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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08.09 14:08

[스타 포커스] '최민식' 독보적 연기력으로 작품의 격을 높이다

최민식 출연 '명량' 주말 1천만 관객 돌파 '확실', '루시' 흥행 북미 박스오피스 1위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최민식'하면 해외에서는 영화 '올드보이' 주연배우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영화계 블루칩이다. 작품성 만큼은 실패한 영화가 드물기 때문이다.  

▲ 미국과 한국에서 흥행 1위를 질주중인 최민식 출연작 '루시'(왼쪽), '명량'(오른쪽) ⓒ UPI, CJ E&M

현재 배우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사극 '명량'(김한민 감독)과 외화 '루시'(룩 베송 감독)는 북미와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동시 1위를 석권하고 있다. 최근 작품성 논란을 빚은 '명량'도 배우 최민식이 성웅 이순신 역을 맡지 않았다면, 과연 저 정도 인기를 얻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만큼 최민식의 역할과 연기 비중이 컸다.

한편 한미 양국에서 흥행대박을 터뜨린 '명량'과 '루시'는 곧 두 개의 신기록이 탄생될 것 같다.

가령, '명량'은 9일 오전 관객수 900만명을 돌파했고, 이번 주말 '관객수 1천만명' 돌파가 확실하다. 또한 외화 '루시'는 북미와 유럽 3개국에서 흥행수익 964억원을 돌파했다. 또한 '루시'는 오는 9월 개봉예정 국가들이 많아 흥행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민식, 구로아리랑 악질 재단사 진석에서 드라마 스타 꾸숑까지

최민식은 1988년 영화 '수증기'로 데뷔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세상에 알린건 이듬해 조연으로 출연한 '구로아리랑'(1989)이다. 봉제공장 작업반장 직을 차지하려고 노동자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한심한 봉제 재단사 강진석으로 나왔다. 영화를 보면, 현재의 최민식에 비해 다소 각이 진 연기가 눈에 띈다. 당시 최민식이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점을 감안하면 뛰어난 연기였다. 

▲ 최민식은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구로아리랑'에서 악질 간부 강진석으로 출연했다.(맨위), 최민식 출연작 하단 왼쪽부터 KBS 야망의 세월(꾸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김정원 담임선생), MBC 서울의 달(박춘섭) ⓒ 감독 박종원, KBS, MBC

최민식은 '구로아리랑'에 이어, 손창민 강수연 주연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에 출연했다. 그뒤 최민식은 배우 경력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를 맞는다.

1990년 전국 안방을 달궜던 KBS 2TV 주말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꾸숑 역으로 TV 브라운관 데뷔를 마친다. 그는 이 드라마 한편으로 CF모델부터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에 출연하는 등 스타덤에 오른다.

또한 1994년 MBC주말드라마 '서울의 달'에서는 주연급으로 격상돼 제비족 김홍식(한석규) 친구 춘섭으로 나온다. 드라마 '서울의 달'은 자신을 '야망의 세월' 이후 잇따른 출연작 실패로 '한물간 꾸숑'이라는 비난을 듣던 최민식을 다시 한번 TV 스타로 등극시킨다.

물론 여기까지가 최민식의 드라마 프로필이다. 나머지 SBS 수목드라마 '다시 만날 때까지'(1995), MBC 아침드라마 '사랑과 이별'(1997)과 SBS 시트콤 '미스 & 미스터'는 현재까지 기억하는 이들조차 드믈다.

반면 영화배우 최민식의 필모그래피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 '사라는 유죄'(1993) 출연 뿐 아니라, 1992년 '우리 사랑 이대로'(강정수 감독)에서 주연을 맡아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 1997년부터 최민식의 배우경력은 매년 히트작을 내놓는 등 승승장구였다.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넘버3', '조용한 가족', '해피엔드', '쉬리' ⓒ 프리시네마, 명필름, 강제규 필름

최민식, 한석규, 송강호 그리고 '넘버3' 

영화 '넘버3'(1997, 송능한 감독)와 '쉬리'(1999, 강제규 감독)는 최민식은 물론, 한석규, 송강호를 한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 두 편이다. '넘버3'는 코미디. 액션물이고, '쉬리'는 액션 영화다. 특히 이 두 작품을 통해 배우 최민식의 영화 입지는 단숨에 '충무로 블루칩'으로 성장한다.

