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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은희 기자
  • 공연
  • 입력 2015.04.04 16:17

[공연리뷰] ‘토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키워온 우정과 의리…기다림마저 행복한 ‘우리’

▲ 뮤지션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가 정규 7집 ‘다 카포(DaCapo)’ 발매기념 단독콘서트를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안테나 뮤직

[스타데일리뉴스=박은희 기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인 ‘우리’와 ‘처음’이 들어가 있는 7년만의 토이 공연 ‘다카포’에서 우리는 이렇게 20년 가까이 음악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었다.”

뮤지션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가 정규 7집 ‘다 카포(DaCapo)’ 발매기념 단독콘서트를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첫 무대를 장식한 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2시간 후에 다시 등장한 목청미남 이적, 토이의 노래를 대중에게 알리며 함께 해온 토이의 얼굴 김연우와 김형중·이지형, 토이 앨범 참여를 위해 6년을 막연히 기다렸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관객을 매료시킨 김동률, 토이 앨범에 가장 많이 참여한 여성싱어이자 유희열 20년지기 동료 조원선, 토이를 업어키웠다고 자부하며 나이를 잊은 애드리브로 열창한 윤종신, 15년 전 토이의 팬으로서 처음 앨범에 참여했던 떨림을 간직한 성시경 등 국내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20년 가까운 우정으로 뭉쳤다.

#1. 1부 시작

7년 만에 콘서트로 만난 토이는 밴드의 ‘라디오천국’ 연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유희열이 피아노를 치면서 등장했고 중앙 무대로 올라온 이적이 ‘Reset’을 부르며 첫 곡부터 공연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 뮤지션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가 정규 7집 ‘다 카포(DaCapo)’ 발매기념 단독콘서트를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안테나 뮤직

다음은 유희열이 무대 중앙에서 스탠딩마이크를 잡고 투박한 창법으로 ‘내가 남자친구라면’을 열창했다. 2절을 부를 땐 무대 양 사이드로 이동하며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노래가 끝나고 유희열은 “이 노랠 부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제도 이 노래를 했는데 이적 다음에 부르니까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내가 딱 나오는 순간 여러분이 ‘아 이게 토이 공연이었지’라고 느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7년 만이지만 다들 변함없이 즐겁고 행복한 얼굴로 앉아있는 모습을 마주하니까 마음이 벅차다”라며 “오늘 토이의 전설적인 가수들이 계속 나온다. CD와 똑같다. 왜 공연장에서 그런 노래를 들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내 노래는 라이브에서만 들을 수 있다. 내가 부르는 노래는 음반이랑 너무 다르다. 나는 노래할 때 음정이 미세하게 떨릴 때가 있을 것이다. 그건 기교다. 너무 못한단 표정 지으면 안 된다”라고 자신의 노래에 대한 근자감을 내비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오늘만큼은 옆사람 눈치 보지 말고 가장 후졌던 시절, 남자라곤 나밖에 모르던 그 시절로 돌아가자”라며 “7년만의 토이 공연 ‘다카포’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 ‘우리’와 ‘처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예전 그때 그 기억으로 돌아가서 한곡씩 나누자. 우리는 고맙게도 나눌 수 있는 기적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 음악들을 하나씩 하나씩 우리가 들려주겠다”라고 기대감을 자아냈다.

#2. 김연우

▲ 뮤지션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가 정규 7집 ‘다 카포(DaCapo)’ 발매기념 단독콘서트를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안테나 뮤직

조명이 다운되고 김연우의 등장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김연우는 ‘여전히 아름다운지’와 ‘거짓말 같은 시간’ 두 곡을 불렀다.

김연우는 “7년 만의 토이 콘서트 너무 오랜만이라서 이 분위기에 적응이 안 돼 어제 목이 나갔다. 은근히 공연에 대한 긴장감 때문에 잠을 못 잤다. 공연이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다”라고 말했고 이에 유희열은 “나 다음에 불러서 그렇다”라고 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3. 윤하, 조원선

김연우의 노래에 이어 6집 ‘Thank You’에 참여한 윤하가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을 불렀고 조원선은 ‘기다립니다’와 ‘Bon Voyage’를 독특한 보컬을 뽐내며 열창했다.

