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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은희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5.08.27 04:56

[인터뷰①] 박보영 “오나귀, 연기 재미에 확신 준 작품…든든해”

▲ 배우 박보영.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박은희 기자] “작년까지만 해도 연기를 하면서 너무 한계에 많이 부딪혀서 힘들고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영화 ‘돌연변이’는 ‘내가 연기가 재미있어서 시작한 거였지’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고 ‘오 나의 귀신님’은 그 마음이 굳어지게 했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시청자에게 행복한 미소를 절로 짓게 만들어 ‘오 나의 보영님’이 된 해피바이러스 전파자 박보영. 어떤 상황도 ‘웬일이야’를 연발하며 자신만의 긍정적인 해석으로 즐긴 촬영이었기에 그와 함께 한 스태프와 배우들은 모두 천사요, 촬영 중 그가 겪은 일들은 모두 행운이었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오 나의 귀신님’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박보영은 시종일관 생글생글 예쁘게 웃으며 질문 하나에도 봇물 터지듯 유쾌한 입담을 과시했다. ‘다음엔 무슨 질문을 할까’ 하는 긴장감마저 잊은 채 넋 놓고 그의 얘기에 빠져 편한 대화로 채운 인터뷰 시간 동안 그는 귀신같이 기자를 홀린 ‘오 나의 보영님’이었다.

- 아직 ‘오 나의 귀신님’이 끝난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종방연 분위기는 어땠나.

“가기 전에는 슬플 줄 알았다. 전날에도 싱숭생숭하고 잠도 안 오고 해서 ‘가서 울면 어떻게 하지’ 걱정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단체 대화방에 시청률이 많이 나왔다는 글이 올라와서 기분이 좋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모든 사람들이 해피해져서 너무 즐겁게 마무리했다. 지금은 기분이 굉장히 좋고 너무 행복하다. 하지만 봉선이는 끝난 지 많이 안돼서 그런지 아직 보내는 중이다.”

- 금요일이면 ‘오 나의 귀신님’ 보러 집에 가야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마디로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였다.

“내가 너무 갇혀 살았던 것 같다. 촬영하느라고 보호받고 있었나보다. 그런 얘기를 너무 못 들었다. 시청률이라는 게 숫자로 나오니까 ‘많은 분들이 봐주고 계시구나’ 그런 건 알겠는데 아직 실감은 잘 못하고 있다. 드라마는 스포일러도 있고 다음 방송 때문에 통제도 열심히 한다. 우리가 놀이터 신이 굉장히 많은데 초반엔 ‘아 촬영하는구나’ 하고 지나가셨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아파트 안에 있는 놀이터였는데 동네분들이 통제가 안 될 정도로 많이 오셔서 많이들 보고 계신다는 걸 그때 알았다. 내가 영화를 자주 해서 영화가 개봉하면 영화관에 티켓을 몰래 끊고 가서 가만히 앉아서 관객들의 반응을 본 후 나갈 때 화장실에 가서 가만히 앉아 있는다. 그러면 정말 적나라한 모든 내용이 다 나온다. ‘재미없다’, ‘연기가 별로 마음에 안 든다’ 등 영화를 보고 나와서 화장실에서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신다. 드라마는 피드백이 되게 빠른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더라.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같이 댓글을 달면서 같이 보기도 한다. 너무 신기하게도 다음 내용을 맞히기도 하고 그런 장면이 정말 나오면 사람들이 ‘소름’이라고 댓글을 달고. 진짜 너무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봤다. 나는 그게 익숙하지 않아서 댓글 보다가 장면을 놓치게 돼 결국 방송을 보고 나중에 확인하자고 했다. 나중에 댓글들을 확인하면서 모니터가 됐다.”

- 드라마를 본 지인들의 반응만으로도 피드백이 충분히 됐을 것 같은데.

