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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이연두, "'강남 1970'으로 날개를 펴고 비상을 시작한 배우 이연두"

'강남 1970'의 히로인 이연두, 그녀와의 솔직담백한 토크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영화 '강남 1970'에서는 여배우가 그리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종대(이민호 분)의 여동생 격인 선혜 역의 AOA 설현, 종대에게 '땅의 맛'을 알게 해준 민성희 역의 김지수. 그러나 모든 여배우들 중 가장 강한 인상을, 그리고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연기를 펼친 배우는 '주소정' 역의 이연두였다.

이연두가 '강남 1970'에서 '왜 가장 인상적이었는 가'라는 질문에 대해 비단 '수위 높은 노출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면, 그녀의 연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거나, '질투에 의한 평가절하'라고 답해주고 싶다.

'강남 1970'에서 이연두는 사랑하는 남자 용기(김래원 분)를 바라 보고 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한 번도 웃음을 지어 보지 못하는 가련하면서도 애절한 여인 '주소정'을 열연했다. 소정은 두려운 현실을 벗어나고자 용기에서 시골에 내려가 조용히 살자고 하지만 용기의 야망은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었고 소정이 처한 상황을 이연두는 '자연스럽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뛰어난 연기를 펼쳤다. 또한 현실의 벽이 사라지고 용기와의 인연이 맺어졌을 때의 소정에 대해 이연두는 '어쩜 그렇게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라는 감탄이 날 정도로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한 모습을 표현했다.

'강남 1970'이 첫 영화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이연두를 만나, 솔직한 토크를 나눠봤다.

▲ 26일 오후, 스타데일리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이연두 ⓒ스타데일리뉴스

배우 이연두의 영화 데뷔작, '강남 1970'을 되뇌이다

영화 '강남 1970'이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11년 만에 처음으로 좋은 기회를 얻었어요. 정말 긴장되고 설레였었죠. 다시 신인이 된 느낌이었달까요. 시사회 날에는 정말 심장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답니다. 감독님, 배우분들 모두 잘 해주셔서 정말 행복했어요. 좋은 작품 함께 할 수 있었기에 다시 한 번 행복합니다.

극 중 역할인 주소정에 대한 상당히 애착이 돋보이는 연기를 펼치셨던 것 같아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소정에게 끌렸어요. 단 몇 회의 등장이었지만 용기에게 굉장히 필요한 인물이자, 살아가는 동기부여가 되는 친구였죠. 촬영을 하면서 '위험과 함께 사는 용기를 바라보는 소정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용기의 두목을 만난 것도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소정이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강남 1970'에서 연두 씨의 연기를 이야기하자면 수위 높은 베드신을 빠뜨릴 수 없는 것 같아요. 이민호 씨는 김래원 씨를 보고 "짐승 같이 섹시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래원 오빠.. 섹시하죠(웃음). 신 자체가 그렇게 표현이 되어야 하는 신이었어요. 사랑하는 여인이지만, 두목의 정부이기에 손 닿을 수 없는 그런 마음이 표출되어야 했죠. 전 좀 아쉬워요. 연기 할 때는 감독님과 래원 오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최선을 다하긴 했는데, 편집본을 보고 후시녹음을 할 때 보니 한 장면, 한 장면이 다 아쉽더라구요. 첫 영화인데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이 더 많았거든요.

'집들이 신'에서는 소정의 표정이 그렇게 해맑을 수 없었어요.

어쨌든 소정이는 보스랑 애초부터 만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시골에 가고 싶어하고 조용히 살고 싶어 했는데 상황이 어쩔 수 없었죠. 그런데 상황이 정리되고 소정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상황이 펼쳐진 거죠. 모두에게 축하받고 이 남자(용기)와 행복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소정이를 행복감에 빠져들게 했던 것 같아요(웃음).

▲ 26일 오후, 스타데일리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이연두 ⓒ스타데일리뉴스

닮은 듯, 안 닮은 듯.. 연두와 소정이

연두 씨는 실제로 '사랑하지는 않지만 배경과 환경이 좋은 남자'와 '사랑하지만 위험을 안고 사는 남자' 중 한 명을 고르라면 어떤 남자를 택할 것 같나요.

아직은 사랑을 선택할 것 같아요.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현실적인 것이 중요해지기도 하지만, 아직은 사랑을 꿈꾸는 편입니다. 사랑에 미칠수만 있다면, 사랑을 한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행복한 것 같아요.

그럼 종대(이민호 분)와 용기(김래원 분) 중에서는요?

솔직히 종대가 맞잖아요(웃음). 용기는 너무 비열하잖아요(웃음). 그래도 소정이를 위해 그랬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보스를 죽이는 것도 멋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극 중 소정이처럼 실제로도 김밥을 잘 싸시나요?