조원선은 “7년 전에도 토이 공연을 함께했는데 7년이 금방 지나갔다. 멤버도 거의 비슷해서 서로 보면서 짠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라며 “같은 장소에서 7년 만에 다시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유희열은 “조원선은 10대 때 알아서 벌써 알고 지낸지 20년이 넘었다”라며 “생각해보면 여성 싱어 가운데 토이 음반에 제일 많이 참여해준 토이의 얼굴”이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4. 김동률

▲ 뮤지션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가 정규 7집 ‘다 카포(DaCapo)’ 발매기념 단독콘서트를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안테나 뮤직

조원선의 무대에 이어 등장한 토이 멤버는 김동률이었다. 그는 ‘너의 바다에 머무네’와 ‘취중진담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열과 성을 다해 불러 김동률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김동률은 “7년의 시간동안 기약도 없었다. 나는 이번에 처음 토이 앨범에 참여한 기수로는 막내지만 유희열이 나에게 처음으로 객원보컬 얘길 한 게 6년 전이다. 2년쯤 지나서 3년 전에 올해 앨범 낸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었다”라며 “나는 여행도 가야되는데. 여행 갈 때마다 전화해서 여행가도 되냐고 물어봤다. 여행 가서도 굉장히 걱정이 됐다. 나는 모든 게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때 계획에도 없던 내 앨범보다 이 앨범이 먼저 나올지 몰랐다”라고 토이 앨범 발매를 팬들과 같은 마음으로 기다려온 심정을 전했다.

이어 “나도 고대했던 앨범이고 공연이라 후련한 기분도 있고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으면 이렇게 늦게 나왔을까’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충분히 공감이 가고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이런 자리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어제도 느꼈는데 김동률이 굉장히 뭉클했다. 다른 앨범에 참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우리 토이 앨범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기뻤다”라며 “이번 공연에 대해 흔쾌히 ‘당연한거죠, 3일 다 가면 되죠’ 그랬다. 어제 공연하는 걸 봤는데 본인 공연보다 더 열심히 하더라. 오늘도 분명히 그럴 것”이라고 고마움과 신뢰를 드러냈다.

#5. 윤종신

다음은 한동안 노래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윤종신이 나와 ‘스케치북’을 목청껏 불러 환호를 자아냈다. 윤종신의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은 그의 의리에 감동한 듯 “윤종신 윤종신”을 외쳤다.

윤종신은 “정말 토이를 업어 키운 입장에서 7년 만의 토이 공연이 뿌듯하다. 95년에 유희열이 군대를 갓 제대하고 어떻게 알고 왔는지 나를 찾아왔더라. 조그만 작업실에서 이것저것 나누며 내 앨범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라며 “이렇게 큰 공연장을 꽉 채운 큰 뮤지션이 돼서 기분이 너무 좋고 뿌듯하게 지켜봤다. 그 당시 같이 시작한 이적, 김동률 등이 여전히 열심히 노래하고 있어서 더 오래 노래를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라고 감회를 전했다.

그는 “김동률은 아직까지도 열창할 수 있다는 것에 역시 총각의 힘이 대단하구나 싶다. 저렇게까지 피를 토할 이유가 있나. ‘스케치북’이 이렇게 오버하는 노래가 아닌데 발끈해서 애드리브를 했다”라며 “김동률도 몇 년 있으면 저렇게 힘차게 못 부를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한 곡 더 띄워주겠다. 최근까지 히트곡을 낸 입장에서 나름대로 10년 안쪽에 있는 최근 곡으로 준비했다”라며 “내가 100% 내 힘으로 히트를 못 시켰다. 좀 어린 친구가 불러서 히트했다”라고 소개한 후 강승윤이 부른 ‘본능적으로’를 랩까지 열정적으로 소화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6. 2부 시작

▲ 뮤지션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가 정규 7집 ‘다 카포(DaCapo)’ 발매기념 단독콘서트를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안테나 뮤직

