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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3.01.06 11:07

불후의 명곡2 "섹시디바 엄정화, UV 경이의 무대를 선보이며 우승하다."

나르샤의 지원을 등에 업은 제아의 3연승, 체리필터 저력을 드러내다.

▲ 사진='불후의 명곡2' 로고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1980년대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유형의 가수가 마침내 메이저 무대에 데뷔하고 있었다. 강렬한 사운드와 그보다 더 강렬한 퍼포먼스, 그리고 무엇보다 동성의 마음마저 설레게 만드는 매혹적인 매력을 지닌 영원한 댄싱퀸 김완선이었다. 그리고 90년대 초반 그녀가 대중들 앞에서 모습을 감추자 더욱 세련된 섹시함을 갖춘 한 사람의 가수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탁월한 가창력과 환상적인 무대매너, 그리고 우월한 미모까지. 90년대는 바로 그녀의 시대였다.

단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섹시함만이 아니었다. 그랬다면 단지 그녀들은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나 회자되고 말았을 것이다. 같은 동성의 여성들마저 그들을 동경하며 따라하고 싶어했다. 그들의 노래를 부르고, 그녀들의 춤을 따라추고, 그녀들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섹시함이란 본능이다. 섹시컨셉을 내세운 가수들은 많았지만 그 가운데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살아을 받은 진정한 대중가수는 적은 이유였다. 그것이 그들은 전설로 만들었다. 아직 한참 젊은 나이지만 그럼에도 그녀를 전설로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엄정화. 그녀의 이름이다.

어쩌면 그녀와 동시대를 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전설이라니 어딘가 어색하다. 지금도 새로운 음반을 가지고 새로운 퍼포먼스로 무대위에서 사람들을 매혹시킬 것만 같은데. 소녀시대와 같은 무대에 서더라도 전혀 어색함이 없어 보인다. 아니 전설이 아닌 출연가수로써 섭외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굉장히 오래된 것 같은 체리필터도 고작 2000년 데뷔다. 바로 어제같고, 바로 그제같은, 그리고 오늘과도 같은, 하기는 그래서 전설일 것이다. 그렇게 그녀가 존재했던 기억은 깊고도 진하다. 낯설고 그러면서도 납득된다. 전설이다. 어색한데 익숙하다.

박현빈은 과연 트로트가수다. 트로트만의 고유한 발성법이 있다. 특히 길게 여운을 남기는 비브라토가 댄스음악의 그것과 상극을 이룬다. 그것이 대한민국 대중음악 특유의 뽕끼와 만나 마치 어느 캠페인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트로트도 아닌, 그렇다고 댄스음악도 아닌, 어떤 스탠다드한 신나는 느낌이 어깨를 들썩이도록 만든다. 가수의 무대라기보다는 어느 아마추어의 도취된 무대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이런 걸 구수하다고 하는 것일까? 제과점 과자와는 다른 집에서 대충 만든 과자와 같은 허술함과 익숙함을 느끼게 한다. 아마 프로가수로서 조금은 굴욕이 아니었을까. 서툰 율동이 귀엽기까지 했다. 보는 재미는 있었다.

정말 잘생겼다. 목소리도 매혹적이다. '하늘만 허락한 사랑'의 슬픈 감정을 섹시함까지 담아 극대화시킨다. 뮤지컬배우란 노래와 춤과 연기를 병행하는 이들이다. 하나의 노래에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을 담아낸다. 하나의 노래로 수많은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임태경이 <불후의 명곡2>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바로 그 임태경의 뒤를 잇는 새로운 강자가 출현하려 하고 있다. 윤형렬. 조금은 감정이 과잉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바로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처절하고 비극적이다. 첫출연에 첫승을 거두었다.

