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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인터뷰
  • 입력 2015.09.02 17:54

[인터뷰] 마동석, 영화 '함정' 2번 거절하고 출연한 작품

마초적이면서도 날것을 추구하는 마동석, 하지만 평소 따뜻한 배우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10일 개봉하는 스릴러물 '함정'(감독 권형진)에서 배우 마동석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극악무도한 캐릭터 박성철을 연기했다.

영화 '함정'(상영시간 96분)은 서울에 사는 5년차 부부(조한선, 김민경)가 아이를 갖기 위해 찾아간 전라남도 외딴섬 골짜기에 위치한 허름한 보양식당. 그곳에서 식당주인 박성철(마동석)이 권준식(조한선)과 이소연(김민경) 부부에게 벌이는 엽기적이고 광란에 가까운 장면들은 공포를 넘어 소름마저 끼친다. 특히 지난 8월 2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장에서는 영화 속 마동석의 돌발적이고 잔인한 폭행과 살인행각에 일부 기자들이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다, 

본지는 최근 극악무도한 살인마 박성철을 연기한 배우 마동석과 논현동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배우 마동석은 서글서글하고 듬직한 모습으로 이야기하면서 솔직하고 담백한 모습도 보여줬다. 때로는 마초적이고 야생의 면모도 드러냈다.

▲ 영화 '함정'에서 살인마 박성철을 맡은 마동석 스튜디오 컷ⓒ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

Q 언젠가 이런(영화 '함정' 박성철) 캐릭터가 나올줄 알았지만 이번 역할은 잔인하더군요?

그동안 많은 악역을 맡아왔지만 이번이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성철 역을 제안받고 두 번 거절했어요. 어렵잖아요. 제가 연기한 박성철은.. 무조건 악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영화속에서는 살인마의 사연을 살짝 비추고 (관객의) 짐작에 맡기는 캐릭터로 연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어려웠던 점은 가만히 있다가 돌발적으로 살인폭력을 자행하는 경우일 겁니다.

제가 연기한 살인마 박성철의 입장에서는 살인과 폭행이 당연해 보이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소름끼치는 일이겠죠. 영화 제작전부터 권형진 감독님과 박성철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친절한데 강압적이고, 느닷없이 잔혹해지는 면을 부각시키려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실제 촬영장에서는 상대 배우를 안다치게 해야되고, 캐릭터로는 잔인함을 드러내며 살인을 저지르고 실감나는 연기를 해야되고, 이번 작품은 촬영을 마칠 때마다 좀 힘이 부치더군요. 이런 감정을 추스르는게 쉽지 않더군요. 

Q '함정'을 처음에 거절했던 이유가 스케줄 때문인가요? 아니면 부담감 때문인가요?

모든 역할이 부담됩니다. 그러면서 어떤 역할은 욕심이 나고, 어떤 역은 도전해보고 싶고, 영화 '함정'은 기획단계에 참여했다가 감독님이 "마동석이 적격"이라고 해서 욕심 보다는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영화속 악한 캐릭터 박성철이 뭔가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던거 아닐까 싶습니다.

▲ 배우 마동석 ⓒ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

Q 액션씬을 하면서 감독님과 의논하고 한겁니까? 아니면 제안을 해서 만들어낸 건가요? 액션장면을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모든 작품에서 액션씬을 찍을 때는 항상 감독님과 의논하고 만들어냈습니다. 일례로 배우 조한선과 영하의 날씨에 비맞고 격투씬을 촬영하는 것 보다 여배우들과 함께 할 때가 더 힘들었습니다. 배우 김민경은 저와 액션씬(배드씬과 폭행씬)을 촬영할 때는 무릎에 피멍도 들고, 머리카락도 빠지고, 촬영장에서 늘 있는 일이지만 고생 많았죠. 

후반에 등장하는 경찰관 두 분을(평소 배우 마동석이 좋아하는 선후배) 해칠 때도 힘들었습니다. 그때 사용하던 칼이 영화 초반 토종닭을 잡던 도구였어요. 액션장면을 진짜처럼 실감나게 표현하다 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런 역할은 정말 가끔 맡아야할 것 같아요.(웃음) 

Q 매번 영화촬영을 끝내고, 맡았던 역할(캐릭터)에서 벗어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제가 이런 일에 내성이 강한것 같습니다. 다른 작품을 촬영할 때 가끔 전작에 대한 기억과 잔재가 남아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더군요. 그래서 많은 작품을 할수 있는것 같습니다. 영화를 처음 해본건 아니니까요.(웃음) 

Q 지난 번 '함정' 제작보고회 때 '캐릭터는 시나리오에 답이 있다'라고 언급했던데 원래 분석적이고 파고드는 편입니까?

제 연기가 부족하니까. 그래서 맡은 캐릭터를 좀 더 연구하고,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읽어보고, 고민도 많이 합니다.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은 많잖아요? 저는 관객의 입장에서 연기하는 것처럼 비춰지기 보다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제가 봐도 지루하지 않은 캐릭터를 만들려고 고민하지요.

저는 늘 '마요미'(마동석+귀요미)처럼 고정된 이미지에 머물기 보다 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되는 다양한 장르를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배우가 모든 캐릭터를 다 소화할수는 없어요.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자기걸로 소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그래도 잊혀질만하면 다시 배달통 들고..(웃음)

Q 배우 마동석은 액션을 잘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도 잦은 부상에 고생하지 않았나요?

격투씬은 지금도 자신있습니다. 하지만 추격 장면은 무릎부상 때문에 조심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드라마 '나쁜녀석들'에서 제가 무릎부상이 많았어요. 추격씬이 그래서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추격씬에서 헉헉 대다가 상대배우 앞에서 "아.. 다리에 쥐가 나서.."라고 애드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Q 1천만 관객을 돌파한 '베테랑'에서 마동석씨가 까메오로 출연한 '아트박스 사장'이 화제입니다.

저는 원래 코미디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박물관은 살아있다'처럼 틀에 박힌 코미디 보다 영화 '롤러코스터'처럼 하정우 스타일의 코믹 영화가 흥미로와요. 요사이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처럼 우발적으로 벌어진 장면들이 사전 연출과 각본으로 하기 힘들잖아요. 그런 코믹한 장면들에 매력을 느낍니다.  

영화 '베테랑'에서 아트박스 사장씬(까메오 출연)이 화제인데요. 실제 인기가 어느정도인지 실감이 안납니다. 그리고 그 장면은 에드립이라기 보다 제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한 장면이에요. 원래 역할은 지나가는 행인이었어요. 그런데 촬영 당시 주변을 보니 장사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바로 앞에 아트박스 가게가 있더군요. 그걸로 캐릭터로 정하자고 PD에게 전하고 '아트박스 사장' 역으로 까메오 출연을 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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