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 노부부 동반자살, "3000만원 때문에…"

사고보상금 마련하지 못해 안타까운 선택

2011-06-14     이성미 기자

세탁소 주인 노부부가 사고 보상금을 마련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안암동에 위치한 세탁소에서 주인 김모(76)씨와 김씨의 아내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김씨 부부는 지난달 17일 스팀다리미 증기통 폭발 사고로 세탁소 문을 닫게 됐고, 피해자 일부가 수천만원을 보상하라고 요구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가게 앞을 지나던 자동차와 길 맞은편 영업중인 식당의 유리창이 파손됐고, 행인 최모씨가 부상을 입었으며 이들 피해자 중 일부가 보상금을 요구, 그 금액이 3000만원에 이른 것.

결국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노부부는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제초제를 마셔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과계자는 "김씨가 남긴 유서에는 '나는 현행범이다. 할 말이 없다.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으며, 유서 내용과 현장에서 발견된 물건 등을 고려할 때 김씨가 먼저 부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자신은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김씨 부부는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