“주변 분들은 재미있다고 하시는데 나는 100%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다 내 지인분들이고 그래서 약간 객관적이지 못하게 보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항상 좋은 말씀만 해주시지는 않지만 어쨌든 지인이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아’, ‘왜 괜찮던데’라고 말씀해주신다. ‘이 분이 재미있다고 하는 게 진짜 재밌다고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여기저기서 연락은 많이 왔다. 연락이 좀 뜸했던 분들도 너무 재미있다고 연락주셨다.”

▲ 배우 박보영. ⓒ스타데일리뉴스

- 제작발표회 때 조정석과 키스신 있는 걸 부모님께 말씀을 못 드렸다고 했다. 부모님 반응은 어떠셨나.

“첫 키스신 나오기 전날 말씀드렸다. 생각보다 아빠가 더 쿨하게 ‘뭐 어때’라고 하셨다. 보수적인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조금씩 개방적으로 변하시는 건가, 아니면 나의 직업에 대한 일로써 잘 받아들이시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긴 했다. 그 이후로는 그 대화는 안 나눴다.(웃음)”

- 첫 키스신이 처음 같지 않고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연애 경험이 많진 않은데 첫 키스신이라서 굉장히 걱정도 많이 하고 연구를 많이 했다. 드라마에 나오는 키스신들을 많이 봤다. 그러면서 사실 심각해지기도 했다. ‘공중파가 이렇게 진하게 하면 케이블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생각도 들었다. 또 걱정됐던 게 첫 키스신이 빙의된 상태에서 어쩌다가 강선우가 먼저 하긴 했지만 내가 ‘이게 웬 떡이야’ 이러면서 하는 느낌이어서 내가 좀 더 적극적이고 변화된 걸 보여줘야 했다. 내가 내 생애 첫 키스신이란 걸 현장의 모든 분들이 알고 계시더라. 그래서 스태프들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하는 게 느껴져서 오히려 내가 씩씩하게 ‘이렇게 하면 되나’, ‘이렇게 해 볼까’ 장난을 치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보다 조정석 오빠가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첫 키스신은 생각보다 ‘이렇게 흘러가는 구나’,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겠다’ 정도여서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두 번째, 세 번째가 더 힘들었다. 그땐 스태프들도 구경하고 떨려서 더 힘들었다.”

- 마지막 키스신은 조정석의 애드리브가 있었다고 들었다.

“마지막 키스신 대본으로는 ‘포옹을 하고 풀면 봉선이가 먼저 다가가 강선우 셰프에게 키스를 한다’라고 나와 있었는데 앞에 나온 키스신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더라. 그래서 내 생각엔 조정석 오빠가 조금 의식을 하지 않았나 싶다. 준비를 많이 해 오셨더라. 나한테 어깨를 잡아보라고 하셔서 잡았더니 그대로 들었다. 깜짝 놀라서 ‘이렇게 하실 거냐’고 했더니 괜찮은 것 같다고 하시면서 감독님께 보여드렸다. 감독님도 너무 좋다고 하셔서 갑자기 들게 됐다. 들고 계속 키스를 하면 괜찮으시겠냐고 물어보니까 조정석 오빠가 예쁜 그림을 위해서 괜찮다고 하셨다. 그러고 나서 오빠가 마지막 엔딩은 웃으면서 해보자고 하더라. 처음엔 못 알아듣고 이상하게 해서 감독님도 그렇고 다들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러셨다. 얼굴이 빨개져서 죄송하다고 하고 조정석 오빠에게 ‘사실은 잘 못 알아듣겠다. 웃으면서 하는 게 어떤거냐’ 물어본 후 이제 뭔지 알겠다 싶었다. 너무 부끄럽고 민망해서 감독님께 대사를 좀 달라고 했다. ‘계속 들고 있으니까 안 무거워요?’, ‘계속 들고 있을 거예요?’ 이정도만 하면 괜찮겠다고 해서 대사를 쳤는데 감독님이 빨리 컷을 안 하셨다. 계속 바라만 보고 있기가 너무 민망해서 봉선이라면 한번 더 물어보지 않았을까 생각돼 ‘한번 더 뽀뽀해도 돼요?’라고 했다. 차라리 뽀뽀하고 있으면 얼굴이 안보이기 때문에 덜 부끄럽겠다 싶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아서 다행이다.”

