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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4.05.24 14:47

'오큘러스', 당신의 눈을 믿습니까

공포 보다 더한 거울속 악령들의 눈속임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큘러스'(Oculus) 뜻은 '눈'(Eye)이다. 서구 건축사에서는 성당 돔 꼭대기에 열린 '원형 개구부'를 말한다. 즉 외부 빛이 들어오는 통로다. 최근 온라인게임에서 인기상종가인 '오큘러스 리프트'는 가상 현실 게임기(VR)이다.

'오큘러스' 사용 범위 놓고, 위 세 가지 사례로 보면 개봉 예정작 '오큘러스'(감독 마이크 플래너건)는 '거울속 악령을 자기 눈으로 확인'하는 영화다. 문제는 그 고풍스러운 거울이 사람을 상대로 눈속임을 벌이고, 결국 파멸로 유도한다는 점이다. 

▲ 오큘러스 메인포스터 ⓒ 와이즈앤와이드 엔터테인먼트

영화 오큘러스 주인공, 영국에서 18세기에 제작된 '스탠드 거울'

영화 '오큘러스'의 주인공은 18세기 英 런던에 거주하는 필립 래서 백작의 저택에 있던 고풍스런 거울이다. 지난 1755년 벽난로에서 의문의 화재로 사망한 래서 백작이 '거울에 나타났다'고 해서 '래서 거울'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이 거울은 훗날 미국 부호에게 경매로 팔렸고, 1855년 美 애틀란타에서 부호 로버트 클랜시, 1904년 뉴잉글랜드에서 매리 오커너, 1943년 위스콘신에서 앨리스 카튼, 1965년 캘리포니아에서 마샤라는 여성의 소유였다. 이들 소유자 네 명은 전원 사망했다.

그뒤 거울은 1975년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임산부 마리솔 샤베즈의 소유였으나 유산뒤 과다출혈로 사망했고, 2002년 IT개발업자 앨런 러셀이 마지막 소유자였다. 그는 같은 해 부인을 묶어놓고 폭력을 행사하다 아들 팀이 쏜 총에 사망했다.

오큘러스, 당신의 눈을 믿습니까

2012년 사망한 엘런 러셀의 자식인 케일리와 팀이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났다.

팀이 존속살해혐의로 지난 10년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고, 오랜 치료끝에 정상인 판정이 나고 석방된 것이다. 팀의 누이 케일리는 이 때를 기다렸다. 자기 부모를 사지로 몰아넣고, 자신과 동생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힌 거울이 사실이라고 증명하고 파괴하기 위해서다.

▲ 공포영화 오큘러스 스틸컷 ⓒ 와이즈앤와이드 엔터테인먼트

이 영화는 '기억흔적이론'Fuzzy Trace Theory)이라는 정신분석학에서 쓰는 이론을 접목시켰다. 이 아이디어는 기존 공포영화와 달리 신선하고, 기발하다. 인간이 지닌 착시와 착각을 조합해 자신과 가족을 살해토록 유도하는 장면은 영화를 극적으로 반전시킨다.

또한 성인이 된 케일리가 거울속 악령을 증명하려고 여러 개의 타이머와 3대의 카메라, 모니터를 설치하고, 실패할 경우까지 준비하는 모습은 마치 영매, 혹은 귀신을 찾아다니며 심령 및 초자연적 현상을 연구하는 '오컬트'(Occult)와 유사하다. 

영화 오큘러스의 장르는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이 지닌 착시현상과 거울속 악령의 심령이 합체된 기이한 공포물이다. '오큘러스'는 마치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당신의 눈을 믿습니까'라고 반문하는 것 같다.

오큘러스는 오는 29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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