유희열이 흰색수트로 갈아입고 나오며 2부가 시작됐다. 그는 “반차를 내고 온 분들,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온 분들 등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 이렇게 찾아와줘서 뭉클하고 감사하다”라며 “내가 노래도 못하는데 무슨 복을 받았기에 이런 행복을 누리는지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나오는 분들도 토이라는 이름으로 한 울타리 안에서 음악을 함께하고 이런 공연이 있을 때 정말 자기 일들처럼 해줄 수 있다는 데 정말 감사드린다”라며 “여기 나온 뮤지션들에게 우리는 한 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여기 계신 분들도 한 팀이다. 10년 넘게 그런 시간의 두께를 함께 걸어온 사람들이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우리만의 시간, 두께 그런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정말 정말 감사하다”라고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얘기하다보면 내가 울컥한다. 오늘은 정말 안 울 것이다. 왜냐면 여러분의 얼굴을 흐릿하게 봐서 여러분에 대한 기억을 뚜렷하게 간직하지 못하는 게 너무 속상하다”라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유희열은 “다카포 앨범을 낼 때 쯤 ‘이 앨범의 의미가 뭘까, 왜 내는 걸까’, ‘나는 음악을 왜 하려고 하는 걸까’ 앨범을 내면서도 내고 나서고 똑같은 얘기를 했다. 잘되고 못되고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보여주고 싶은 건 하나밖에 없단 얘기를 반복해서 했다”라며 “내가 앨범을 내고 욕심이 있었다면 여기저기 나가서 홍보를 했겠지만 다만 한 가지 해주고 싶은 말은 ‘우리’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우리는 이렇게 20년 가까이 음악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 뮤지션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가 정규 7집 ‘다 카포(DaCapo)’ 발매기념 단독콘서트를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안테나 뮤직

그는 “앨범 준비가 다 끝나고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단 소식을 들었다. 믿어지지 않았고 제일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윤종신이라 윤종신에게 전화했다. 이미 취해서 울먹이고 있더라”며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데 그날 이상하게 술을 엄청나게 마시고 내가 뭔가를 적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기억이 지워지기 전에 곡을 남겨야 되겠단 생각이 들어 만든 노래”라고 소개한 후 ‘취한밤+그래, 우리 함께’를 직접 부르며 즉석 멜로디언 연주까지 선보였다.

#7. 페퍼톤스 신재평, 악동뮤지션 이수현, 빈지노&크러쉬

이어 유희열은 “이 노래는 ‘무한도전’할 때 만들었던 곡이다. 꼭 들려드리고 싶었다”라며 “지금 모실 분 어렵게 섭외했다. 제일 바쁠 때다. 다음 주에 결혼한다. 가창력이 나와 비슷하다. 이번 앨범에서는 제일 고생을 많이 했고 나와 같이 코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내가 감히 부탁을 못했는데 통화하다가 ‘청춘의 마지막을 여기서 불태우고 싶다’고 하더라. 우리들에게 여름 날을 선물해줄 친구”라고 페퍼톤스 신재평을 소개했다.

신재평은 ‘여름 날’을 부르며 신나는 분위기를 이어갔고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은 ‘GoodBye Sun, GoodBye Moon’을, 빈지노&크러쉬는 ‘You&I’ 무대로 2부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유희열은 “나는 밴드의 일원이었고 처음에 밴드로 시작한 세션맨이었기 때문에 항상 밴드와 같은 의상을 입는다. 오늘은 내가 호스트고 여기 나오는 분들은 게스트가 아닌 주인공”이라며 “나 혼자 하는 공연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왜 그 노래를 돈 내고 들어야 되나 할 텐데 오늘 멋진 가수들이 토이의 팀이 돼서 하나씩 맞이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곡을 한사람이 썼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일이다. 나는 밴드의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라고 말한 후 밴드 구성원 한명 한명의 특성과 인연을 설명하며 정성스럽게 소개했다.

#8. 성시경

이어서 등장한 가수는 성시경이다. ‘세 사람’ 무대를 마친 성시경은 “나도 노래를 오랜만에 했는데 이런 가수들이 한군데 모일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분 좋은 일”이라며 “노래만 좀 더 잘했으면.. (유희열은) 작곡을 정말 잘하는 음치 같았다”라고 해 객석의 공감어린 환호를 이끌었다.

