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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5.08.25 21:13

[권상집 칼럼] 진정성 없는 강용석, 그의 블로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다

강용석, 로맨틱, 그리고 또 한번의 좌절

▲ 강용석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그도 아마 몰랐을 것이다. 연예 매체의 공세에 그가 다시 좌절을 겪게 될 줄은. SBS와 채널A의 지속적인 강용석 불륜 공격에도 아랑곳 않던 그가 디스패치의 카톡 및 사진 공개로 인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선언했다. 확실히, 이번 사건을 통해 디스패치의 면모는 또 한번 드러났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은밀한 메시지와 확인사살 격인 사진 공개는 디스패치의 존재감을 또 한번 모두에게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이런 면에서 디스패치의 집요한 추적을 닮은 종합일간지나 주간지가 부재한 건 참으로 한국 정치, 경제 발전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강용석은 이미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이 ‘아나운서 실언’ 발언으로 국회의원으로서 경험하기 힘든 바닥까지 주저 앉았었고 놀랍게도 이를 기회로 삼아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 Mnet의 ‘슈퍼스타K’ 등에 출연하며 무존재였던 자신의 이름을 전국구로 만들며 연예인급 지명도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자기도 이런 부분이 자랑스러웠던지 언제나 ‘지명도에서는 어느 정치인보다 내가 최고’라는 식의 발언을 각종 인터뷰를 통해 늘어놓았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그가 ‘아나운서 실언’ 발언과 함께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매개체는 SNS였다. 강용석은 방송 출연하기 전까지 자신의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알고 있던 온갖 정보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어려웠던 가정 형편, 힘들게 공부했던 학업 시절 등을 얘기하며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필자 역시 그의 블로그에서 재미를 느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그의 광범위한 지식을 느낄 정도였으니 그의 말발과 글발은 확실히 인정해줄 만 하다.

그러나 그가 점차 이름을 알리고 방송에 자주 등장하면서 SNS 활동은 점점 줄어 들었고 급기야 JTBC, TV조선, tvN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시작하면서 SNS 활동은 아예 중단되고 만다. 그렇다. 그는 SNS를 통해 네티즌이나 블로거들과 소통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자신의 이미지를 복구하고 자신의 재기를 위한 기회로만 활용했던 것이다. SNS를 통해 자신의 재기 입지를 다지고 이름을 알린 후 헌신짝처럼 내버린 SNS에서 그가 다시 재기를 지금 모색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즉, 유감 표명은 바로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쓸데없이 북한에서 대한민국을 상대로 유감 표명을 남발해서 그 의미가 최근 퇴색되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는 JTBC의 ‘썰전’에서 각종 공인들의 언행에 대해서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았고 더 나아가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한 인사들에 대해서도 가차없는 비판을 날려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상대의 언행에 그렇게도 엄격하게 행동하던 그가 자신의 잘못(?) 또는 실수에 대해서는 이토록 관대하니 놀라울 뿐이다. 디스패치의 보도에 대해 당당했다면 그가 왜 출연을 약속한 ‘TV조선 뉴스쇼 판’에 당일 펑크를 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강용석은 다시 자신의 블로그에서 ’20,30대 청춘들 힘내세요’ 라며 어줍지 않게 청춘들의 아픔을 위로했다. 뭔가 고생 고생해서 올라가면 다시 미끄러져서 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지만 과연 그의 말을 듣고 그 어떤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까. 자신이 스스로 부적절한 언행을 했기에 미끄러진 것을 마치 상황적 요인에 의해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그의 모습은 꼴사납기 그지 없다. 진짜 그가 억울했다면 이번 사안을 정면 돌파하고 그가 좋아하는 법정에서 당당히 밝혔어야 그다운 행동 아닐까.

그가 하차를 선언한 이후 북한 김정은의 도발과 공세로 모든 뉴스가 북한의 위협 소식으로 뒤덮였다. 대체적으로 이와 같은 큰 뉴스가 터지면 모든 사안이 뒤덮이는 건 기본인데 이런 측면에서 강용석은 억울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그가 불륜이라는 뜻하지 않은 직격탄 소식으로 하차를 한 후에 곧바로 북한의 도발이 이어졌으니 말이다. 만약, 디스패치의 보도 이후 북한 김정은이 대한민국을 위협했다면 디스패치의 기사는 온데간데 없이 100% 묻혔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과거 속담은 무서울 정도로 맞다. 안 되려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니 말이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 그가 블로그를 통해서 얼마나 명예를 회복할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 권상집 동국대 경영계열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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