그 사이에 나온 김지운 감독의 입봉작 '조용한 가족'(1998), 그리고 바람난 주부 최보라(전도연)의 남편 이자, 실업자 서민기로 나온 '해피 엔드'(1999)는 최민식이 왜? 최고의 배우인지를 보여주는 영화로 회자됐다. 

'파이란'으로 원탑이 된 최민식,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수성

지난 2000년은 한국영화계가 맞은 새로운 전성기의 시작이었다.

영화 '동감'이 해외TV 영화 코너에 소개되는가 하면, '번지점프를 하다'는 함부르크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고, 남북한 병사들을 다룬 '공동경비구역 JSA'(박찬욱 감독)는 이듬해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 때 최민식은 '파이란'(2001, 송해성 감독)에서 한물간 조직폭력배 이강재로, 주인공 '파이란'을 맡은 장백지와 훌륭한 연기를 펼쳐, 그해 청룡영화제(22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그만큼 영화 '파이란'은 최민식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띄고 있다.

영화 '파이란' 이전의 최민식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그는 원탑 배우가 아니었다. 하지만 '파이란'은 최민식의 연기경력에 비춰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된다. 즉, 원탑 배우가 된 것이다. 여기에 최민식 만이 할수있는 고달픈 표정과, 격정에 찬 연기가 돋보인 시기도 영화 '파이란' 부터다.

▲ 최민식의 필모그래피를 바꿔놓은 '파이란'과 '올드보이'(맨위 상단), 하단은 최민식이 출연했던 작품들 포스터와 스틸컷. 왼쪽부터 취화선, 꽃피는 봄이 오면, 주먹이 운다 ⓒ 튜브 픽처스, 에그필름-쇼이스트, 태흥영화, 씨즈엔터테인먼트-영화사 청어람, 브라보엔터테인먼트-쇼이스트

이후 거장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2002)에서는 괴팍한 화가 장승업으로 나왔고, 드디어 2003년 박찬욱 감독과 의기투합한 영화 '올드보이'에서는 진정한 원탑 배우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2004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영화 '올드보이'는 '최민식'이라는 이름 석자를 세계적인 배우 대열에 등극시켰다.

영화 '올드보이' 주인공 '오대수'는 지금도 해외 영화팬들이 기억하는 배우 최민식의 다른 이름이 됐다.

하지만 최민식은 '올드보이' 이후로 흥행과는 다소 거리가 먼 배우가 됐다. 2004년 상영된 '꽃피는 봄이 오면'(류장하 감독) 관객수는 497,689명, 이듬해 배우 유승범과 함께 주연한 '주먹이 운다'(유승완 감독)는 관객수 146만명으로 손익분기점 문턱에서 좌절됐다.

방황하던 최민식, 연극과 독립영화로 2년을 보내..  

지난 2005년 영화'주먹이 운다' 이후 배우 최민식은 스크린에서 잠시 사라졌다. 그뒤 2006년 스크린쿼터폐지 반대를 위한 1인 시위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배우 최민식의 출발점이었던 연극배우로 돌아와 연극 '필로우맨'(브로드웨이 히트작)에서 주인공이자 소설가 '카투리안'을 맡아 범죄심리극을 연기했다.

연극 활동 이후 최민식이 출연한 차기작은 독립영화였다.

▲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배우 최민식은 연극과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충무로에서 잠시 벗어나 있던 시기다. 맨위 사진은 연극 '필로우맨' 스틸컷, 아래 두 스틸컷은 독립영화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이다. ⓒ 뮤지컬해븐.LG아트센터.CJ엔터테인먼트, 쇼이스트-주식회사 동녘필름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2003)와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2005)으로 알려진 전수일 감독의 2008년작 '바람이 머무는 곳, 히말라야'에서 40대에 접어든 주인공 '최'를 연기했다. 네팔출신 외국인노동자 도르지의 유해를 들고, 도르지 고향인 고산 히말라야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였다.

이 영화는 당시 배우 최민식의 방황과 고단했던 여정의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작품이 됐다.

2010년 이후, 배우 최민식 신화의 시작..

2010년 배우 최민식은 12년 만에 김지운 감독과 다시 만나 '악마를 보았다'로 부활한다.

