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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5.08.17 17:39

[리뷰] 영화 '오피스', "티켓 값이 절대 아깝지 않은 작품"

어디서나 있음직함 조직의 있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

▲ 영화 '오피스' ⓒ리틀빅픽처스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제68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던 작품 '오피스'는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은 여느 작품들이 그렇듯 흔히 말하는 '재미'를 많이 갖고 있는 영화는 아니다. 차라리 리얼리티를 극도로 부각시킨 공포, 아니 공포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작품이라 평하고 싶다.

분명하게 말하지만 영화가 주는 재미는 보통의 상업영화보다 덜 하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하지만 '오피스'는 다른 영화보다 볼 가치가 있다. 보고도 후회하지 않을 영화가 요즘은 상당히 줄었지만 '오피스'는 본 뒤에 그 영화티켓값이 절대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 영화 '오피스' 속 영업팀의 회의 장면 ⓒ리틀빅픽처스

'오피스'에서는 어디에서나 있음직한 회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일상은 많은 현직 회사원들로부터 배경만으로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그런 일상적인 장면에서 등장하는 서늘한 공포는 별다른 장치없이도 만족스러운 공포심을 느끼게 해준다.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욕쟁이 부장,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깐깐한 여대리,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날티나는 여사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열심'밖에 모르는 바보 인턴과 뜬금포 고스펙 인턴까지.. 상당히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 한 회사, 한 팀에 모여있다. 그리고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들은 시작과 동시에 벌어진 하나의 사건으로부터 파생되어 관객들에게 수많은 유추를 강조하기 보다는 이야기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게 표현됐다.

▲ 영화 '오피스' 속 사건의 발단 김병국 과장(배성우 분) ⓒ리틀빅픽처스

특히 배성우와 류현경의 연기는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정도로 놀라웠다. 무감정이라는 단어가 너무 잘 어울리는 표정을 보여준 배성우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툭툭 내뱉듯 던지면서도 그 어떤 배우보다 무겁게 다가오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그동안 배성우가 보여왔던 감초 같은 조연 역할들의 선입견을 그대로 날려보내는 연기를 '오피스'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배성우 본인에게도, 관객들에게도 행운이다.

또한 류현경 역시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그 연기력을 인정 받고 있었지만 '오피스'에서 보여준 연기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라 평하고 싶다. 특히 김부장(김의성 분)과의 언쟁에서 던지는 "내가 살려고 회사를 다니는 건지 죽으려고 다니는 건지 모르겠다"는 대사는 그녀가 처한 상황, 그리고 그녀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모두 함축할 만큼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그 대사를 류현경이라는 배우가 표현한 것을 본 뒤 그 누가 같은 역할의 대사를 연기한다해도 부족하다고 느껴질 만큼 류현경의 표현을 놀라웠다.

▲ 영화 '오피스'의 주인공 이미례 인턴사원(고아성 분) ⓒ리틀빅픽처스

물론 '오피스'에서도 아쉬움은 있다. 상업적 성공과 직결되는 재미는 둘째치고 '의외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공포를 전달하는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오피스'를 보면서 '깜짝 놀라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올 것 같은 순간에 나올 것 같은 모습으로 공포장치가 구성되어 있다. 관객들에게 "지금부터 놀랄 장면 나오니 준비하세요"라는 것처럼 놀랄 준비를 하게 만드는 공포는 공포라기 보다 이야기 진행의 완급을 조절하는 장치로까지 보인다.

작품에 담긴 수많은 메시지를 알아야만 재미있는 영화가 있고 영화를 보는 그 자체로 몰입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 있는데 '오피스'는 후자이다. 재미를 포함해 수많은 영화를 보는 목적을 뒤로 하고 돈 아깝지 않은 영화를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오는 27일 개봉하는 '오피스'를 추천한다.

박기자의 영화 '오피스' 평점

★★★☆

이런 분에게 강추 : 공포를 공포로 보지 않는 사람

이런 분에게 비추 : 비명과 피가 난자하는 하드코어 공포물을 기대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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