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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인터뷰
  • 입력 2015.09.06 13:20

[인터뷰] '함정' 조한선, "'함정'만큼 열심히 캐릭터 분석을 한 영화는 처음"

여유롭지 않은 제작환경에도 최선을 다한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에게 감사해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개그맨들의 콩트를 보면 웃음을 만들어내는 주역이 있는가 하면 상황을 받쳐주는 개그맨들도 있다. 이들은 직접 웃음을 만들어내진 않지나 주역이 되는 개그맨의 개그가 더욱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 '함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마동석이다. 적나라한 악역으로 스크린에서 시선을 멀리하고 싶게까지 만드는 무서운 인물을 연기한 마동석이 '함정'의 가장 주역이 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마동석 혼자만으로는 그렇게까지 무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없었다. 조한선이라는 대비적인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한선은 순진한 남자 준식 역을 맡아 마동석이 연기한 성철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인물을 연기했다. 특히 준식의 내면을 관객들에게 공감갈 수 있게 잘 표현한 조한선은 돋보이진 않아도 훌륭한 연기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영화 '함정'으로 관객들에게 조한선이라는 배우를 다시 한 번 전달할 배우 조한선을 스타데일리뉴스가 만나봤다.

▲ 배우 조한선 ⓒ스타데일리뉴스

Q. 연기 인생 첫 스릴러 영화였는데 소감은 어떻습니까?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완성도가 높진 않았어요. 영화에서 임팩트 있게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연기가 아니어서 선택하기가 어려웠죠. 감독님이 제안이 들어왔을 때 거절할 생각으로 감독님을 만났는데 시나리오에서 미흡한 부분을 배우와 만나 작업하며 채우려고 해왔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부분에서 믿음이 가고 신뢰가 갔죠. 또 스릴러 영화 도전도 해보고 싶었고 만들면 재밌는 영화가 되겠다 싶어 '함정'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Q. 준식 역이 아니라 성철 역을 했었다면 어땠을까요.

처음에는 저에게 성철 역이 들어온 줄 알았어요. 성철이 사냥감처럼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이 너무 매력있었거든요. 성철이 하고 싶어서 어떻게 진행되냐고 물었더니 동석이 형이 성철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준식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영화에 나온 것과 비교했을 때 처음 시나리오에는 준식이 반밖에 없었거든요. 이대로는 어려울 것 같고 뭔가 소통이 필요했죠. 그래서 감독님한테 궁금한 건 다 물어봤어요. 캐릭터를 분석해서 A4용지로 4~5장을 써드리고 거기에 감독님이 답을 주시고. 메일로 감독님과 채팅하듯이 계속 소통을 했어요. 이렇게까지 했던 것 처음인 것 같아요.

Q. 오늘(인터뷰 당일 2일) VIP시사회가 있는데 동료 배우나 지인들에게 작품을 첫 공개하는 날이네요. 긴장되시나요?

동료 배우들이나 같은 일을 하는 종사자로서가 아니라, 영화를 객관적이 아닌 주관적으로 보셨으면 좋겠어요. 재미있느냐, 재미없느냐만 판단해주셨으면 해요. 다들 선수들이다 보니 영화를 디테일하게 보실 것 같아요(웃음). 그냥 재미와 주는 메시지만 판단해줬으면 합니다.

Q. 함께 연기했던 마동석 씨와는 어땠나요.

동석이 형은 연기할 때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해요. 이번에 촬영을 할 때 준식이라는 역할의 심리적인 묘사를 중점에 뒀는데 굉장히 힘든 부분이었거든요. 예민해져 있었는데 동석이 형이 다 받아주시고 감사했어요. 주윗사라도 잘 챙기시고.. 그런데 가끔 정색하고 이야기 하시면 깜짝깜짝 놀래요(웃음).

 

▲ 배우 조한선 ⓒ스타데일리뉴스

Q. 연기했던 '준식' 역할이 상당히 깊은 내면적인 연기를 필요로 하던데요.

캐릭터 때문에 감독님이랑 같이 살다 싶이 했는데 동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이 커플이 왜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 왜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까 하는 동기들을 생각하며 연기의 방향을 잡았죠. 

사실 준식이 보여줄 수 있는 감정들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준식이 혼자 우는 장면을 감독님께 제안하기도 했죠. 혼자만의 아픔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감독님과 이야기 한 끝에 넣었죠. 

Q. 제작발표회 때 이야기했던 '공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직접 했다고요?

일반적인 공사는 음모가 안 보이게 하는데 저는 감독님에게 '이왕 베드신 하실 거 제대로 한 번 하시죠'라고 이야기하고 음모가 보이는 한도 내에서 공사를 해야 했는데 그게 어렵더군요. 기술적인 면들이 부족했죠. 결국 '양말'로 공사를 마무리하고 촬영을 진행했어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주위에 사람들도 안 보이고 카메라도 안 보였어요. 완전 몰입돼서 지안 씨와 많이 이야기도 했지만 촬영할 때는 굉장히 열정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Q. 예전과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많이 달라진 것 같은데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결혼을 하기 전에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역할, 내가 잘 보여지는 역할 위주로 선택했지만, 결혼도 하고 병역도 마무리하고 하니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게 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게되더라구요. 개인적인 위주에서 현실적으로 변해간달까요. 관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가 뭘까,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감정들이 뭘까 하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Q. 마지막으로 영화 '함정'에 대해 예비관객들에게 소개 한 말씀 해주시죠.

다른 작품들과 모든 면에서 견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연기적인 면도, 연출적인 면도, 비주얼적인 면도요. 아쉬운 부분은 많죠. 조금만 더 시간적인 여유가 됐다면 더 잘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래도 영화란 것이 항상 많은 작품이 나오고 비교하고 하는데 그에 크게 신경 안 쓰고 우리는 우리가 했던 열정과 최선을 가지고 평가를 받자는 생각을 합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인터뷰가 어색하다고 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청산유수처럼 대화를 이어가는 조한선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연기를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 배우 조한선 ⓒ스타데일리뉴스

요즘 연기를 잘 하는 배우는 많지만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배우는 그리 많지 않은데 조한선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배우라는 것은 '함정'에서 증명했다. 연기력을 과하게 폭발시키는 것이 최고의 연기가 아니라 캐릭터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만큼의 연기로 절제하는 것이 최고의 연기라는 것을 보여준 조한선이 열연한 영화 '함정'은 오는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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