아뇨.. 잘 먹어요(웃음). 예전에 연애 하던 시절에는 한 번 제가 직접 싼 척하고 김밥집에서 사서 통에 넣어 준 적이 있어요. 직접 싼 것처럼 보이려고 김밥도 가게에서 가장 싼 김밥을 샀었죠(웃음). 그런데 잘 모르는 것 같더라구요(웃음).

현재 촬영 중인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도 출연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역할 맡으셨나요.

'그날의 분위기'에서는 특별출연이에요. 유연석 씨 전여친으로 등장하는데, 동갑내기 배우는 처음이라 굉장히 반가웠어요. 아직 두 번 밖에 못 봤지만 좀 더 친해지면 진짜 친구처럼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26일 오후, 스타데일리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이연두 ⓒ스타데일리뉴스

2015년, 30대인 이연두가 보여주고 싶은 배우 이연두

기존의 캐릭터들 중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가 있었나요.

드라마나 영화나 둘 다 가리지 않고 좋은 캐릭터만 있으면 다 해보고 싶어요. '연애 말고 결혼'에 나왔던 한그루 씨 캐릭터(주장미 역)처럼 밝고.. 엉뚱하고 망가지는 캐릭터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실제로 '연애 말고 결혼'을 본 주윗사람들이 제 성격과 너무 똑같다고들 하시더라구요(웃음).

연두 씨는 '귀여운 이미지', '청순한 이미지', '섹시한 이미지' 중 어떤 이미지로 보여지고 싶은가요.

욕심은 항상 다 갖고 싶어요. '슛돌이' 때의 이미지에 너무 갇혀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그래서 밝고 귀여운 이미지를 오래 갖고 있었던 것 같고.. 귀여웠던 연두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그 이미지를 깨드리고 싶어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제가 하지원 선배님을 참 좋아해요. 호러, 멜로, 액션 모두 다 하시잖아요. 저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싶어요.

최근 SNS에서 "예전엔 어색했던 옷들이 이젠 그리 어색하지 않네.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고 있긴 있나부당"이라고 말하셨던데 어떤 의미 인가요?

(웃음) 예전에는 오피스룩 같은 여성스러운 옷들을 입어도 그 느낌이 안 났어요. 아이가 어른 옷을 입었던 것 처럼요. 그런데 지금은 이상하게 어울리는 것 같더라구요. 이렇게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는구나.. 생각했죠.

우울하셨나요?

딱 작년까지 우울했어요. 여자는 30세 전후로 가장 우울한 것 같아요. 일반인 친구들에게 30살이 결혼적령기 나이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가 너무 결혼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죠. 지금은 결혼은 천천히 해도 되고, 행복하게만 살고 싶어요(웃음).

지난해 말 팬들과 함께 봉사활동도 다녀오셨던 걸로 아는데, 어떻게 진행하시게 된 건가요.

예전에 팬미팅에서 팬들이 생일파티를 해줬어요. 그리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됐죠. 2006년 8월쯤 발대식을 갖고 봉사활동을 시작했죠. 한 달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하면서 팬들과 친해지고, 팬들끼리도 친해지고 봉사도 하고 참 보람차더라구요.

2006년부터면 굉장히 오래하셨군요.

가장 어렸던 친구가 중2였던 것 같은데 이젠 다들 군대도 다녀오고 직장도 다니고 있어요.

팬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시겠어요.

고맙죠. 행복하죠. 여름캠프, 겨울캠프도 가고, 망년회도 하고, 우리끼리 정말 끈끈해요. 계속 모임이 유지되고 팬들끼리도 친해져서 저 없이도 놀고(웃음). 예뻐요. 저 보고 '두할'이래요. '연두 할머니'라서 '두할'(웃음).

이 자리를 빌어 팬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그냥 쭉 같이 늙어갔으면 좋겠어요. 제가 결혼해서도 같이 봉사하고, 친구들도 결혼해서 부부끼리 만나고 봉사활동 가고.. 뜻이 맞는 친구들이 남은 거니까 같이 늙어가는 것이 소원이에요.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으신 말은?

배우 이연두로 생각하실 수 있게끔 더 노력 할테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 26일 오후, 스타데일리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이연두 ⓒ스타데일리뉴스

배우 이민호가 그 뛰어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 때문에 평가절하 당하기도 했던 것처럼, 그동안의 이연두 역시 연기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 연기 외적인 부분 때문에 실제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

기자가 본 '강남 1970' 속 주소정, 배우 이연두는 한 장면 한 장면, 대사 한 글자 한 글자 허투루 연기하지 않았다. '강남 1970'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 이연두의 모습에는 누구보다 뜨거운 의지가 있었고, 완벽하게 주소정으로 분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던 시간이 있었다.

긴 도움닫기의 시간을 끝내고 '강남 1970'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한 배우 이연두. 2015년이 이연두라는 배우가 '진짜 배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 시작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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