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박은희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5.06.07 02:25

[인터뷰] 남궁민 “진솔함을 순수하게 뽑아내는 연기자로 기억되고파”

▲ 배우 남궁민. ⓒ935엔터테인먼트

[스타데일리뉴스=박은희 기자] “연기를 하면 할수록 배우고 깨닫는 것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서 즐겁다. 할수록 쉬워지는 것 같진 않은데 뭔가 나아지는 것 같다.”

남궁민은 인기를 좇지 않고 자신이 납득할 때까지 고민하고 연습하고 노력하는 배우, 오로지 연기가 좋아서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진솔함을 순수하게 뽑아내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16년차 배우다. 그는 얼마 전 종영한 SBS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바코드 살인사건의 연쇄살인마 권재희 역으로 그동안 보여준 부드러운 모습과 더불어 섬뜩한 사이코패스 모습까지 완벽하게 보여줘 호평을 얻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커피스미스 본사점에서 진행된 남궁민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유쾌하고도 진지한 남궁민표 입담을 과시했다.

#1. 남궁민의 ‘냄새를 보는 소녀’

- ‘냄새를 보는 소녀’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의 드라마인지 궁금하다.
“운이 좀 좋았다. 아무리 연기를 잘한들 신경 써서 연기한들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그 연기는 필요가 없다. 다행히 이번에는 같이 한 친구들과의 궁합도 잘 맞았고 사람들이 많이 봐주고 회자해주셔서 체감이 된다. 전보다 인지도가 있어졌다. ‘남궁민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어’라는 얘길 많이 듣는다. 한편으로는 ‘나 원래 이 정도는 했는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탓할 수가 없다. 마음 비우고 편하게 연기했다. 일이 잘되든 못되든 빨리 이것을 놓고 다음에 좋은 작품이 있으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인지도 높아졌다고 해도 활동을 안하고 2~3개월 있으면 끝이다. 다음 작품을 위한 탄력은 어느 정도 받았을 것이다. 준비를 잘해서 다음을 기약하려고 한다.”

- 제작발표회 때 백수찬 PD가 분량이 적어서 미안하다고 했는데 결코 적은 분량은 아닌 것 같다.
“16년 정도 연기를 하다보니까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뽑아내고 쓰는 게 아니었다. 감독님이 내가 처음 데뷔했을 때 조감독으로 계셨다. 성격이 남자답고 시원시원하시다. 생각하면서 말하거나 뒤로 딴말하시는 분이 아니다. 한 말에 책임을 진다. 내가 여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역할을 주로 했는데 ‘냄새를 보는 소녀’의 살인마 역할이 신선하고 박유천과 신세경 조합도 굉장히 좋고 가벼운 마음으로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 극중 셰프 역할을 위해 요리를 따로 배웠나.
“써는 것까지는 안 나갔지만 잡는 모양이 많이 썰어본 사람과 연기하려고 잡은 사람과 태가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많이 썰어보고 연습해서 가도 잡는 건 불편하다. 써는 것을 많이 연습했다. 일례로 지금 담배를 끊었는데 끊게 된 계기가 내가 한 작품 중에 대학생으로 나온 역할이 있었다. 앞머리도 일자로 자르고 술을 안 마셨는데도 대학생으로 안보였다. 그래서 담배를 끊었다. 그래도 대학생으로는 안보였지만 마음은 편하더라. 내가 할 만큼 다 해봤기 때문에. 이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연습할 만큼 해봐야 촬영장에서 굳이 쓸모가 없다 하더라도 촬영장을 편한 마음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연습을 열심히 했다.”

- 주로 로맨스를 연기하다가 이번엔 파트너가 없었는데 어땠나.
“외로웠다. 거의 혼자 많이 연기했다. 외롭긴 했는데 빨리 끝나서 좋았다. 혼자 찍을 때 전화하는 신 빼곤 대사가 없을 때도 있다. 그런 부분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찍었다. 대사를 완전히 씹어삼킬 정도로 소화하지 않은 채 연기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연기자로서 부담감일 수 있다. 대본이 늦게 나오다보니 그런 부분에선 수월했다.”

- 악역을 할 때 신경써야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권재희 역을 하면서 신경 썼던 건 매회 마다 긴장감을 줘야 되는 시점이 있다. 그 지점 외엔 힘을 빼려고 노력했다. 너무 매 신마다 무서우려고 하면 나중에 진짜 무서운 게 나와도 무서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버거워 보이지 않게 회마다 한신 정도 힘줘서 연기했다. 권재희라는 사람은 완벽하고 자기 안에 갇혀있는 느낌이 강할 것 같아서 조금 더 조용하게 표정을 변화시키지 않고 절제된 느낌이 보이게끔 연기했다.”

