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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2.08.24 18:09

[박수빈의 into The Book] #1. 이직했는데 기존 직원의 텃새에 너무 힘듭니다

도서 ‘직장검법 50수’ 김용전 저자가 전하는 당산대형 검법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 도서 '직장검법 50수'

직장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바로 회사다. 직장인들에게 회사는 성장의 기쁨을 느끼며 돈도 벌 수 있는 즐거운 곳일까? 그렇지 않은 듯하다. 한 구인구직 플랫폼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80% 이상이 직장 생활을 하며 스트레스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이들은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이상에 생겼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직장 스트레스의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요인 중 하나는 관계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은 더욱 그렇다. 주변에 진지하게 상담할 어른은 많지 않고, 친구들에게 털어놓아도 나와 도긴개긴인 내공이라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견디면 이긴다’ 식의 위로는 더 이상 위로가 아니다.

이에 도서 ‘직장검법 50수’는 어른들의 해결책이 필요한 직장인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전한다. 12년간 라디오에서 직장인들의 멘토로 활동한 김용전 저자의 저서로 실제 사연자들의 고민을 엮었다. 각 사례에 따른 솔루션을 검법에 비유해 현실에서 적용하기 쉽게 구성한 것이 도서의 특징이다. 금번 시리즈에서는 김용전 저자가 전하는 솔루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중견기업에서 3년 일하고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지 3개월 된 직장인입니다. 와서 여러 과제를 해결했더니 사장님으로부터 신임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여러 직원 중 4년 전부터 다닌 직원 하나가 있는데 실력이 모자라고 근태도 좀 불성실한데 선배티는 어찌나 많이 내는지 힘이 듭니다. 아예 저한테 대놓고 ‘잘난 체하지 말라’ 식으로 스트레스를 줍니다. 사장님한테 왜 내보내지 않느냐고 따졌더니 ‘그냥 서로 잘 지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느 조직에나 가시는 있다

▲ 출처Pixabay

직장 문제로 고민하는 모든 분에게 ‘어떻게’ 보다 ‘왜’를 먼저 생각하라고 권한다. 실력 문제는 일단 제쳐놓고 그 동료가 왜 그렇게 선배티를 내면서 이분을 괴롭히는지 그 점을 먼저 생각하는 게 좋다. 질문 내용만 가지고 정확한 실상을 다 알 수는 없으나 그 동료가 그러는 이유는 대략 네 가지 정도로 짐작된다. 

먼저 이분이 그 회사에 들어가서 여러 과제를 해결해서 사장한테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입사 3개월 만에 그런 업적을 보여줘서 총애를 받는다는 건데, 그게 첫째다. 왜냐면 그동안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던 기존 직원들은 이분 때문에 당연히 위축되게 되는데 그 반작용으로 이분을 시기하는 거다. 

둘째는 이분이 그 동료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아서 그럴 것이다. 중견기업 경력자를 중소기업에서 데려오려면 연봉 테이블 자체가 수준이 다르기때문에 직급은 몰라도 연봉은 기존 직원보다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연봉을 밝히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작은 회사의 경우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 식으로 다 알게 된다. 그러면 비슷한 경력의 기존 직원들은 불만이 생긴다.

셋째는 일에 대한 부분이다. 중소기업이 크면서 더 큰 회사에서 일한 경력자를 뽑는 이유는 기존 업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새로운 분야가 생겨서 그런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매출이 늘면서 전산화 작업이나 해외 진출 같은 부분이 신규로 생기는 거다. 그러면 기존 직원 중에는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경력자를 뽑게 되는데 바로 여기에서 갈등이 생긴다. ‘전산이나 외국어는 당신이 더 잘하지만, 기존 제품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잘 안다!’라는 대립각이 생기는 거다. 

넷째는 그 동료가 경력이 4년 차고 이분은 경력이 3년 차라는 게 이유인 것 같다. 사실 회사는 이분의 경력 기간을 보고 뽑은 게 아니라 능력을 보고 뽑은 건데 그래도 그 동료는 ‘어쨌든 내가 경력은 1년 더 많은 선 배다.’ 이렇게 생각해서 자꾸 선배티를 내려고 하는 것이다. 

