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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은원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5.05.04 14:08

[S톡] '김제동의 톡투유' 정보(情報) 대신 정(情)으로 무장한 '소통'을 보여주다

▲ 김제동의 톡투유 ⓒJTBC

[스타데일리뉴스=이은원 기자] 누군가에게 내 고민을 털어놨을 뿐인데 상황이 변한 것이 없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어느 새 마음 속에서 스르르 녹아 사라져버릴 때가 있다.

무엇인가 특별한 사람들이 매스컴을 장악하고 있는 이 시대에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던 보통 사람들의 걱정거리를 말하게 해주겠다고, 들어준다고 나선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바로 지난 3일 정규편성이 된 후 첫 방송을 한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다. 

▲ '김제동의 톡투유' MC김제동 ⓒJTBC

그동안 유명인들의 '힐링'을 위해 나섰던 MC 김제동은 보통 사람들의 '걱정'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하지만 어디 나가도 말로는 절대 뒤지지 않는 그가 이 프로그램에서는 '말하는 사람'이 아닌 '듣는 사람'을 자청하며 '6년 만에 단독 MC'라는 타이틀을 무색케 했다.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가 대본이 됩니다'라는 카피처럼 무대 위와 아래를 넘나들며 이야기의 무게에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온전히 집중했고 그들의 이야기에는 힘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끌어들이고 무대와 관객의 벽을 허물어버리는 시도하는 것 자체는 환영할만 하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면서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대중들에게 지속적으로 시선을 끌 수 있을지에 우려가 될 수 밖에 없다.

▲ '김제동의 톡투유' 안의 고민들 ⓒJTBC

이에 대해 오히려 MC 김제동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신에 차있었다. 기자간담회 당시에도 "사람들은 각자 하루하루를 다르게 살고 있고, 그 이야기는 셀 수도 없이 많기에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톡투유'는 무조건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작을 맡은 이민수 PD 또한 "사람들이 준비해 온 듯이 말을 잘한다. 마이크를 넘기면 바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며 보통 사람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공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다.

'톡투유'는 '힐링'을 강요하거나 어설픈 충고나 위로로 그 사람에 인생에 개입해 문제 자체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 자체로 소통하며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 라고 깊은 공감을 한 사람들과 노래 한 곡을 함께 듣는 것. 그것으로도 치유는 충분하다는 것을 이미 첫 회로 보여줬다. 

눈물을 흘리며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위해 휴지를 건네는 것은 무대 위 빛나는 사람들이 아니라 앞자리 혹은 옆자리에 앉아있던 청중, 결국 또 다른 '나'인 것이다. "겨울에 미끄러졌을 때 일으켜주는 것이 아니라 같이 미끄러진 사람과 눈이 마주칠때의 동감을 담는 것이 앞으로 이 프로그램의 주안점이 될 것 같다"고 답한 김제동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톡투유'가 언뜻 보았을 때에는 특별한 장치 없이 무방비로 보이지만 진정한 소통은 그 어떤 예능적인 장치도 초월해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와 기쁨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잠재되어 있는 힘이 어디까지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 '김제동의 톡투유'에서 주제에 맞는 노래로 사람들과 교감하는 가수 요조 ⓒJTBC

거기에 아날로그식 감성을 자극하는 것 또한 인상적이다. 태블릿 PC를 이용한 디지털식 이성이 아닌 스케치북을 매개체로 소통을 하며 아무리 진화된 SNS라도 절대 사람을 대신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00하는 법'으로 단정지어버린 홍수 속의 정보(情報)가 아니라, 오히려 역설적으로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법, 눈맞추며 대화하는 사람의 정(情)이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톡투유'가 보통 사람들과 특별한 사람의 경계마저 허물고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자유로이 정을 주고 받는 장으로 진정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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