- 이번 작품에서도 약간의 액션신이 있었는데 본격적인 액션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다. 이정도 별로 큰 액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치게 된다. 이렇게 멍들고 다치는데 나이가 들면 좀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지금도 몸을 사린다. 옛날 같으면 내가 해보겠다고 하겠지만 힘들 것 같으면 미리 말한다. 굳이 그런 데 도전한다고 연기를 잘하는 게 아니다. 몸을 다치면 민폐니까.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

▲ 배우 남궁민. ⓒ935엔터테인먼트

#2. 사람냄새 폴폴 나는 37세 남자사람 남궁민

- ‘냄새를 보는 소녀’ 끝나고 뭐하면서 지냈나.
“술 먹고 놀았다. 아는 형이랑 같이 일본 여행도 갔다. 갔는데 지진이 나서 깜짝 놀랐다. 건물에서 비상벨이 울리는데 나빼고 다들 평안하게 있어서 지진 체험 카페에 온지 알았다. 맛있는 거 정말 많이 먹고 옷 같은 거 구경도 많이 하고 쇼핑도 했다. 먹는 걸 좋아해서 드라마 끝나고 3㎏이 쪘다.”

- 일본어는 잘 하는 편인가.
“못한다. 일본 팬들에게 그래서 미안하다. 외우려고 했는데 관심을 갖고 주기적으로 안하면 잘 안되더라. 일본 팬들은 한국어로 적어서 편지도 써주고 외워서 얘기도 해주셔서 반성하기도 한다. 촬영 하면서 기초일어 책을 가지고 다녔는데 연기에 집중하느라 잘 안봐지더라.”

- 박유천-박유환 형제와 인연이 남다른데 많이 친해졌나.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에 함께 출연한 박유환과는 아직도 연락하고 지낸다. 아직 박유천, 신세경, 윤진서 등 ‘냄새를 보는 소녀’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의 연락처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늦게 친해지는 편이라 이제 좀 친해진 것 같아서 연락처를 물어보려고 하는 순간 끝나더라. 예전에 ‘구암 허준’은 135부작인데 예진아씨 역할을 한 박진희 연락처를 134회쯤에 물어봤다. 그런 게 좀 아쉬워서 박유환에게 ‘너희 형과 너무 잘했고 즐거웠다고 전해 달라. 바쁘니까 나중에 시간 나면 너희 형제와 같이 술이나 마시자’라고 안부문자를 보냈다.”

-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하차한 후 홍진영과 연락한 적이 없고 열애 가능성도 없다는 기사가 나갔다.
“조심스럽게 얘기를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 표현될 땐 뉘앙스 같은 것들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사실 괜찮은데 내 기사 때문에 홍진영이라는 이름이 언급되고 그 친구가 기분이 상한다면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문제가 된다. 커플 팬이 고맙기도 하지만 둘이 정말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예쁘게 바라봐주면 좋은데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꼭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 ‘우결’ 끝나고 홍진영과 연락을 못했는데 오늘 기사가 나가고 오랜만에 카톡을 했다. ‘나름대로 말을 조심한다고 했지만 그걸 보는 니가 기분 나빠할까봐 걱정된다’고 했더니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잘 하라고 격려해주더라. 기사가 어떻게 해야 재미있는 걸 홍진영도 다 안다고 이해해줬다. 1년이란 시간 동안 같이 호흡을 맞췄으면 편한 사이고 편한 동료가 될 수 있는 사이인데 일각에서 ‘둘이 사귀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보는 부담 때문에 서로 연락을 못하고 지냈던 것 같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편해졌으면 좋겠다.”

- 결혼 적령기인데 결혼 생각은 없나.
“이런 얘기만 들으면 가슴이 쿵쾅거린다. 내 동생이 결혼을 해서 작년에 조카가 생겼는데 명절때 보면 나는 혼자인데 동생네는 세명이라서 마치 3대 1 팀 같다. 나도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가 노력한다고 생기는 것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시기를 기다려야지. 사람들에게 편하게 내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늦게 보여주기 때문에 시기를 놓쳐 여자친구가 잘 안 생기는 것 같다. 사람들과 친해지려면 술도 좀 먹고 풀어지는 모습도 보여줘야 ‘사람냄새도 나고 괜찮다’라며 정을 느낄 텐데 잘 안된다. 나는 누가 신호를 줘도 잘 못 느끼고 눈치가 좀 없다. 관심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 밀당을 안한다. 티나게 한다. 오히려 밀당을 안해서 놓친 케이스도 몇 번 있다.”

