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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2.14 10:32

[김윤석의 드라마톡] 시그널 8회 "멈췄던 20년의 정의, 무전이 다시 이어지다"

15년 전의 잔인한 진실과 이재한의 무전기, 만나다

▲ 시그널 ⓒtvN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시그널. 하기는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다. 유럽이든 미국이든 선진국에서조차 권력을 가진 사회상층부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경찰과 검찰이 동원되는 이야기가 적잖이 대중매체를 통해 생산되고 소비된다. 무의식적으로 아는 것이다. 세상은 결코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공평하지 않다. 모두가 믿고 있는 것 만큼 정의롭지 않다. 차이라면 과연 재판으로 넘어가더라도 과연 공정한 판결과 정의로운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인가. 과연 한세규(이동하 분)는 법이 정한 대로 처벌을 받았을까?

범죄자가 오히려 경찰에게 큰소리를 친다. 명백한 증거를 앞에 두고도 유력한 피의자가 무려 경찰청 수사국장을 상대로 윽박지를 수 있다. 아마 드라마를 보는 대부분이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픽션이 아니다. 단지 허구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중대한 범죄에 대해서조차 법원이 단지 당시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 책임등을 앞세워 이른바 '선처'한 예까 매우 적지 않다. 법정드라마가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그래도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를 수사하여 체포하면 그것으로 모든 역할이 끝난다. 우울한 현실이다.

사건 자체는 매우 단순했다. 진범도 바로 체포하고 있었다. 한세규(이동하 분)의 자만이 스스로 박해영(이제훈 분)과 차수현(김혜수 분)이 파놓은 함정에 스스로 걸어들어오게 만들고 있었다. 20년 전 자신의 손에 살해된 줄 알았던 신다혜(이은우 분)가 멀쩡히 살아서 나타나자 지레 당황하여 모든 진실을 털어놓고 만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런 한세규 앞에서 끝까지 비굴한 모습을 보이던 수사국장 김범주(장현성 분)와 15년 전 자신이 저지른 죄를 떠올리는 안치수(정해균 분)의 모습이었다. 하필 박해영이 이재한의 목소리를 쫓아 자신이 버린 무전기를 발견했을 때 그 자리의 주인인 안치수가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겨우 8회가 지났다는 사실이 차라리 드라마라는 사실을 잊을 수 있었으면 바라게 만들고 만다. 벌써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에는 이르다.

20년 전 이재한이 쫓고 있던 사건의 진실이었었다. 20년 뒤 박해영이 마침내 마주치게 된 20년 전의 사실이었었다. 검사장의 아들 쯤 되믄 한세규가 연쇄절도범으로 나서게 된 이유였었다. 진양시와 관련한 더 대단한 거물들이 연루된 더 큰 비리가 있었었다. 우연히 한세규가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는 과정에서 그것을 손에 넣게 되었다. 한세규가 저지른 잘못이 다시 신다혜에게 그 자료가 건네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어이없는 우연이 겹치며 또 한 사람 안타까운 희생자를 낳고 말았다. 20년 뒤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고 잊었던 이름을 되찾으며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비로소 한세규는 20년만에 자신의 죄값을 치르게 된다. 물론 그럴 수 있다면 말이다.

다시 통신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다. 20년 전 한세규로부터 목걸이를 훔쳤던 당사자를 만났다. 이재한이 뒤쫓다가 한계에 부딪혔던 그녀였다. 15년 전에도 이재한은 그 진실을 뒤쫓고 있었다. 그 진실에 닿을 수 있는 단서를 겨우 손에 넣었다. 15년 전 다친 이재한에게 안치수는 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김범주에 의해 모든 것은 은폐되었고 이재한은 불명예속에 사라지고 말았다.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무전이 이어진다. 마치 운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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