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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9.05 09:59

응답하라1997 "아련한 꿈과 기억, 그 서러운 아름다움에 대해..."

마침내 들려온 1997년의 대답, 두고온 후회와 미련을 떠올리다.

▲ 사진제공=tvN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사실 필자도 때로 과거로 메시지를 보낸다. 후회를 담아서. 남기고 온 미련에 대해. 당연히 그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차마 고백조차 못하고 끝나버린 사랑이 있었다. 자기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여기고 지레 놓아버려야 했던 아픈 사랑이 있었다. 그래서 다시 만난다. 우연히 다시 만난 사랑이 다시 답을 들려주며 지난 시간을 이어놓는다. 엇갈린 시간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간절히 바라는 꿈처럼.

<응답하라1997>을 보며 아련하게 울컥하는 감정을 느끼는 이유일 것이다. 꿈을 꾸며 눈물을 흘린다. 꿈에서 본 모습에 목놓아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러나 깨고 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자면서 울더라는 말에 멋쩍어 끈적하게 말라버린 눈가로 내가 언제 그랬냐 우겨 볼 뿐. 그렇게 멀고 가까운 감정이 바로 <응답하라 1997>의 감정일 것이다. 모두가 하나같이 잘되어 있다. 1997년 그 지옥과도 같은 시절을 거쳐왔는데 누구 하나 절망하거나 비관하는 이가 없다. 그래서 그것은 꿈이다.

문득 필자 자신의 서툴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어째서 그때는 그리 용기가 없었을까? 어째서 그때는 그렇게 어리석고 한심하기만 했을까? 첫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라던가? 그래서 더욱 사람들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후회가 진해서. 미련이 아쉬워서. 그래서 혁찬(은지원 분)은 하와이에서 돌아오고, 윤윤제(서인국 분)와 성시원(정은지 분)은 6년만에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그들이 만나는 곳이 하필 모유정(신소율 분)의 아버지 장례식이었다는 점은 그래서 매우 의미심장하다. 죽음과 만남이 함께 이어진다.

지난 기억은 아름답게 치장된다. 그곳에 남겨두고 온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아름다운 이유다. 그 시절의 일상이 있다. 놓아두고 온 기억속의 디테일이 있다. 그리고 공감하는 감정이 있다. 무엇보다 이루어지는 꿈이 있다. 꿈속에서처럼. 마치 장례식장에서처럼. 영혼들처럼. 그러나 그들은 현실을 살아갈 것이다.

고즈넉하다. 왁자한데도 잔잔하다. 흐른다. 잠겨든다. 이런 드라마도 처음이다. 드라마조차 아닐지 모른다. 꿈에 잠든다. 잠든 것처럼 젖어든다.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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