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문지훈 기자
  • 인터뷰
  • 입력 2016.04.16 07:06

[인터뷰] 김재욱 "'두 개의 연애' 인성, 현실 남성 그대로다.. 여자들 싫어할 것"

▲ 김재욱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문지훈 기자] 데뷔 당시와 지금의 김재욱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김재욱은 망설이지 않고 '책임감'이라 외쳤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때는 ‘민선우만 잘 연기하면 되지’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 혼자만 연기를 잘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이어 그는 다른 배우와의 시너지, 연출자의 의도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신경 써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며 연기에 임하는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지금은 배우 생활 초반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생각하면서 연기에 임하고 있다고.

인터뷰 내내 겸손하고 진지한 발언을 이어가는 김재욱은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꽃미남 와플가게 청년 '선기'로 이름을 널리 알리며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김재욱은 '진짜' 영화배우로서 우뚝 서 있었다. 14일 개봉한 '두 개의 연애' 속 자신의 캐릭터 '인성' 같은 역할에 목말라 있었다는 그는 대중들이 자신의 인간적이고 허당기 있는 모습도 알아봐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직접 만나기 전에는 '차가운 도시 남자'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김재욱. 편하게 대화할 때 보이는 털털하고 재치있는 모습이 매력적인 그를 영화 개봉 당일 압구정의 한 영화관에서 만났다.

- 극 중 인성(김재욱 분)이 옛 연인과 현재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는데, 그런 경험이 있나?

“없다. 연애는 모 아니면 도다. 할 땐 제대로 하고 끝나면 미련을 남기지 않는 스타일이다. 내가 사람을 쉽게 좋아하진 않는데, 누군가를 한 번 좋아하게 되면 최대한 집중해서 잘 해준다”

- 인성 캐릭터를 맡고 여자들의 적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은 하지 않았나? 

“여자들이 보기엔 별로인 남자일 수 있겠지만, 밉기만 한 인물은 아니다. 워낙 솔직한 캐릭터고,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남자의 모습이 인성에게 오롯이 담겨 있다”

“인성과 미나는 후회가 많이 남아있는 사이다. 1박이 넘게 강릉에서 함께 있는데, 조금이라도 그곳에서 잘 해볼 생각이 들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인성도 그 순간에서 갈등하는 현실적인 남자인 것 같다. 솔직히 20대 초중반의 여성들이 보면 최악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30대 여성분들은 ‘사람이 저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웃음)“ 

- 채정안이 '두 개의 연애' 언론시사회에서 “김재욱이 정말 섹시하다. 다음 작품에서도 김재욱과 함께 하고 싶다“라고 했는데, 어떤 점이 섹시하다고 한 것 같나?

“(웃음)누나가 짓궂고 원래 장난을 잘 친다. 누나가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찍어서 그런지 그날 정말 많이 떨었다.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말을 마구 던진 것이지, 내가 정말 섹시하다는 뜻으로 누나가 그런 말을 한 건 아니다. 하하”

- ‘두 개의 연애’ 속 채정안과 붙는 신에서는 굉장히 편안해 보이더라. 실제로도 그런 편한 사이인가? 

“연락을 자주 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몇 년 만에 우연히 어딘가에서 만나게 돼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윤주 역에 채정안 씨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쾌재를 불렀다.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 채정안 씨를 윤주라고 생각해 보니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더라”

- 캐릭터의 감정에 공감을 많이 했나? 

“많이 했다. 인성에게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이 억지스럽지 않았고, 인성도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성 캐릭터가 여자였어도 충분히 전 연인에게 흔들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보시면서 웃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박장대소를 하시더라. 매운탕 장면이 웃음 포인트가 될 줄 전혀 몰랐다. 으하하”

- 만취 연기가 리얼했다. 실제 술을 마신 건 아닌가?

