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 박규리 "'두 개의 연애, 모든 것 쏟아낸 작품.. 대중 반응 기대해"

▲ 박규리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문지훈 기자] 박규리, 그가 약 9년 동안 자신의 이름 석자 앞에 붙었던 ‘카라’ 타이틀을 떼고 ‘연기자 박규리’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영화 ‘두 개의 연애’는 그의 삶에 터닝 포인트가 될 정도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영화에 첫 발을 디디게 해 준 작품인 만큼 촬영을 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배우 박규리의 소망은 많다. 다양한 이미지,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을 가지고 싶고 다작도 하고 싶다. 하지만 그가 섣불리 욕심을 부리지 않는 이유는 오랫동안 연기하기를 원하며 천천히 대중들의 인정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KBS 대하드라마 ‘장영실’로 이미 성인 연기자로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박규리는 14일 개봉한 영화 ‘두 개의 연애’ 미나 역으로 스크린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본 사람들은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의외의 장면에서 웃음이 빵빵 터지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두 개의 연애’. 이 영화를 통해 영화 속 연애 장면과 나의 현실 연애를 비교하며 공감의 110분을 보냄과 동시에, 연기자로서의 박규리의 매력도 알아보자.

지난 4월 15일 금요일, 압구정 가로수길에 위치한 한 극장에서 배우로 변신한 박규리를 만났다. 

- 촬영을 시작하기 전, 본인이 생각한 김재욱의 이미지는 어땠나

만나기 전에는 다가가기 어려운 도시 남자 같은 인상을 받았다. 처음 만난 날 일본어로 대화를 하면서 내 실력을 테스트 하시는데, 편안하고 자상한 사람 같더라. 영화에서는 찌질한(?) 모습으로 나오는데 실제와는 다르다(웃음).“

- 일부러 김재욱에게 일본어를 배운 것인가?

“일본어 선생님 두 분을 두고 배웠다. 그런데 아무래도 김재욱 씨와 함께 촬영을 많이 해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재욱 씨에게 배우게 된 것 같다. 김재욱 씨는 일본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하신다. 과외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카라로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일본어를 많이 써서 잘 할 것 같은데

“카라 활동 때는 한국어 억양으로 일본말을 해도 귀여워 해 주셨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는데, 영화에서는 내가 일본인으로 나와서 완벽하게 언어를 구사해야 했다. 가수 활동 때 했던 일본어와는 차원이 다르더라”

- 술 먹는 장면에서는 진짜 취한 건가?

“실제로 사케를 마셨다. 술 취한 척 하는 연기를 하기 보다는 진짜로 취기가 도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일본어 대사를 기억하면서 연기하랴, 술 마시랴 정신이 없었다. 하하”

- 실제로 좋아하는 남자가 인성처럼 행동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나는 미련을 많이 두는 편이 아니다. 미나처럼 맺고 끊음이 분명해서, 남녀 셋이 삼자대면을 하면 미나처럼 똑바로 대처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극 중 상황처럼 오래 끌면 지쳐서 안 될 것 같다(웃음).”

▲ 박규리 ⓒ스타데일리뉴스

- 여자로서 인성의 행동에 공감이 가나. (김재욱은 20대 초중반 여성들은 인성에게 마구 욕을 할 거고, 30대 이상 여자들은 ‘저럴 수도 있을 거다’라고 생각할 거라더라)

“인성에게 나쁜 남자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누구나, 어떤 남자나 겪을 수 있는 일인데 인성이 솔직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욕을 먹는 것 같다. 나는 극 중 인성의 솔직함에 점수를 주고 싶은데, 직접 겪고 싶지는 않다”

- 촬영한 장면 중에서, 자신과 미나가 가장 비슷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

“윤주와 미나 중에서는 확실히 미나와 비슷한 것 같다. 극 중 미나의 대사 중에서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가 중요하다‘는 대사가 내 인생의 모토와 부합해서 놀랐다. 미나는 어른스럽고 침착하다. 연기를 하면서도 왜 그렇게 행동을 하는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 미나 역으로 낙점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본어를 할 줄 안다는 게 큰 이유인 것 같다. 그리고 조성규 감독님이 사적인 자리에서 편하게 얘기하시길, 미나와 내 이미지가 비슷하다더라”

-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재욱, 정안 선배는 커피프린스 때 촬영을 함께 했고, 재욱 선배와 감독님도 친분이 있다. 가족같은 분위기였는데, 그 속에서 나는 혼자 아는 사람이 없었고 첫 영화 촬영을 하는 터라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도 다들 나를 잘 챙겨주시고 내가 이해를 잘 할 수 있게 설명을 잘 해 주셔서 나중엔 편하게 촬영했다” 

- 2주 안에 찍는 게 힘들었을 것 같다

“총 제작기간은 3주였는데, 미나의 분량은 2주 안에 찍어야 했다. 3자 대면하는 신을 찍는 게 가장 힘들었다. 찍고 나니 해가 뜨더라.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면 강릉에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촬영에 온전히 집중이 잘 되더라”

- 본인의 연애 패턴은 어떤가. 헤어지면 금방 잊어버리는 스타일인가.