스너프 스릴러물 '악마를 보았다'는 상영 전부터 '이병헌과 최민식의 연기대결'이라는 이슈를 불러모으며, 관객수 181만 7천명을 모았다. 비록 손익분기점에 못미치는 결과였지만, 해외 판권과 DVD 및 다운로드 영상 판매로 수익을 내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한편 2010년 이후, 최민식은 영화'올드보이' 당시처럼 원탑배우는 아니지만 영화판에서 재기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이어 출연한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윤종빈)는 하정우와 투탑으로 주연을 맡아 관객수 472만명(2011)을 동원했고, 다음해 최민식은 영화 '신세계'(박훈정)에서 배우 황정민, 이정재 함께 관객수 468만명을 끌어들여 흥행배우로 거듭났다.

▲ 맨위 스틸컷은 영화 '악마를 보았다' 장면이다. 아래 두 포스터는 '범죄와의 전쟁', 그리고 '신세계'이다. 최민식은 위 세편의 영화로 흥행배우로 다시 부활했다. ⓒ 페퍼민트앤컴퍼니-시즈엔터테인먼트, 팔레트픽쳐스-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사나이픽쳐스-페퍼민트앤컴퍼니-대명문화공장-파트너스케이

최민식은 올 해 2014년 하반기는 누가봐도 그의 해를 만들고 있다.

몇 년 만에 보는 최민식의 전성기인지 모른다. 그가 성웅 이순신으로 등장한 영화 '명량'은 9일 오전 예매관객 포함, 관객수 900만명(영화진흥위원회 종합티켓전산망)을 돌파했다. 개봉 11일 만의 경사로 하루 평균 1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최민식이 출연한 외화 '루시'(룩 베송 감독)가 8월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영화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모조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영화 '루시' 북미극장가 흥행수익은 8,800만 달러(911억6천8백만원)로, 해외 수익 510만 달러(오스트리아, 불가리아, 네델란드)까지 합치면 한화로 964억원이다.

영화 '루시'가 9월부터 전세계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개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배우 최민식이 이 시대 최고의 배우인 이유는?

배우 최민식과 관객 다수가 만족스러워하는 영화 몇 편일까?

먼저 주말 '1천만 관객수 돌파'가 확실한 영화 '명량'은 아닌것 같다. 게다가 '명량' 언론시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민식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우는 남자'와 '황제를 위하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들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반대로 '명량'은 지난달 말 개봉 뒤 다음과 네이버 평점 댓글에서 찬사가 쏟아졌다.

물론, 일부 네티즌들의 혹평과 비판 또한 날카로왔다. 뭔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잘 보면, '명량'은 최민식만 연기를 잘한 것이 아니다. 왜장으로 출연한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과 준사 역을 맡은 오타니 료헤이의 연기 또한 뛰어났다. 반면 영화를 본 네티즌들은 뛰어난 연기와 별도로 연출의 허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최민식이 악역(미스터 장)으로 출연한 '루시'도 북미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평점은 '트랜스포머4'(IMDB) 보다도 낮다. 그럼에도 월스트리트저널은 '루시'에 출연한 최민식에 대해 "극중 비중이 작았음에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보이며 영화를 살려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듯 국내 히트작 '명량'과 북미 히트작 '루시'의 흥행 이면에는 배우 최민식의 영화 캐릭터를 향한 집요함과 끈적끈적한 연기가 숨어있다. 즉, 영화 '명량'과 '루시'의 흥행 결과만을 놓고 보면, 배우가 영화제작진의 모자란 부분을 확실히 메꿨다. 

▲ 지난 3월 이탈리아 피렌체 한국영화제(12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 최민식(상단 왼쪽), 명량 스틸컷(상단 오른쪽), 명량 800만 돌파 무대인사(하단) ⓒ 최민식 페이스북

최민식은 이 시대 최고의 배우다.

배우 최민식이 출연하면 '작품의 격'이 달라진다. 그럼에도 '명량' 후속작 출연을 놓고, 최민식은 묵묵부답이다. 그가 이순신으로 다시 나오려면 제작진부터 뭔가 달라져야 하지 않나 싶다. 끝으로 여담이지만 과거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한다.

지금의 최민식을 보면, 과거 "배우와 감독의 궁합은 오랜 장인정신에 비유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는 지난 2004년 한국을 찾은 그리스 출신의 거장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이 회고전을 마치고 사석에서 한 말이다. 노구의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은 '연출과 연기의 호흡은 단 번에 해결되지 않는다"며, 지루한 대화 속에서 비로써 장면 하나가 완성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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