제아의 목소리에서는 어쩐지 처절한 슬픔같은 것이 느껴진다. 슬픈 노래를 더 슬프게 표현하는 힘이 있다. 반면 나르샤의 목소리는 도도하고 섹시하다. 시너지를 일으킨다.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와 양다리를 걸친 남자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 두 사람의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목소리를 통해 숨가쁘게 교차한다. 슬프고 절망스럽고, 화나고 원망스럽다. 절망하며 저주를 퍼붓는다. 중간에 삽입된 나르샤와 제아가 속한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는 마치 나레이션을 듣는 것 같다. 어쩌면 그 순간 느끼게 되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서로 다른 두 노래와 서로 다른 두 목소리의 조화를 통해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브라운아이드걸스를 대중에 각인시킨 히트곡 '아브라카다브라'의 노래와 안무로 대중의 그리운 감정을 끌어낸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충격적이었으며, 친숙했고, 그립고, 무엇보다 멋있었다. 신동엽을 끌어들인 부분은 우습기도 했다. UV만 아니었으면 어쩌면 1부의 우승도 노려볼 수 있지 않았을까.

탱고는 어쩌면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한 춤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도발적이고 매혹적이다. 위험한 유혹이 느껴진다. 나쁜 남자의 컨셉이 좋았다. 진한 욕망과 그리고 냉혹한 이기가 춤사위와 함께 무대위에 교차한다. 다만 천지의 목소리는 그같은 나쁜 남자를 소화하기에는 너무 여리지 않았을까. 니엘의 파트에 이은 천지의 파트에서 채 자라지 못한 소년의 어설픔이 긴장과 조화를 깨뜨린다. 그래도 나쁜 남자의 페로몬을 마음껏 발산한 틴탑의 무대는 그들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었을 것이다. 초반 분명 남자인 필자조차 매료되고 있었다.

체리필터의 저력이 드러났다. 록인 듯 일렉트로니카인 듯, 혹은 사이케델릭인 듯 트랜스인 듯, 전자음과도 같은 몽환적인 사운드에 이펙터에 실린 보컬 조유진의 목소리가 환상을 더한다. 랩이 마치 노래같다. 노래하는 듯한 조유진의 랩과 건조한 손스타의 랩이 조화를 이룬다. 우울하고 처절하고 그러면서도 들뜨는 무의식이 있다. 신나지만 그것은 어쩌면 차라리 슬픈 비명과도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같은 지나치게 강한 사운드는 한국의 대중과 그다지 친하지 않다. 차라리 체리필터의 신곡이었어도 좋았들 듯한 너무나 매혹적인 무대였다. 정동하의 평가에 동의한다. 지누션의 '말해줘'가 아닌 체리필터의 '말해줘'였다. 결과가 아쉽다.

UV의 '눈동자'를 들으면서는 어느새 깊은 고민에 빠져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익숙하다. 어딘가 모르게 친숙하다. 그런데 무척 새롭다. 무척 장난스럽지만 그러나 무대 위에서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누구보다 진지하다. 자유분방하게 무대위에서 뛰어놀고 있는데 단단하게 받치고 있는 탄탄한 기초가 보인다. 그렇게 마음껏 뛰어놀아도 가벼워 보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음악이 야무지게 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래실력만 놓고 본다면 이들보다 못한 출연자가 적을 테지만 그러나 노래란 목소리만 크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이들은 스스로 입증해 보여준다. 무대도 즐겁고 음악도 즐겁다. 놀랍다. 그들은 경이다.

UV의 출연이 놀라웠다. 이들은 분명 <불후의 명곡2>의 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특별한 출연자들일 것이다. 아이비가 출연한다. 아쉽게도 이번주에는 아이비의 무대를 볼 수 없었다. 나름대로 박현빈으로서는 새로운 시도였을 것이다. 나르샤와 제아의 하모니는 멋있었다. 무대뒤에서 유세윤은 코미디언이 되고, 무대 위에서는 훌륭한 음악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전히 건재한 체리필터의 음악을 듣는 행운도 누린다. 엄정화는 여전히 젊고 아름답다.

아직 주연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불후의 명곡2>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스윗소로우와 정동하, 손호영, 아이비의 무대 역시 무척 기대되는 바다. 한때 엄정화의 뒤를 잇는 섹시디바로 꼽히던 아이비였다. 첫출연자인 유미와 2Bic의 무대 또한 기대가 된다. 이번주 첫승으로 첫우승을 차지한 UV와 치열한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그들에 의해 불려질 엄정화의 히트곡들에 대한 기대도 있다. 즐거웠다. 일주일이 벌써 설렌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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