“고등학교 때 까지는 수줍음을 정말 많이 탔지만 카라를 하면서 외향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더라. 아이돌이었으니까 일을 할 때는 외향적인 모습을 많이 꺼내려고 노력했다. 근데 지금도 사적인 자리에서는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지인들 얘길 듣는 편에 가깝다”

- 홍어 먹는 신을 찍을 때 힘들진 않았나?

“미나가 홍어를 먹는 신을 찍을 때 억지로 맛없는 척, 힘든 척을 했다. 힘든 척 하는 게 힘들더라. 맛이 생각보다 괜찮았는데.. (웃음)”

▲ 박규리 ⓒ스타데일리뉴스

- ‘두 개의 연애’가 앞으로의 연기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을 것 같나?

“나에겐 엄청나게 큰 의미가 있다. 연기에 막 입문하는 이 시점에서 보면 나의 모든 걸 쏟아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보시는 분들이 ‘박규리가 이런 얼굴도 가지고 있네’, ‘인간적인 모습도 있구나’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 부산국제영화제 반응은 어땠나?

“생각보다 반응이 정말 좋았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웃어 주시고 놀라시더라. 정말 신기하고 재밌었다”

- 흥행에 대한 기대는 하고 있나?

“상영관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흥행에 연연하면 작품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퇴색될 것 같다”

- 웹드라마 ‘달콤’에서 김재욱 씨와 호흡을 또 맞췄다. 우연한 일인가?  

“어쩌다 보니 김재욱 씨와 함께 캐스팅이 됐다. 어떤 이유로 또 같이 하게 된 건지 모르겠다. 우연의 일치인 것 같은데 나도 신기했다(웃음) 그 드라마는 ‘두 가지 연애’ 이후에 촬영한 것이다”

- 감독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는,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박규리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독특한 느낌을 줄 수 있단 것. 그리고 카라를 통해 내가 얻은 밝은 이미지가 있기에, 대중들이 또 다른 모습을 궁금해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 배우라면 다양한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 하긴 하지만, 사실 배우들마다 본인만의 이미지가 구축돼 있다. 대중들이 나를 볼 때 떠올렸으면 하는 이미지가 있나?

“어떤 옷을 입었을 때 가장 예쁜지, 어울리는 지 누군가가 인정해 줘야만 배우의 확실한 이미지가 구축될 수 있는 건데, 난 아직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떠한 이미지를 논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 카라가 해체한 것이 아니라고 발언했는데, 그럼 카라 멤버들과 앞으로 활동을 하자고 따로 얘기를 나눈 건가?

“그 친구들도 개인 활동을 이제 막 시작하는 입장이고, 나도 소속사조차 정해지지 않았기에 구체적인 얘기가 아직 오가진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끼리는 카라가 해체한 것이란 생각을 절대 하지 않기로 했다.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지 않아도 좋은 곡, 기회가 있으면 언젠가 한 번 디지털 싱글 앨범 정도는 함께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카라 일본 팬들의 반응은 어땠나?

“내 일본어가 ‘카와이’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팬 분들이라 내가 뭘 해도 좋게 봐 주시는 것 같다. 네이티브 수준의 일본어를 구사하는 재욱 선배의 실력을 못 따라갔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하다”

- 그렇다면 카라 때의 재밌는 모습은 어떻게 나온 것인가?

“방송 출연을 할 때마다 ‘오늘 뭔가 하고 가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더라. 지금 생각해 20대 초중반에 보여줄 수 있는 발랄한 모습이라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 ‘여자아이돌 쿨함류 갑’이라는 게시물이 요즘도 자주 올라온다. (Mnet ‘카라베이커리’에서 구하라가 “장사 적자나면 어떻게 하지?”라고 묻자 박규리가 “날리는 거지, 뭐”라고 쿨하게 대답한 장면을 누리꾼들이 캡처해 올린 게시물)  

“하하하. 왜 자꾸 올라오는 건지 모르겠는데 볼 때마다 진짜 웃기다. 내 과거 활동 내용이 캡처된 글들을 보면서 ‘내가 왜 저런 얘길 했지?’, ‘내가 진짜 웃기는 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아무래도 그룹 내에서 언니를 맡으니까 재밌는 발언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내가 카라 내에서 행동이나 말로 웃기는 역할을 했다(웃음).” 

- 팬들이 영화 개봉을 맞아 응원을 많이 해 줬다고 하던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팬과 연예인의 관계는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 나도 H.O.T, GOD를 좋아했고 팬 활동을 해 봤지만, 내가 당사자가 돼 보니 아무 이유 없이 나를 좋아해주는 게 참 신기하다. 늘 팬들과 함께 하고 싶고 추억을 만들고 싶고, 보답하고 싶다.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 생각이니까 알아주셨으면 정말 좋겠다(웃음).”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