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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태준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09.23 16:29

'일베가수' 브로 '폭동 기억' 가사 논란, 그의 속에 꿈틀대는 '일베의 DNA'

브로가 개사한 '폭동 기억' 가사, 5·18 광주 민주화 운동·두 전직 대통령 비하

▲ 출처: 네이버캐스트 캡처

[스타데일리뉴스=이태준 기자]가수 브로(25·박영훈)가 부른 '폭동 기억'이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폭동 기억'은 지난 2월 14일 새벽 브로가 직접 자신의 아이디인 '으리충'으로 게시한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 올린 곡으로, 나얼의 '바람 기억'을 개사한 것이다. 

'폭동', '홍어', '계엄군', '슨상', '운지'...'일베의 DNA' 고스란히 녹아 있어

'폭동 기억'의 가사를 살펴보면, '폭동', '홍어', '계엄군' 등의 단어가 등장한다. 이는 평소 전라도를 '7시', '전라국'이라 부르며 비하 및 조롱하는 일베 내에서 전라도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문맥상 비춰볼 때 이 노래는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과 맞서 싸우던 시민군의 시점에서 불리워진 노래다.

해당 가사에서는 전라도 사람을 '홍어'라고 표현하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하며, 시민군을 두고 '내 안에 숨쉬는 폭동의 DNA'라고 언급했다. 후렴부에서는 전라도 사람들이 故 김대중 대통령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사투리를 일베 회원들이 차용하여 희화하하는 '슨상'이란 단어가 등장하며 이를 지난 2011년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칭시킨다. 또한 '힘차게 운지하리라'며 일베에서 故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조롱할 때 사용하는 '운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 출처: 일간베스트 저장소 캡처

"'당신 일베충이지!'하면 '네 맞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것"이라던 브로, 현재는?

이와 같은 내용이 네티즌들 사이에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 시작하자 브로 측에서는 일베에 올린 자신의 게시물을 삭제하고 이에 대한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한 상태지만 타 온라인 커뮤니티로 급속도로 퍼지며 논란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브로는 그동안 자신의 일베 논란에 대해 "종종 접속해 시간을 보내는 유머사이트"라며 애써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일명 '김치녀' 풍자 노래인 '그런 여자'가 온라인 차트를 휩쓸며 인기를 끌자 일베에 자필 편지를 올리기도 했다. 또한 과거 자신의 앨범 발매를 알리는 글에서 "난 한가지 약속할 수 있다. 기자던 pd던 '당신 일베충이지!'하면 '네 맞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것"이라고 일베 회원들에게 다짐하기도 했다.

'폭동 기억'의 가사 논란에 대해 브로 측은 "역사왜곡 또는 특정인물과 지역을 비하하거나 조롱할 목적은 절대 아니었다"며 "재미삼아 올렸을 뿐 파장이 될 줄 몰랐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자신의 일베 논란 및 일베 회원임을 밝히는 일명 '일밍아웃'에 대해 "일베 광고 집행비가 저렴하다보니 일베를 통해 홍보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일베가수로 인식되었다"며 과거 자신의 다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가장 커다란 문제는 이 곡을 개사하여 부른 브로의 관점이다. 브로는 "자극적인 소재로 개사를 하여 노래를 올린 것에 대한 잘못은 뉘우치고 있다"면서도 "네티즌이 생각하는 성향이 아님에도 일베를 하는 쓰레기 등으로 여론이 형성되며 신변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극심한 고충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관련 게시물에 많은 욕설과 비방내용이 확인되고, 매장시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검토 후 조치바란다'며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기보다는 현재의 논란을 차단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 출처: 일간베스트 저장소 캡처

비하·조롱 의도 없었음에도 완벽하게 이를 해내고 있는 '폭동기억'

아이러니하게도 브로가 해명한 내용과는 달리 브로가 개사한 '폭동 기억'은 브로가 부정한 역사왜곡, 특정인물과 지역 비하 및 조롱을 완벽하게 이루어내고 있다. 브로의 가사는 '일베의 DNA'라고 할 수 있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전라도 비하, 故 김대중·故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롱을 완벽하게 해냈다. 만약 브로가 정말 비하의 목적이 없었다면 브로는 본능적으로 일베에 최적화된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로는 자신이 비하 및 조롱할 목적을 가졌다는 의심에 대해 손사레를 친다. 되려 자신에게 쏟아지는 '일베가수'라는 비난에 대해 '광고비를 아낄 목적'이었다며 의미 축소함과 동시에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욕설과 비방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기에 급급하다.

▲ 출처: 일간베스트 저장소 캡처

나는 니가 지난날 일베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들에게는 브로의 '진심'이 통하지 않는 듯 하다. 네티즌들은 '도둑질 하는 것을 봤는데 도둑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것이냐'며 브로를 비난하고 있다. 페이스북 '너 일베충이니?'를 '일베가수'로 비난이 쏟아지는 것으로도 모자라 '광주 민주화 운동'과 두 전직 대통령을 조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브로에게 아니면 자신이 '폭동기억'을 개사할 당시에 갖고 있었던 생각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지 혹은 안하고 싶은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것을 권해본다.

☞ 음원 바로 듣기

<폭동 기억>

계엄군이 와 내 맘 흔들면
그 폭약 냄새에 내 코를 막아본다
나를 스치는 남파공작원
그 전우애 속에 M2를 다시 잡는다
내 안에 숨쉬는 폭동의 DNA들이
날 흥분을 시킬 때 계엄군 눈 찌르리라
우덜의 슨상 우덜의 정일 그 영원한 폭동들을
나 추억한다면 힘차게 운지하리라
우리의 총기 우리의 폭동 그 바래진 기억에
나 전우 만나면 통수를 때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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