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설정미 기자
  • 영화
  • 입력 2015.09.07 08:59

[리뷰] 영화 ‘자가당착’ 개봉 시기는 놓쳤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정치 풍자

 

▲ 영화 '자가당착 :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공식 포스터 ⓒ인디플러그

[스타데일리뉴스=설정미 기자] 정치 풍자 코미디 영화 ‘자가당착’이 제작한지 5년만에 국내에 개봉된다.

‘자가당착’은 2010년에 제작됐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고 상영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2015년 현재, 두 번의 제한상영가와 행정소송으로 대법원까지 가는 법적공방을 벌인 끝에 “제한상영가를 취소하라“라는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받게 돼, 2015년 9월 10일 개봉을 확정했다.

▲ 다리가 없는 포돌이, 자신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것을 방해하는 것들은 다 처지해버린다 ⓒ인디플러그

5년만의 투쟁 끝에 개봉등급을 받은 ‘자가당착’은 MB정권의 시절 불거진 사건과 논란인 촛불집회, 용산참사, 4대강 사업 등을 영화 안에서 과감하게 언급해 전 정부집권 당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사건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주인공인 포돌이는 만연하게 쓰이는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라는 말을 비꼬기라도 하듯 다리가 없다. ‘아버지’라는 상징적 절대자를 만나기 위해 포돌이는 다리를 준비한다. 하지만 쥐가 나타나 포돌이의 다리를 다 갉아 먹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분노한 포돌이는 쥐새끼와 전쟁을 벌인다.

▲ 포돌이의 다리를 갉아먹는 쥐는 명박산성을 연상시킨다 ⓒ인디플러그

경찰을 상징하는 귀여운 캐릭터인 포돌이의 퇴색된 의미가 영화에는 짙게 나타난다.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인 포돌이를 계속 보고 있으면 섬뜩해진다. 비단 이 영화뿐만 아니라 포돌이가 온라인상에 사용 되고 있는 이미지만 봐도 포돌이, 경찰의 권위가 얼마나 몰락했는지 알만하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김선 감독은 “영등위가 5년 동안 이 영화의 상영을 끈질기게 막았다”면서 “두 번의 제한상영가, 행정소송 패소 후 항소와 상고로 대법원까지 갔지만 결국 영등위가 패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덕분에 개봉도 안한 영화가 기사도 나고 뉴스에도 나왔다”라며 “대한민국 등급역사에 좋은 선례가 된 것 같다. 고맙다. 영등위”라고 비꼬았다.

▲ 폭주한 시민들에게 짓밟히고 있는 포돌이 ⓒ인디플러그

또한 영화가 말하는 정치적인 메시지에 대해 김선 감독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얘기다”면서 “꼭 이명박 정권이 끝나기 전에 개봉했어야 한 영화다. 지난 해 만들어 졌다면 분명 똑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등위가 이명박 정권이 끝나기 전에 상영 금지를 내림으로써 모든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MB정권이라는 배경과 영화 속 짙게 베인 정치색을 제외하고 영화의 스토리만 보더라도 ‘자가당착’은 흥미로운 코미디 영화다. 포돌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영화를 찍은 실험정신만으로도 이 영화는 관객을 집중시킬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주로 정치적 주제를 다루어 실험적인 작품을 내놓은 김선 감독만의 색깔이 베인 다음 영화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편, 영등위와의 5년간의 법적공방 끝에 개봉을 확정한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는 개봉 시기를 놓쳤지만 오늘 날에도 그 의미가 유효한 정치 풍자 영화로 오는 9월 10일에 개봉한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