- 조정석이 상대배우로 결정됐을 때 어땠나.

“너무 좋았다. 예전부터 꼭 한번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던 배우였다. 강선우 셰프와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됐다. 누가 될까 생각하면서 머릿속으로 한번 그려봤던 사람이라서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건축학개론’ 납뜩이도 그렇고 ‘더 킹 투하츠’ 은시경도 그렇고 그 모습들이 다 있었던 분이라서 풀어주는 것과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왔다갔다 잘 하실 것 같아 든든했다. 내가 의지해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조정석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첫 촬영을 하고 나서 감독님께서도 둘이 같이 하는게 처음 맞냐고 하시면서 너무 잘 맞아서 좋다고 하셨다. 조정석 오빠가 컷하고 그 느낌을 항상 잘 표현해주시는 편이다. 컷하고 나서 ‘우리 이번에 되게 좋았던 것 같아’ 이런 얘길 자주 하셨다.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 적이 굉장히 많았다.”

▲ 배우 박보영. ⓒ스타데일리뉴스

- 김슬기와의 연기 호흡도 궁금하다.

“너무 고마운 게 많다. 처음에 1인2역을 해야 된다고 시놉을 받았을 때 김슬기가 순애 역할로 마무리가 돼가고 있단 얘길 들었다. 김슬기가 하면 되게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슬기는 색깔이 정확히 있는 배우라서 특징 같은 게 잘 나타나 있어서 내가 따라가기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만나보니까 처음엔 낯을 굉장히 가리는 성격이었다. 빨리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친해지고 나서는 너무 귀여웠다. 애교가 굉장히 많더라. 대화를 많이 하면 그 큰 눈으로 내 눈을 바라보면서 약간 입을 다물고 짓는 특유의 표정이 있다. 보면서 ‘이것도 써먹어봐야겠구나’ 그런 것도 많이 느꼈다. 김슬기가 오히려 내가 나온 모습을 보고 순애에 녹인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내가 손가락을 정말 많이 쓰는데 그걸 나는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 김슬기가 나한테 오더니 ‘내가 어제 방송을 봤는데 언니가 셰프님한테 이렇게 하면서 얘기하더라. 그래서 내가 오늘 빙고 언니와 촬영하는데 이렇게 했어’라고 하는데 너무 고마웠다. 일반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 혼자 순애를 따라하는 게 아니다. 김슬기는 오히려 내가 하는 걸 보면서 빙의된 모습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자기 캐릭터에 녹여준다는 건 서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보시기에 더 가까워보이지 않았나 싶다. 김슬기는 너무 귀엽다.”

- 촬영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나.

“모든 분들이 다 너무 잘 챙겨주셨는데 아무래도 조정석 오빠가 부딪치는 부분이 가장 많다보니까 많이 신경을 써주셨다. 내가 드라마를 오랜만에 하고 길게 이렇게 처음하다 보니까 감독님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고 조정석 오빠도 많이 신경을 써주신 것 같다. 레스토랑 식구들로 나오는 오빠들도 나를 막내 동생처럼 아침에 갈 때마다 너무 환하게 웃으면서 반겨주시니까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 주방 식구들과 촬영할 땐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다.

“우리는 웃음 참기가 너무 힘들었다. 스태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조정석 오빠도 웃음이 굉장히 많고 장난도 많으시다. 수셰프로 나오는 강기영 오빠도 웃긴 장면이 많이 있는데 그 오빠는 진심으로 연기하는데 그게 너무 웃겼다. 강기영 오빠랑 촬영할 때 우리가 화면에 안 보이는 상태에서 대사를 쳐야하는데 너무 웃겨서 다들 안 바라보고 대사를 치고 뒤돌아서 웃곤 했다. MT 장면에서도 해는 져 가는데 웃음을 못 참아서 웃다가 울고 스태프에게 ‘정말 죄송하다, 진짜 안 웃겠다’ 그 얘길 정말 많이 했다. 처음에는 조정석 오빠가 웃는 게 티가 안날 지 알고 엄청 웃었다. 그런데 조정석 오빠는 광대가 진짜 잘 보인다. 컷한 다음 내가 ‘오빠’라고 부르면 오빠가 안 웃은 것처럼 ‘응 왜’ 이러신다. 그러면 감독님이랑 촬영 감독님이 ‘웃은 거 다 보인다. 이쪽 다 보여서 못 쓴다, 다시 해야 된다’ 그러시기도 했다. 웃음 참기가 정말 힘들었다.”