- ‘우결’에서 밀당 고수처럼 보여서 ‘프로 우결꾼’이라는 별칭까지 생겼다.
“그 말 되게 웃기다.(웃음) ‘우결’은 흐름과 느낌과 패턴상 감정이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연기를 한다고 하지만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홍진영과 나와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나왔다. 하루 찍으면 한 달 쉬어도 될 정도다. 내용이 풍성했다.”

- 로맨틱한 이미지가 있는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
“여자들에게 미안하다. 눈치가 조금 없고 살짝 무뚝뚝한 성격도 있다. 마음으로는 되게 잘해주고 싶은데 표현하는 게 낯간지러워서. 사귄지 오래되면 잘할 수 있다. 감독들에게 아부 잘하는 사람들 보면 놀랍다. 나는 못하니까. 사회생활의 불합리함을 연기력으로 승화시키다보니 차라니 나는 그런 걸 못해도 열심히 연기를 해야겠다. ‘나이가 들면 좀 더 편해지겠지’ 했는데 드디어 내 나이와 감독들 나이가 비슷해지는 시기가 왔고 그러다보니 조금씩 편해지더라.”

- 특별히 즐기는 취미는 무엇인가.
“취미를 가지려고 하는데 생활이 너무 단순하다. 낮에 3~4시간 정도 운동하고 나가서 밥을 먹거나 밥 먹을 사람 없으면 혼자서 쇼핑도 하고 돌아다니다. 그러다가 저녁때 쯤 집에 들어와서 TV를 보다가 밤에 누가 불러내면 나가서 술 한잔 먹고 너무 건수가 없다 싶으면 내가 전화해서 술 한잔 마시고. 집에 와서 영화보다가 졸리면 잠들고. 이게 다다.”

-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할 생각이 있나.
“더 이상의 고정 예능은 힘들 것 같다. 내 일상을 관찰 카메라로 보면 내가 봐도 웃길 것 같다. 정지화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적정선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서 당분간 예능은 안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 요리를 잘 할 것 같은데 평소 요리를 즐기지 않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착각하는 두 가지가 ‘요리를 잘할 것 같다’와 ‘목소리가 좋아서 노래를 잘할 것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두 가지를 정말 못한다. 가장 잘하는 요리를 굳이 꼽자면 삶은 달걀이다.(웃음) 일본에 팬미팅을 가면 노래를 필수로 2~3곡 정도 해야 하는데 나는 그런 시간들이 많이 힘들었다. 성의 있게 보여야 되기 때문에 보컬 선생님에게 4~5개월 배웠는데 정말 안 늘더라. 타고난 못하는 사람이다. 옛날에는 진짜 듣기 싫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보통에서 조금 못하는 정도다. 음정도 맞추고 리듬도 좀 타는데 뭔가 어설프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나를 신경 안 쓰고 서로 얘기할 수 있는 정도? 내 톤과 맞는 게 성시경 노래라서 앞부분은 목소리를 비슷하게 좀 깔고 가고 뒷부분에 힘들 땐 노래를 자른다.”

▲ 배우 남궁민. ⓒ935엔터테인먼트

#3. 바른생활 직장인 남궁민의 배우 인생

- 직업은 연예인인데 생활은 직장인처럼 하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직장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예인 기질이 강한 친구들과는 잘 안 맞는 것 같다.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직장인이 돼 있을 것이다. 대학 전공이 기계공학이다. 부모님께서 취직이 잘된다고 해서 기계공학과에 들어갔는데 수학만 하더라. 만날 계산기를 두드리고 문제 다섯 개 놓고 한 자릿수로 끊어지지 않는 답을 구한다.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제일 싫어했는데 수학을 하는 학과인지도 모르고 취직 잘된다고 해서 간 것이다. 학교를 등한시하고 놀다가 MBC 공채 시험을 봐서 떨어졌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었다. ‘한번 해볼까’라고 시작하게 된 게 지금까지 왔다. 연기를 하게 된 계기가 유명해지고 싶거나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연기가 좋아서 연기자가 됐는데 연기를 하는데 돈까지 주니까 너무 좋은 거다. 너무 몰아서 찍다보면 몸이 힘들고 또 인간관계에서 짜증이 나거나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불편하기도 하다. 그런 것 빼곤 직장 가는 것보다 나은 직업인 것 같다.”

