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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5.09.02 07:05

[김윤석의 드라마톡] 미세스캅 10회 "악이 강한 이유, 강태유를 쫓기 시작하다"

적절한 러브라인, 선을 넘지 않으며 한진우와 민도영이 달달하다

▲ 미세스캅 포스터 ⓒSBS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미세스캅. 악이 강한 이유를 보여준다. 망설임이 없다. 주저함이 없다. 과감하고 단호하다. 그에 비하면 무려 20년을 감옥에서 복수만을 생각했었다더니 정작 원수를 눈앞에 두고서도 박동일(김갑수 분)은 생각이 너무 많았다. 죽일 수 있을 때 죽인다. 죽여야 할 때 죽여야 한다. 강태유(손병호 분)는 그럴 수 있었고, 박동일은 그러지 못했다. 강태유는 살아남았고, 박동일은 사경을 헤맨다. 박동일을 제외한 2명의 목숨을 빼앗고도 강태유는 피해자가 되어 경찰의 수사를 피한다.

세계적으로도 범죄조직들도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자연스럽게 합법화를 지향한다고 한다.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합법적인 사업만을 하는 기업으로 꾸미려 한다. 사회적인 명성과 지위, 유력인사들과의 인맥, 무엇보다 가장 두려운 법의 추적과 처벌을 피할 수 있다. 그렇다고 완전히 불법적인 일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다. 범죄를 감추는 수단이 더 정교하고 더 은밀해질 뿐이다. 밝은 빛에는 필연적으로 짙은 그늘이 따라온다.

과연 경찰이 나선다. 최영진(김희애 분)이 감을 잡았다. 박종호(김민종 분) 역시 수상한 부분들을 찾아냈다. 그러나 역시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기에는 KL그룹의 총수로서 강태유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가 만만치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란 곧 권력이다. 막대한 부와 그로부터 비롯된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 무엇보다 사회의 각분야에 자신을 위해 힘써줄 상당한 위치의 친구들이 적지 않다. 그동안에도 최영진의 수사가 강태유에게까지 미치게 되었을 때 그것을 막아섰던 것이 바로 경찰과 검찰 내부의 협력자들이었다. 다시 강태유를 수사하려 한다면 경찰 내부의 - 분명 최영진보다 상사일 것이 분명한 인물들과도 부딪히지 않으면 안된다.

강태유가 옳았다. 먼저 힘을 가져야 한다. 먼저 돈을 벌어야 하고, 권력을 손에 쥐어야 한다. 힘이 있으면 정의도 따라온다. 돈은 법이고, 권력은 도덕이다. 죄를 지어도 수사대상에 조차 오르지 않는다. 용의선상에 올라도 법과 정의가 자신을 지켜주게 될 것이다. 더 큰 죄를 지어 더 큰 이익을 얻는다면 더 강력한 법과 정의가 자신을 바르게 지켜줄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은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다. 누구도 그에게 죄를 물을 수 없고, 죄의 댓가를 치르게 할 수 없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동자의 임금을 떼먹고 감옥에 간 기업인을 사면하려던 드라마 '어셈블리'의 내용을 떠올린다. 최영진과 박종호의 싸움은 조재덕(허정도 분)의 말처럼 무모하게만 보인다. 분명 박동일 정도의 무른 결심으로 상대할 수준은 아닌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진우(손호준 분)와 민도영(이다희 분) 사이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 특히 공중파 드라마에서 러브라인은 필수다. 젊고 매력적인 두 남녀가 한 공간에 있다. 배우들 입장에서도 러브라인 하나 없으면 서운할 것이다. 가장 자신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하여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상대배우와의 러브신일 것이다. 가장 사랑스러운 자신을 보여준다. 우연히 민도영이 손호준의 물건을 가져가고, 그것을 돌려주려는데 손호준이 문자를 무시하며 덩달아 자신까지 손호준의 연락을 외면한다. 다시 부딪힌다. 그리고 솔직한 대화와 끝나고 화가 나서 빙수를 먹는 민도영을 한진우는 웃음으로 지켜본다. 그래도 역시 수사드라마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는 점이 드라마의 미덕일 것이다. 수사관으로서의 일상과 성장, 무엇보다 범죄의 수사를 중심에 놓으며 중심을 잃지 않는다. 러브라인은 러브라인일 뿐이다.

역시나 그동안의 패턴으로 보아 이번에도 자동차거래와 밀수출을 쫓다 보면 결국 강태유에게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가장 순수한 악이다. 가장 선명한 죄다. 좀스럽지만 범죄만큼 노력과 투자 대비 수입이 좋은 일도 별로 없다. 그저 돈을 벌고 싶을 뿐이다. 자신이 누리는 지위와 권력을 더 키워보고 싶을 것 뿐이다. 그래서 더 높은 지위와 더 큰 힘을 손에 넣는다. 그러면 그것들이 결국 자신을 지켜주게 될 것이다. 죄책감이란 없다.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 결국 범죄를 쫓다 보면 어떻게든 강태유가 드리은 꼬리와 만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작은 단서라도 잡을 수 있을까?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싸움이 그들을 기다린다. 본격화되기에도 아직 그들은 너무 미약하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만큼 강태유는 악하고 강하다.

과연 손병호의 연기는 절대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다. 단지 한 개인의 연기와 드라마의 절반을 채우며 압도적으로 눌러 버린다. 그 나머지를 지탱하는 것이 경찰 최영진의 모성일 것이다. 너무 강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강력 1팀의 팀원들을 보듬는다. 넘어서서는 안된다. 강태유와는 다르다. 따지는 것도 가리는 것도 많다. 지켜야 할 것들도 많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신념과 의지다. 그것이 최영진의 정의다. 베테랑의 힘이다. 완벽한 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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