정답은 당산대형 검법

▲ 출처Pixabay

앞에서 어느 조직에나 가시는 있다고 했는데 마찬가지로 어느 조직에 나 큰형님(大兄)이 있다. 큰형님은 그 조직의 권력자나 책임자와는 결이 다른데 대체로 승진은 팍팍 못 해도 경력이 오래됐으며, 사람이 좋아서 적이 없고 또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그런 사람을 말한다. 큰형님이라고 해서 꼭 남자인 것만은 아니다. 여성 조직에서는 흔히 왕언니라고 불린다. 이런 큰형님이나 왕언니의 특징은 그 조직 사람들이 그 앞에서는 한 수 접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즉 손익 계산을 떠나 그의 말을 대체로 수긍하고 받아들인다. 고로 이 큰형님을 빨리 파악해서 그 사람과 가까워지는 것이 새로 이직해간 조직에서 기존 멤버들과 친해지는 지름길이며 이 검법의 핵심이다. 

이분은 사장이 인정해주는 것에 기대서 힘을 쓰려고 하는 것 같은데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왜냐면 이분이 어려움을 느끼는 건 비공식 조직의 문제인데, 공식적 보스인 사장은 비공식 조직 일에 잘 개입하려 들지 않는다. 질문에도 나오듯이 그저 ‘서로 잘 지내라’ 정도로만 말한다. 비공 식 조직의 일은 비공식 보직의 보스인 큰형님에게 말하는 게 훨씬 더 빠르다.

예를 들어서 내 인생 스토리나, 내가 잘났다고 하는 것도 내 입으로 말하면 자랑이요 교만이 된다. 그러나 큰형님이 ‘야, 이번에 온 그 친구 대단한 친구더라!’ 이렇게 한마디 하면 별 저항감 없이 다 수긍한다. 이분이 사장에게 그 가시의 처결을 거론한 것도 큰 실수다. 자칫 그 말이 새어나 가서 가시 본인 귀에 들어가면 가시가 펄쩍 뛰며 그거 보라고 반발하는 것은 물론이요, 큰형님이 들어서 ‘그 친구 못 쓰겠구만!’ 이 한마디를 한다면 회복 불능의 상처를 입게 된다. 그래서 당산대형 검법이 필요한 것이다.

들어가는 사람의 우월감이 먼저

▲ 출처Pixabay

큰 회사에서 작은 회사로 옮겨서 텃세를 당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 그것은 기존 사람들의 텃세가 먼저가 아니라 들어가는 사람의 우월감이 먼저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니, 나는 절대 그런 적 없다’고 할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말은 사실이다. 대체로 이분 사례에서 보듯이 어떤 회사가 새로운 경력자를 영입하는 이유는 기존 직원들의 역량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이 문제를 해결할 인재를 따로 만나서 하는 오너의 말이 문제다. 뭐라고 하기에?

“우리 회사는 직원들이 대부분 열심이기는 한데 우물 안 개구리라 문제가 많아요. 그런데도 회사가 아주 작을 때 처음부터 같이 일했기 때문에 내보낼 수도 없고 그래요. 그러다 보니 조직이 능력주의보다 온정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강해요. 이번에 김 차장이 들어오게 되면 맡은 일도 잘해야 하지만, 그 뭐냐, 큰 회사들이 지닌 성과주의 조직 문화를 우리 회사에도 단단히 심어줘야 해요. 내 기대가 많소이다.”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내가 오너의 오른팔 노릇을 할 때 직접 현장에서 수도 없이 목격한 사실이다. 그 말을 듣고 오는 사람의 마음속에 어떤 감정이 일어나겠는가? 저 아프리카 오지에 문명을 전파하러 가는 선구자 같은 사명감이 생기는데, 바로 이를 조심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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