- 혹시 촬영하면서 좀 난감했던 에피소드는 없었나.

“극중 봉선이의 블로그가 있는데 어떻게 하다 그 블로그 주소가 노출이 됐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댓글에다가 ‘네 다음 박보영’ 이런 것도 써주시고 나는 촬영을 해야 되니까 댓글을 지우느라 애먹었다. 실시간으로 댓글이 올라와서 계속 삭제를 했다. 글쓴이 ‘꼬르동’이라는 분은 ‘나보다 덜한 것 같음’이라고 쓰시고 ‘백주부’라는 분은 ‘맛있쥬’라고 쓰시는 등 정말로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를 갖고 계실까 싶을 정도로 많은 댓글이 있었다. 결국 트래픽이 초과 돼서 촬영을 못하고 전화해서 돈 주고 트래픽을 푼 후 촬영을 하는 등 촬영에 영향이 있었다. 관심이 굉장히 많으시더라. 너무 신기했다.”

▲ 배우 박보영. ⓒ스타데일리뉴스

- 본인이 생각하는 ‘오 나의 귀신님’ 명장면 꼽자면.

“너무 많다. 셰프님이 내가 너무 들이대니까 손잡고 ‘천천히 오래오래 가자’고 한 것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강선우 셰프가 지켜주려는 모습으로 그려져서 봉선이가 좀 더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인 것 같다. 순애를 마지막으로 보내주는 장면은 아무래도 공을 많이 드린 장면이기도 해서 생각이 많이 난다. 단체관람을 하면서 나도 울었다. 내가 나오는 것만 촬영하고 나머지는 대본으로만 봤는데 순애를 보낼 때 빙고 언니가 ‘잘가라 신순애’라고 하는데 너무 슬펐다. 그 대사도 너무 좋더라. ‘잘 살았다, 열심히 살았다, 사람이 언제 죽을지 알고 살면 그게 인생이겠냐, 모르고 사니까 삶이지, 그러니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라’ 하는 게 나는 너무 좋았다.”

- 오랜만에 드라마를 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진짜 없었다. 하기 전에는 겁도 많이 먹고 주변에서도 겁을 많이 주셨다. ‘드라마는 쪽대본도 나오고, 대본이 나오면 방송 시간이 있기 때문에 대사 외워서 하기 바쁘고, 시간에 쫓기다보면 잠도 많이 못 자고, 한숨도 못자고 씻고만 나와야 될 때도 많다’ 등등 겁을 많이 주시더라. 그런데 내가 너무 복을 많이 받아서 방송하기 전에 6회까지 촬영을 다 마치고 들어갔다. 항상 2주, 나중에는 1주일의 여유는 있었다. 잠도 잘 자고 쪽대본은 한 번도 안 받아보고 항상 다 나와 있는 완고를 받았다. 나중에 15~16회만 스펙터클한 내용이 많아 찍는 분량이 늘어서 그때만 마지막 방송 전날까지 촬영했다. 초반에는 일주일에 두 번은 꼬박 쉬게 해줬다. 그 얘기를 했더니 모든 사람들이 나는 복 받은 거라고 그런 현장은 절대 없다고 그러시더라. 덕분에 나는 힘든 것 없이 너무 재미있었다. 한회 대본이 나오면 처음부터 끝까지 봉선이다. 빙의를 해도 봉선이, 안 해도 봉선이니까 분량이 많았다. 그런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아침에 대본을 딱 받으면 ‘왜 오늘도 첫신과 막신이 나야’가 아니라 ‘역시나 오늘이 첫신과 막신이군. 너무 나만 나오는 거 아니야? 웬일이야, 나 엄청 많이 나와’ 이렇게 얘기한다. 중간에 한두신이 비면 ‘감동이야, 커피 마실 수 있어. 양치를 여유롭게 하자’ 이러면서 오히려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왔다. 우리가 뒷부분에 갈수록 순애 얘기를 다루면서 분량이 줄어들고 조금 여유가 생겼다. 다행히도 ‘우리는 왜 이렇게 복이 많아서 초창기 때 에너지 넘칠 때 많은 분량을 찍고 가면 갈수록 체력적으로 힘들어질 때 이렇게 여유도 생겼네. 어쩜 이렇게 행복하게 촬영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웃음)”