- 주로 드라마에 출연을 많이 했는데 영화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군대 가면서 ‘뷰티풀 선데이’라는 영화를 주인공으로 찍었다. 그게 잘 되면 군대 갔다와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화가 생각보다 잘 안됐다. 나는 영화를 되게 좋아한다.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이다. 순발력 있게 만드는 것보다 깊이 있게 만드는 게 나는 유리하기 때문에 영화 연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매체 자체가 분리된 구조다 보니 그쪽으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이달 말에 중국영화 한편 찍으러 간다. 현재 검토 중이고 다음주에 계약이 완료된다.”

- 2011년 ‘내 마음이 들리니’로 주목을 받았는데 이후 2년 정도의 공백기가 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일을 일로써 즐겼으면 상관없는데 내가 정점을 찍지 못한 상태에서 머리로 생각하려고 하니까 어려움이 따랐다. 앞으로 내가 어떤 쪽으로 해야 되고 지금까지 해온 포지션보다 나은 것을 해야될 것 같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했다. 그러면서 들어오는 작품도 많이 고사했다. 시기가 지날수록 거품들이 가라앉으면서 활동을 쉬게 됐다. 그동안 생각을 많이 바꿨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 ‘내가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면 나에게 기운이 맞는 때가 올 것이고 그때 하면 되지’ 그런 생각을 해서 마음이 편하다.”

- 그 시간 동안 깨달은 것도 많을 것 같다.
“그렇다. 그 전에는 연기에 매진하는 사람이라면 쇼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품 때문에 홍보하러 나갈 때 주인공 3~4명 나가는데도 나는 빠졌다. 톱스타도 아니고 잘난 것도 하나 없는데 그땐 그랬다. 당시 많이 깨달았다.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는구나’ 모든 게 순리가 있는데 내가 오히려 나에게 들어오는 운을 막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팬들과 소통하려고도 노력하고 소속사에서 시키는 것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말도 편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 2013년 ‘구암 허준’을 시작으로 ‘냄새를 보는 소녀’까지 2년간 작품을 끊이지 않고 했는데 힘들지 않았나.
“쉬지 않고 일하면서 재미있다. 비슷한 캐릭터를 해서 이미지가 소진됐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다 조금씩 달랐다. ‘실업급여 로맨스’ 때는 대학생이면서 천진난만한 아이였고 ‘달래된장국’은 회사원이었고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는 까칠한 상사직원이었고 ‘구암 허준’에서는 약간의 악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이미지로 보는 이유는 사람들이 많이 안 봤기 때문이다.”

- 눈빛이 멜로 연기에 특화돼있어서 멜로 연기에 적합한 것 같다.
“사이코패스보다 멜로연기를 잘할 수 있다. 짝사랑 역할만 10년을 넘게 했다. 한번도 안 이뤄졌다. 어설프게 이뤄진 적은 몇 번 있다. 나도 해피엔딩인지 모르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 스타일 자체가 표정변화보다 절제미 있는 연기를 좋아했다. 시대가 변하면 변할수록 카메라가 가까이 들어온다. 요즘은 얼굴까지 타이트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자제하고 절제를 해도 충분히 보이는 상황이다. 하고자 하는 표현들을 현대적으로 하려고 많이 노력을 했다.”

- 스스로 연기자로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나.
“아직까지 정점을 안 찍은 게 다행인 것 같다. 내 연기에 만족하거나 ‘남궁민’ 하면 대표할 만한 작품이 나왔을 때 그게 바로 정점인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는 앞으로 더 올라가기 위해서 좀 더 활발하게 활동해야할 것 같다.”

-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제는 연기에 대해 누가 물어보거나 연기에 대해 얘기하려고 해도 할 말이 없더라. 사람마다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데 어떻게 사람을 평가하겠냐. 대중이 못한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어떤 사람이 봤을 땐 잘할 수도 있다. 지금 뭔가 조금 더 예술에 대해 근접해가고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시기여서 너무 좋다. 옛날부터 항상 했던 말이지만 그 순간에 느껴지는 진솔함을 순수하게 뽑아내는 게 좋은 연기라고 생각한다. 진솔한 연기자, 진솔한 연기. 이정도로 대답할 수 있겠다. 뭐라고 정의내리기가 어려운 것 같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