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설정미 기자
  • 영화
  • 입력 2015.05.12 06:01

[리뷰] 영화 ‘명령불복종 교사’, “획일화 된 교육,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학교, 순응을 강요하는 사회”

▲ 영화 '명령불복종 교사' 공식 포스터 ⓒ두물머리픽쳐스

[스타데일리뉴스=설정미 기자] 영화 ‘명령불복종 교사’는 2008년 10월. 초등 6학년, 중등 3학년, 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일명 일제고사)가 전국적으로 실시되자 이에 대한 교사의 교육적 양심 선택과 그 후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일제고사’는 1998년 사교육을 조장한다, 교육의 획일화를 초래한다, 학교 성적 줄세우기다 등 좋지 않은 점들이 많아 폐지됐었다. 그러나 2008년 10월 일제고사가 다시 부활했다. 이에 일부 교사들은 학부모들에게 ‘담임편지’를 보냈다. ‘담임편지’에는 일제고사가 아이들과 교육현장에 미칠 교육자로서의 우려와 일제고사를 원치 않을 경우 체험학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안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일부 학생과 학부모가 이 시험 대신 체험학습을 선택했다. 이 후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 ‘이 시험의 선택권을 알렸다는 이유’ 그리고 ‘국가공무원으로서 국가의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이유’로 해임, 파면의 중징계를 받게 된다.

▲ 일제고사가 아이들과 교육현장에 미칠 교육자로서의 우려로 일제고사를 원치 않을 경우 체험학습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학부모에게 안내했다는 이유로 해임당한 선생님들ⓒ두물머리픽쳐스

영화 ‘명령불복종 교사’는 획일화 된 교육의 현실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학교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시험을 보지 않고 체험학습을 선택한 아이들이 짊어질 책임은 매우 컸다. 하루 아침에 자신의 선생님이 체험학습을 간 아이들 때문에 파면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 할 것이다.

아이들은 이런 납득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선생님들과 함께 개인의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잘못 된 것을 바르게 잡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아이들의 올바른 목소리가 작은 사회라고 불리는 학교에서 받아들여주질 않는다. 아이들은 이런 현실에 분해하고 좌절한다.

▲ 교육의 획일화를 초래하는 '일제고사'에 대해 반대하는 선생님들 ⓒ두물머리픽쳐스

관객이 되어 이 영화를 보다보면 답답함에 탄식이 터져 나온다. ‘선생님’이라는 칭호는 하루 아침에 ‘oo씨’가 되어버렸고, 몇 개월 간 가르친 아이들에게 졸업장조차 나누어 줄 수 없게 만드는 교육청, 적어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담임이고, 소중학 학년과 반이었을텐데 학교는 ‘일제고사’라는 명령에 순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앗아가 버렸다.

수천 명의 아이들이 다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똑같은 생활을 하지 않는다. 같이 사는 형제만 해도 각자의 생각과 생활이 존재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교는 ‘시험’이라는 틀을 만들어 획일화 시켜버렸다.

▲ 교사 파면 당한 뒤, 학생과 선생님이 없는 텅 빈 교실 ⓒ두물머리픽쳐스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더 이상 학교는 아이들에게 사회생활을 가르치거나, 인성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공부와 시험만을 위해 같은 것을 반복해서 찍어내는 공장같이 느껴진다. 다수가 그런 학교를 다니면서 순응해 살아왔겠지만 어른이 된 이후 현 교육의 현실을 보고나니 다양성이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아보였다.

각자의 개성과 타고난 끼와 재능을 무시한 채, 똑같은 시험지를 풀며 똑같은 삶을 살기 강요하는 현 교육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명령불복종 교사’는 5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