- 먹는 것도 잘 챙겨 먹었나.

“초반에는 너무 챙겨먹었다. 그러다 안 되겠다 싶어서 중간에 조금 조절하고 막판에 변신하고 난 다음에는 치마가 너무 타이트해서 저녁땐 풀만 먹으며 버텼다. 내가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살이 잘 찌는 편이다. 우리 스타일리스트나 스태프 언니들이 ‘그만 먹어야 되지 않겠냐’라고 통제하기 힘들어 하신다.”

-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고기를 굉장히 사랑한다. 좀 줄여야 되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먹는다. 가리는 음식도 없고 못 먹는 음식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다. 닭발도 굉장히 좋아한다. 극중 봉선이가 순대곱창을 못 먹는데 나는 진짜 좋아한다. 그래서 감독님께 너무 좋은데 싫은 척 하는 연기를 어떻게 해야 되냐고 여쭤봤다. 감독님이 원래는 못 먹는 음식을 먹고 힘들어하는 것을 내색하는 장면이었는데 대신 맛있게 먹는 것처럼 하고 뱉어내는 장면으로 바꾸자고 하셨다. 그래서 열심히 먹었다.”

▲ 배우 박보영. ⓒ스타데일리뉴스

- tvN의 전 금토극이 ‘미생’ 이후로 잘 안돼서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나는 굳이 지상파와 케이블을 나누는 편은 아니다. 공중파를 해야 되지 않겠냐는 얘기도 많이 하셨는데 대본을 보고 하고 싶다고 느낀 게 ‘오 나의 귀신님’이었다. 내가 확신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때 감독님을 만나 뵙고 ‘이건 해도 되겠다’라는 확신을 감독님이 주셨다. 시청률을 떠나서 내가 이것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일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내가 마음을 먹고 고민의 문턱을 넘어서게 해준 건 유제원 PD님인 것 같다. 그래서 너무 많이 감사하다. 직업적인 부분에서 선택받은 입장이니까 감독님이랑 작가님이 ‘오 나의 귀신님’이란 작품과 나봉선‘이란 캐릭터를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손을 내밀어주신 게 너무 행운이었고 감사하다. 나한테 제의를 해주셔서 덕분에 이렇게 사랑을 받게 된 것 같다.”

- 박보영 연기 인생에 ‘오 나의 귀신님’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앞으로 가다보면 힘들 때가 있을 텐데 이 작품을 생각하면 기운을 낼 수 있을 것 같고 든든한 느낌이 든다. 작년까지만 해도 연기를 하면서 너무 한계에 많이 부딪혀서 ‘나는 왜 이렇게 하고 있을까’, ‘왜 이걸 못 넘을까’, ‘왜 늘지 않을까’, ‘이게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할 때가 있었다. 현장 가는 것도 가끔씩 야외신인데 비가 와서 하루만 미뤘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힘들었던 적이 있다. 그 즈음에 영화 ‘돌연변이’라는 작품을 만났다. 저예산 영화고 내가 조연으로 나오는데 너무 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 ‘돌연변이’는 ‘내가 연기가 재미있어서 시작한 거였지’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다. 이어 이 ‘오 나의 귀신님’이 그 마음이 굳어지게 했다. 그래서 나한테 2015년이 너무 특별하다. 힘들고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을 때 이 두 작품을 만나서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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