을 진지하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경쟁은 공정해야 하는데 그것이 훼손되는 순간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다.

항상 그래왔다. 그래서 항상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나오는 것이 인기투표에 대한 이야기다. 객관적인 실력에 대한 검증보다 주관적인 인기에 이끌리는 결과가 많았다. 공정하지 못하다. 공평하지 못하다. 잘못된 결과다. 오디션에서 우승했다면 환호속에 스타의 길을 걸어야 함에도 대부분의 경우 그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KPOP스타>는 유명기획사와 연계되어 그런 약점을 훌륭히 보완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KPOP스타>역시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피해가지는 못한다.

객관적이기를 바라는 요구와 그러면서도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자연스럽게 태생적인 모순을 만들고 만다.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도 시청자이고 그러면서도 자기만의 기준으로 편파적으로 판단하는 것 역시 시청자 자신이다. 이래저래 시청자는 오디션프로그램에 지쳐갈 수밖에 없다. 누군가 시청자 스스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저 높은 곳에서 찍어누를 수 있는 권위가 존재하지 않는 한. 그것을 해결할 수 없다면 오디션이란 시간이 갈수록 상처가 쌓여갈 수밖에 없다. 보는 것이 지친다.

무대는 말했던 것처럼 즐거웠다. 탈락한 혜박의 무대조차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어색한 몸짓은 어색한 몸짓대로, 서툰 춤사위는 또 그것대로, 그 시간과 열정들에 대한 동경이며 인정이다. 그렇더라도 결과가 납득이 가지 않아서야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열정과 호감은 시들해지고 만다. 이대로 더 보아야 할까? 그나마 유명인들이라 다행이다. 오로지 꿈을 쫓아 힘겹게 달려가고 있는 아마추어라면 더 심각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이 잦아들 수밖에 없는 필연적 한꼐였을 것이다.

확실히 젊은 출연자들이 춤이 늘어도 빨리 는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나이를 먹고 나면 몸이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춤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것이 감동이 되기도 한다. 아직도 기억한다. <댄싱 위드 더 스타> 첫시즌 첫주에 모두를 감동케했던 김영철의 왈츠를. 아마추어답지 않은 놀라운 무대와 아마추어이기에 느낄 수 있는 공감과 감동이 한 무대에 오르게 된다. 즐거울 수 있기를. 1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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