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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4.07.15 10:28

[리뷰]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최고가 될 수 있었지만 완성되지 못한 영화"

배우들 연기는 최고 수준, 그러나 내용 구성은 아쉬움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존재만으로도 관객을 모으는 배우 하정우와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강동원의 주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시사회가 지난 7월 14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는 19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탐관오리들의 착취에 핍박받고 죽어가는 백성을 구하기 위해 나선 화적단 '군도'무리들의 내용을 담고 있다.

▲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포스터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특히 '군도'는 개봉 전부터 하정우의 스킨헤드 머리로 화제가 되었으며, 대한민국 대표 무술감독인 정두홍 감독이 "칼을 가장 잘 쓰는 배우"라는 강동원의 화려한 칼부림을 볼 수 있어 인상적이다.

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탐관오리들의 핍박에 백성들은 굶주리고 죽어가는 시대, 탐관오리의 재산을 약탈해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화적단 '지리산 추설'. 그들은 군관출신 대호(이성민 분)를 주축으로 전략가 태기(조진웅 분), 정신적지주 땡추(이경영 분), 괴력의 사나이 천보(마동석 분), 명궁 마향(윤지혜 분), 번개 같은 사나이 금산(김재영 분)이 핵심 구성원으로 백성들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 같은 존재들이다.

'추설'이 부패한 과리 나주목사의 목을 베고 쌀과 식량을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을 목격한 돌무치(하정우 분). 그는 지능은 떨어지지만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뭐든지 하는 든든한 장남이었다.

나주 최대 부호인 조대감댁 서자인 조윤(강동원 분)은 조선 최고의 검술을 자랑하는 무관이지만 서자라는 이유로 출세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후계자가 되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돌무치 역시 조윤의 계략으로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고 복수를 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추설' 무리에게 구출되기 이른다. '추설'에 합류한 돌무치는 이름을 '도치'라고 바꾸고 탐관오리들과 양반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이름을 떨치게 되는데.

'군도'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결국 민중을 고통스럽게하는 탐관오리를 통쾌하게 날려버리는 '추설' 무리가 '조윤'과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다.

하정우, 강동원, 조진웅, 이성민 등 연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배우들이 모였기에 그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특히 하정우와 강동원의 액션신은 실제를 방불케할 정도로 역대급 액션연기를 펼친다. 헐리우드에서 온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엄청난 자본을 들여 만든 CG를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 상대할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가 있는데도 '군도'의 재미를 반감시킨 것은 내용 구성이었다.

우선 쓸데없는 내레이션이 너무 많다.

철종 몇 년이건 효종이건, 고종이건 관객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내레이션으로 "철종 몇 년.. 백성들은.." 이런식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철종 13년' 이렇게 자막만 넣은 채 영상만 보여줬어도 관객들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시대적 배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내레이션 없이 이 한 장면으로도 시대적 배경에 대해 관객들에게 전달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조윤의 성장배경 또한 그렇다. 그가 기생의 아들로 서자출신이며 조대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한 모습들을 내레이션으로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냥 노비들이 대화하는 장면에서 "그러니께 말여, 우리 도련님이.."라는 식으로 회상신을 만들어 영상만 보여줬어도 충분히 이해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내레이션을 추가하면서 영화에의 몰입을 방해했다.

특히 '군도'에서는 '추설'의 개성넘치는 7명의 멤버와 조윤과 양집사(정만식 분), 조윤의 수하들, 장씨(김성균)를 비롯한 백성들 등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그마다 스토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다보니 그들의 스토리를 관객들에게 전할 시간이 부족했다. 도치와 조윤을 제외하곤 나머지 인물들 모두에게서 의구심이 남는다.

물론 잠깐씩 과거 모습을 비추며 그들의 사연을 전하려 했으나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갈 정도로 짧은 모습으로 인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사연이 제대로 전해질지가 의문이다.

어떻게 대호는 '추설'의 우두머리가 됐는가, 태기는 어쩌다 양반이면서도 양반의 적인 '추설'이 됐는가, 천보는, 마향은, 금산과 가족은 애틋한 무언가를 보여주는 듯했는데 그 사연은 무엇인가, 땡추와 대호는 어떻게 만난 것인가 등 수많은 의문이 남는다.

특히 조윤이 마지막에 보여준 반전 인간적인 모습은 왜 그랬는가, 조윤의 동생부인은 왜 자신의 지아비를 죽인 '추설' 무리와 함께 행동을 했는가 등은 자칫 영화 자체의 내용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데 이에 대한 설명 역시 부족하다.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차라리 영화를 2부작이나 3부작으로 기획해서 좀 더 인물적 배경에 대한 내용을 담았으면 싶다. 1부에서 조윤의 수하들과 전투를 치르고 백성들을 구하는 장면을 담고 2부에서 조윤과 직접적인 전투로 무너지는 '추설'과 희망은 남아있다는 내용을 담았다면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 강동원의 액션 연기는 근래 보기드문 최고 수준이다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영화 '군도'는 '재미없는 영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단연코 '재미있는 영화'라고도 할 수 없다. 영화의 흥행은 관객들과의 공감이나,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겨야 한다. 그러나 '군도'는 관객들과의 공감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스토리는 크게 신경 안 쓰고 볼거리에 기대를 하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처럼 배우들의 액션과 연기력을 기대하며 본다면 '볼만은 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아쉬움은 늘러붙은 껌딱지처럼 남아 떨어지질 않는다.

최고가 될 수 있었지만 '완성이 되지 못한 듯한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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