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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MC딩동 “‘라디오스타’ 위해 수요일 스케줄 비워둬…준비됐으니 언제든 콜~”

▲ MC딩동.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박은희 기자] “사전MC는 제작진과 방청객의 중간에 있는 사람이다. 제작진이 방청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유하게 재미있게 하는 것도 내 역할이고 방청객이 제작진에게 하고 싶은 말도 내가 대신 해준다. 사전MC는 바람잡이도 아니고 특화된 직업이다.”

MC딩동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건 당연히 사전MC다. 그는 사전MC를 전문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녹화 중간 중간 방청객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해 투입되는 사전MC지만 MC딩동은 단 한번도 타고난 언변을 활용해 시간 때우기식의 진행을 하지 않았다. 방청객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들의 반응을 모니터해 늘 공부를 한다. MC딩동에게 매너리즘은 없다. 자만하지 않고 겸손함으로 일관해 온 그의 직업관은 어떨까?

- ‘유희열의 스케치북’ 사전MC는 언제부터 했나.
“2009년부터 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 막바지부터 했는데 프로그램이 없어지고 ‘이하나의 페퍼민트’에 이어 ‘스케치북’까지 계속 해 온 것이다. ‘불후의 명곡’에 투입된 후 ‘1대 100’도 하게 되고 신동엽 형의 소개로 ‘SNL 코리아’도 할 수 있었다. 이번에 KBS에 ‘후계자’라는 프로그램이 신설되는데 거기서도 사전MC를 한다.”

- 사전MC를 오래 해왔지만 힘든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열심히 하고 잘한단 소리를 들었지만 ‘불후의 명곡’ 사전MC로 처음 진행을 하면서 당황했다. 내가 ‘스케치북’에서 나의 야심작이라고 했던 멘트를 ‘불후의 명곡’에서 했는데 객석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신동엽 형이 ‘그건 스케치북에 어울리는 것이지 여긴 어울리지 않아서 공감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해 주더라. 그래서 또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다.”

▲ MC딩동. ⓒ스타데일리뉴스

- 스스로 생각하는 사전MC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방청객들 앞에서 단 한 번도 내 입으로 MC딩동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들은 내가 아닌 뮤지션을 보고 그들의 음악을 들으러 온 것이다. 나는 묻어가는 것이다. 나는 제작진과 방청객의 중간에 있는 사람이다. 제작진이 방청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유하게 재미있게 하는 것도 내 역할이고 방청객이 제작진에게 하고 싶은 말도 내가 대신 해준다. 사전MC도 정말 소중한 직업이다. 예전에는 KBS에서 주 5일 근무했다. ‘우리동네 예체능’, ‘맘마미아’, ‘1대100’, ‘스케치북’, ‘불후의 명곡’까지 다섯 프로그램의 사전MC를 맡았다. 사전MC가 KBS 공채 개그맨들의 부업 현장일 수 있다. 그들에게 미안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개그맨이고 나는 사전MC니까 직업이 다른 것이다. 사전MC는 바람잡이도 아니고 특화된 직업이다. 나 같은 사람은 무대에서 말을 하니까 MC지 그렇지 않으면 MC가 아니다. 누군가 물으면 성은 MC라고 한다. 내가 말하는 MC는 ‘말 잘하는 친구’다.”

- MC딩동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공이 내 큰 장점이다. 수요일은 MBC ‘라디오스타’ 녹화날인데 나가고 싶어서 스케줄을 비워놓고 있다. 준비돼있으니까 불러만 달라는 의미가 내포돼있다. KBS ‘해피투게더’도 좋다. ‘KBS 예능계의 우렁각시’라는 주제면 딱 맞겠다. 다 시기가 있고 때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노래 잘하는 사람도 많고 말 잘하는 사람도 많다. 나는 열심히 내공을 쌓고 있고 기회가 오면 열심히 기회를 잡으면 되는 것이다. 늘 하던 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고생도 많이 하고 열심히 살아서 더 할 말이 많다. 방송MC 기회가 늦게 찾아와도 그만큼 내 내공은 더 많이 쌓아지고 할 얘기는 더 많아지고 에피소드도 늘어날 것이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금전적인 마인드다. 이건 내가 만든 말이다.”

- 사전MC를 그만두고 방송MC에만 전념할 생각도 있나.
“사전MC를 하다 그만두는 날은 그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때일 것이다. 무대에서 말하는 게 입구는 있지만 출구는 없다. 그래서 더 힘든 것 같다. 열심히 해서 우리 쌍둥이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는 게 소원이다. 나는 어렵게 살았지만 이 아이들은 풍족하게 해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 내가 잘하는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다. 내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인기는 하늘이 내려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인지도라는 섬에 가본적은 없지만 한번 가보고 싶다.”

- 사전MC를 맡은 프로그램의 방청객들과 팬미팅을 진행한 가수들의 팬들이 모두 시청자기 때문에 방송에 나와도 반응은 좋을 것 같은데.
“방송은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 내가 일주일에 만나는 사람이 행사까지 합쳐서 2만 명 정도 된다. 사전MC를 보는 프로그램이 고정돼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5천 명은 만난다. 또 연예인들을 항상 만나고 연예인의 팬들도 만난다. 내가 방송에 나온다면 최소 그들은 반가워할 것이다. 내가 TV에 나왔을 때 나를 ‘듣보잡’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그들 중 누군가는 내 편이 돼줄 것이다. 또 내가 방송을 많이 안했기 때문에 분명 긴장할 수 있다. 누군가 그 모습을 보고 ‘저건 아니다’라고 했을 때 ‘현장에서는 재밌다’라고 말해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

▲ MC딩동. ⓒ스타데일리뉴스

- 지난달 초록뱀주나 E&M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소속사에 들어간 계기는 무엇인가.
“다른 소속사와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김다령 대표에 대한 믿음이 컸고 그분의 명성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분의 마인드가 정말 좋았다. 나도 절박하게 살진 않지만 절실하게 살고 있다. 그분 역시 항상 열심히 산다. 그리고 주영훈 형에게 너무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 소속사에 소속된 분들이 거의 다 예능인이고 유명한 예능인이 없다는 것도 메리트였다. 다 같이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에 으쌰으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남자가 별로 없고 남자 중엔 내가 제일 어리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겠다.”

- 소속사에 들어가서 달라진 점이 있나.
“회사와 얘기할 때 원래처럼 해달라고 했다. 그 부분에서 회사가 나를 배려해줬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회사에 들어왔다고 뭔가 달라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나는 항상 내 차를 끌고 다니고 혼자 운전을 한다. 스타일리스트도 딩동, 메이크업도 딩동, 이게 편하다. 만약 회사가 없어지거나 사정이 어렵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은 당황하겠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가는 것이 좋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사전MC를 하러 KBS에 많이 간다. 그래서 내 내비게이션에 KBS는 ‘평생 직장’으로 입력돼 있다. 그 평생직장이 많았으면 좋겠다. 소속사에 들어간 이유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싶어서다. 사전MC를 본다고 나를 삼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는 삼류가 아닌 삼등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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