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4.05.28 15:26

'바라 축복', 아름다운 영상·탄탄한 스토리의 향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화제 모았던 그 영화, 6월 5일 개봉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6월 5일 개봉하는 부탄 영화 '바라:축복'(Vara : A blessing)은 고대 신화와 철학, 다양한 종교가 한데 어우러진 인도를 배경으로 만든 작품이다.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호평을 받았다. 또한 영화 스토리가 아시아 사람들의 정서와 밀접해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 '바라:축복' 포스터 ⓒ 영화사 화수분

한편 영화 '바라 : 축복'은 향연이다. 흔히 성대하게 벌어지는 잔치의 향연이 아니라, '향이 타서 나는 연기'라는 의미의 '향연'(香煙)이다. 또한 축복을 의미하는 '바라'(Vara)는 어부지리나 요행수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갖은 고초와 고통 끝에 얻어지는 '안도의 한숨'이다.

사랑은 커녕 만남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민초들의 이야기 '바라:축복'

이 영화는 물려받은 계급과 그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민초들의 이야기이다. 배경은 남부 인도, 영화는 하층민들의 애환을 비추며 각자 처한 위기와 드러난 설움 등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는지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주인공 릴라(샤하나 고스와미), 샴(다비쉬 란잔)은 인도에서도 하급계층이다. 릴라는 '신에게 바쳐진 몸'이라는 의미의 무희 계급 '데바다시'의 딸이고, 샴은 수드라 계열의 하층민이다. 즉, 노예다. 하지만 릴라와 샴은 어릴적부터 같은 마을에서 자란 친구 사이다.

샴은 성장하면서 마을 지주의 노예로 마을 주민들에게 천하다는 이유로 늘 얻어맞고 살았다. 반면 릴라는 2천년 역사를 지닌 고대 인도의 8가지 '봉납춤'중 하나인 '바라타 나트얌'(Bharata Natyam)을 잘추는 무희이다.

릴라는 빼어난 용모와 춤사위 때문에 뭇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여성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무녀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결혼도 못한채 힌두교 신들중 하나인 '크리슈나'를 사랑하는 여인으로 살아간다. 

여기에 릴라를 흠모하는 마을 지주의 아들 프라카쉬(판카이 파완)이 나온다. 유명야구선수 류현진을 닮은 용모로 릴라 앞에서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청년이다. 더구나 지주 프라카쉬와 천한 신분에 가난한 릴라가 결혼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프라카쉬는 결혼조차 거부하고 산다. 그러던 어느날, 프라카쉬에게 릴라를 만날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한편 이 영화는 신분을 뛰어넘는 연인들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다. 이 영화 배경으로 등장하는 인도는 높은 계급과 부자가 아니고는 사랑도 마음대로 할수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세 명의 주인공들의 지혜로운 처세로 갖은 위기를 벗어난다.

▲ '바라:축복' 스틸컷 ⓒ 영화사 화수분

영화 감독의 직분은 부탄 승려

'바라 축복'을 만든 케엔체 노르부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음에도 개막식에 불참했다. 키엔체 노르부 감독의 본 직분이 불교 고승으로, 당시 동굴수행에 들어갔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대신한 영상에서 케엔체 노르부 감독은 자신이 만든 영화 '바라 : 축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전통과 지혜가 응집해 있는 인도라는 나라에서는 다른 곳에서 결코 경험할수 없는 많은 것들을 겪을수 있다. 영화 '바라:축복'을 통해 관객들이 인도의 대단한 면모를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길 바란다"

공교롭게도 '바라 : 축복'은 다음 달 5일 '압구정CGV'에서 개봉한다. 런닝타임은 96분. 이 영화는 대중적으로 흥행 가능한 수려한 영상과 탄탄한 스토리가 충분함에도 상영관을 구하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바쁜 일상을 사는 모두에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