“술이 나오는 모든 신에서 실제로 술을 마셨다. 대사를 잊어버릴 정도로 먹진 않았다. 영화의 톤 자체가 리얼리즘에 가깝기 때문에 술을 먹는 게 작품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을 하고 많이 마셨다. 그게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이기도 하다”

- 2, 3주 안에 영화를 찍는 게 힘들었을 것 같은데

“육체적으로 힘이 드는 촬영 스케줄이긴 했는데, 배우든 스태프든 모난 사람이 없었다. 까다로운 배우들도 있지 않나. 그리고 작품 톤 자체가 내추럴하기 때문에, 다들 어깨에 힘을 풀고 편하게 일했다”

- 박규리 씨가 초보 연기자라서 김재욱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나도 부족하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누군가에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규리 씨와 만나 일본어 공부를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했고, 일본어가 나오는 신을 어떻게 잘 소화할지 얘기를 나눴다. 박규리 씨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많이 되는 배우다”

- 일본어는 얼마나 잘 하나?

“태어난 직후부터 일본에 살았고 한국어는 8살 때부터 배웠다. 처음에 배웠던 언어가 일본어였기 때문에, 중간에 잊어버려도 나중에 공부하니까 실력이 돌아오더라”

- 인성 캐릭터와 본인은 비슷하지 않다고 발언한 적이 있더라

“내 캐릭터 인성에겐 조성규 감독의 성향이 그대로 녹아 있다. 조성규 감독님이 글을 쓰신 것이기 때문에 그건 분명하다(웃음). 인성이 성격이 나의 성격과 비슷하진 않다. 그래도 초반에 편한 연인끼리 대화를 하는 신이 있는데, 그 신에서의 인성은 나와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행동들이 가장 잘 녹아 있는 신이다”

▲ 김재욱 ⓒ스타데일리뉴스

- 작품이 개봉하면 ‘드디어 김재욱에게 현실적인 인간미가 보인다’라는 말이 나올 것 같다

“그렇다! 지금까지 해 온 작품 속의 내 캐릭터는 일반적이진 않았다. 아무래도 감독님들께서 나에게 선뜻 일반적인 성격의 캐릭터를 주시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동안 워낙 특이한 캐릭터들을 많이 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성규 감독님은 저를 오래도록 옆에서 봐 오신 분이기 때문에 기회를 주신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

- 인성 역할을 맡아 행복해 하는 것 같다

“나사가 빠지고 허당기 있는 모습도 나에게 있는데, 그런 걸 감독님들이 모르시니까 기존에 대중들이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만 생각하시고 캐스팅을 한다. 그게 좀 아쉬웠다. 물론 나를 찾아 주시는 것 자체로 감사하지만, 인성 같은 캐릭터도 소화를 잘 할 자신이 있었다(웃음)”

- 김재욱이란 배우에겐 모델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요즘 모델 일을 하다가 연기를 시작한 분들이 많은데, 그 중 내가 모델로서의 이미지가 유독 강한 편인 것 같다. 의도적으로 화보를 안 찍은 지도 몇 년이 지났다. 모델보다 배우로서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

- 모델 출신 배우들이 요즘 각광 받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모델 이미지가 배우 생활에 도움 될 수 있단 생각은 안 하나?

“나한텐 아닌 것 같다”

- 본인이 가진 특유의 이미지가 뭐라고 생각하나?

“흔한 이미지는 아니다. 김재욱이란 배우만의 카테고리가 있는 것 같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 아직도 ‘김재욱’하면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표작을 또 만들고 싶지 않나?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원하는 작품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대표작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 김재욱 ⓒ스타데일리뉴스

-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 중 어떤 캐릭터가 가장 소화하기 힘들었나? 첫 작품인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캐릭터가 특이해서 힘들었을 것 같다

“‘앤티크’는 특별한 작품이었다. 다른 작품들과는 힘든 지점이 달랐다. 감정을 발산하기보다는 안으로 숨기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어려웠던 것 같다”

- 차기작은 고르고 있나?

“지금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데, 아직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그 작품 속 캐릭터는 너무 멋있지도, 인성처럼 너무 찌질하지도 않은 것 같다. 중간 정도(웃음).”

- 예전과 외모가 크게 다르지 않다. 비결은 무엇인가?

“잠 잘 자고 밥 잘 먹는 게 중요하다. 보통 남자 배우들이 관리를 많이 하지는 않는다. 나도 그렇다”

- 잠재적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화를 본 주위 사람들, 배우들이 모두 기대 이상으로 영화가 잘 나왔다고 말한다. 이건 진짜다. 하하. 영화를 보시고 ‘시간 아깝다’,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 하실 거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