그는 “어쨌건 나도 윤종신의 뒤를 따라 TV에 매진하고 있다”라며 “무대가 많이 없어서 무대가 너무 소중하고 신인처럼 떨린다. 오늘 하고 공연할 때까지 노래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22세 때 토이 앨범에 참여하게 됐는데 유희열이 가사를 당일에 줬다. 가사가 너무 좋았다. 나는 원래 토이 팬이었기 때문에 노래를 하는 게 너무 기뻤다”라며 “이 노래를 달달 떨면서 불렀던 게 벌써 15년 전”이라고 회상하며 다음 곡 ‘소박했던, 행복했던’을 열창했다.

#9. 권진아, 샘김

유희열의 제자 권진아가 ‘그녀가 말했다’를 부른 후 샘김도 무대에 함께 올라와 토이 팬들에게 귀엽게 인사를 했다.

#10. 이적

유희열은 “이 친구가 제일 오래 기다렸다. 첫 곡을 그걸로밖에 할 수 없어서 미안했다”라며 “토이 공연은 이 친구가 다 끌어간다”라고 소개한 후 첫곡을 장식했던 이적이 다시 무대에 올라 ‘모두 어디로 간 걸까’로 콘서트 열기를 더했다.

이적은 “나는 유희열이 두 시간 있다가 노래하라고 해서 ‘네’라고 했다. 예전에는 유희열을 친한 형으로 편하게 대했는데 같이 페루에 갔다 왔다. 거기서 페루 전통음식인 쥐를 먹었다. 자기랑 똑같이 생긴 쥐를 먹는 걸 보고 그 다음부터는 유희열이 시키는 건 뭐든지 한다”라며 “나를 무슨 용도로 쓰는지 다 안다. 처음에 나와서 악을 한번 질러라. 여기서 한번 분위기 띄우고 빠져라. 그리고 정작 여성분들이 ‘와~’ 이러는 건 김동률, 성시경이다. 다 알고 있다”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는 관객들을 모두 일으켜 세운 후 ‘하늘을 달리다’를 함께 불러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11. 김형중, 이지형

그 분위기를 이어 토이의 얼굴 김형중이 나와 ‘좋은 사람’을, 이지형은 ‘뜨거운 안녕’을 부르며 객석을 누볐다.

다음은 유희열과 김형중, 이지형, 김연우가 ‘그럴 때마다’ 무대를 함께 꾸미며 1996년으로 돌아간 듯 추억에 젖었다.

김형중은 “토이는 작가주의적, 인디쪽에서 굉장히 음악 잘한다고 소문난, 멘트 또한 방송이나 공공장소에서 어울리지 않는 저질멘트라서 토이에게 이런 날이 올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다”라고 말해 관객은 공감의 환호를 터트렸다.

유희열은 “이제 공연 마지막 곡이다. 이 곡은 김연우와 내가 20대 초반에 만나서 녹음을 했다. 이 곡으로 여러분에게 알려지게 된 거고 둘이서 공개방송도 다닌 기억이 난다”라며 “어떤 곡을 마지막 곡으로 하면 좋을까 고민한 끝에 이 곡으로 결정했다. 이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 기억으로 김연우와 이 곡을 남겨드리겠다”라고 소개한 후 김연우와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불렀고 후렴구는 무반주로 관객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12. 앙코르

▲ 뮤지션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가 정규 7집 ‘다 카포(DaCapo)’ 발매기념 단독콘서트를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안테나 뮤직

‘앙코르’를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에 다시 등장한 유희열은 ‘우리’를 부른 후 “기분이 되게 되게 좋다. 내가 ‘팬’이라는 단어를 쓰는 걸 민망해한다. 시간이 많이 지났나보다. 진짜 좋아한다”라며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언젠가 다시 꼭 만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음악을 열심히 하겠단 얘긴 잘 못하겠지만 다만 부끄럽진 않게 하고 싶으니까. 언젠가 좋은날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잘 있기를, 그리고 노래 가사처럼 큰 바다에서 만나자”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절대 울지 않겠다던 유희열은 마지막 곡 ‘Thank You’를 부르며 끝내 울음을 터트렸고 눈물로 범벅된 모습에 관객들도 함께 울었다.

팬과 아티스트를 넘어 ‘우리’가 돼 끈끈한 정을 키워온 이들의 기나긴 기다림 끝에 일궈낸 소중한 시간, 또 다른 기다림과 기대를 다짐하는 값진 ‘다 카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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